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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NLL 대화록' 수사, 불응할 일 아니다

중앙일보 2013.08.15 00:01 종합 22면 지면보기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폐기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가 사실 확인 단계로 접어들었다. 대통령지정기록물 등을 열람하기 위해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은 것이다. 이에 따라 여야의 정치적 공방이 계속돼온 이른바 ‘사초(史草) 실종’ 의혹이 풀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그제 조병현 서울고등법원장은 “대통령지정기록물이 이 사건의 중요 증거에 해당한다고 판단된다”며 영장을 발부했다. 검찰은 16일부터 대통령기록관을 방문해 기록물 검색 및 열람에 착수할 예정이다. 이처럼 기록물 열람이 본격화되는 데 반해 대화록 작성 및 이관 작업에 관여한 노무현정부 및 야당 인사 30여 명에 대한 조사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검찰이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 통보를 했으나 응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 측은 “지난해 대선 과정에서의 대화록 유출에 대해선 검찰 움직임이 전혀 없다. 정치적 중립성과 공정성이 담보되는 특검으로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현재 진행 중인 검찰 수사가 여야 합의가 아닌 새누리당의 단독 고발로 시작되는 등 정치적 논란의 소지가 있다. 사실(史實), 즉 역사적 사실을 찾는 작업이 수사기관인 검찰의 손에 맡겨진 것도 안타까운 일이다. 하지만 국회가 진실을 걸러내는 데 실패했다는 점에서 검찰을 통한 진상 규명은 이제 돌이킬 수 없는 현실이다. 더욱이 대화록이 노무현정부 때 삭제됐는지, 이명박정부에서 폐기됐는지, 아니면 존재하는데 못 찾은 것인지가 국민적 의혹의 대상이 돼 있는 상황이다. 문제가 재발하지 않도록 제도 개선을 하기 위해서도 실체적 진실을 파악할 필요가 있다. 당시 대화록 작성 등에 참여했던 핵심 당사자들은 검찰 수사에 협조하는 게 순리다.



 대화록 사건은 국가의 기본과 관련된 사안이다. 특정 정당이나 진영의 유불리로 접근한다면 소모적인 국론 분열만 거듭할 뿐이다. 정치권은 섣불리 정쟁 대상으로 삼으려 하지 말고 수사를 독려하고 감시할 때다. 검찰도 이번 수사가 정치적 의도로 왜곡될 경우 특검 도입을 피할 수 없게 됨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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