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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 종량제 시행 한 달

중앙일보 2013.08.13 00:30 6면
천안시의 종량제 전용봉투 시행 한 달째, 음식쓰레기 배출량이 크게 줄었다. [조영회 기자]


올해 초 한 지상파 TV에서 방영된 ‘인간의 조건-쓰레기 없이 살기’는 환경문제와 함께 과도한 쓰레기 배출의 심각성을 일깨워 주며 호평을 받았다. 개그맨 6인이 쓰레기 발생을 최소화하며 1주일 동안 생활하는 모습은 현대사회에서 습관적으로 버려지는 일회용품과 음식물쓰레기 양이 얼마나 많은지 여실히 보여주며 쓰레기 줄이기 실천의 계기를 만들어줬다. 천안시 공동주택 음식물쓰레기 전용봉투 사용 시행된 지 이제 한 달이 지났다. 음식쓰레기 종량제가 얼마나 정착됐는지 변화의 현장을 들여다봤다.

음식물쓰레기 25% 감축 … 전용봉투 부족해 불편 사기도



일반 봉투에 담아 버리는 주민 많아



지난 2일 오후 천안시 쌍용동의 한 아파트 쓰레기 처리장. 음식물 수거함의 문을 열자 대부분 전용봉투에 담겨 있었지만 일부는 검은 비닐봉투와 일회용 봉투에 담겨 마구잡이로 버려진 쓰레기도 눈에 띄었다. 수거함의 뚜껑에 7월 1일부터 음식물 쓰레기 종량제가 실시된다는 스티커의 안내문이 무색할 정도였다. 이 아파트에서 청소와 쓰레기 수거 일을 돕고 있는 김경석(67)씨는 “몇 달 전부터 아파트 입구부터 현수막과 게시판으로 종량제 봉투 사용을 홍보해 왔지만 여전히 수거함에 그냥 쏟아 붓는 주민들이 있다. 달라진 게 있다면 음식물 쓰레기를 다른 비닐 봉투에 담아 버리는 정도”라며 “작은 양의 쓰레기는 일반 쓰레기봉투에 함께 넣어 버려지는 일도 부지기수”라고 말했다.



 천안 지역 공동주택의 음식물 쓰레기 종량제가 전면 시행된 지 한 달이 지난 이날 인근 지역 아파트 몇 곳의 쓰레기 수거함의 실태를 확인한 결과 다른 곳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천안시는 지난 달 1일부터 음식물쓰레기를 전용 봉투에 담아 음식물쓰레기 수거 용기에 버리는 음식물쓰레기 종량제를 전면 시행해 왔다. 시행 대상은 아파트·연립주택 등의 공동주택 281개 단지 13만여 가구다. 각 가정별로 단독주택과 음식점처럼 3ℓ(50원), 5ℓ(120원), 10ℓ(200원)의 종량제 봉투를 구입해 수거용기에 배출 처리해야 한다.



 그러나 하루 만에 전용 봉투가 품절돼 봉투를 구입하지 못한 시민들이 불만을 호소하는 등 시행착오를 겪어야 했다. 특히 가정용으로 가장 많이 사용되는 3ℓ와 5ℓ용량의 규격봉투는 판매되자마자 순식간에 다 팔려 봉투를 미처 구입하지 못한 일부 가정에서는 음식물쓰레기를 일반봉투에 담아 무단 투기하는 일까지 생겼다.



 음식물쓰레기 종량제가 실시되면서 대부분의 주부들이 갖고 있는 불만은 종량제 봉투의 크기였다. 여름철에는 가장 작은 소형 3ℓ짜리 음식물 전용봉투를 구입하더라도 독거 세대나 음식물 쓰레기를 적게 배출하는 가정의 경우에는 봉투가 채워질 때까지 악취로 불편을 겪어야 한다. 주부 김형선(65)씨는 “매일 조금씩 나오는 음식 쓰레기를 봉투에 채울 때까지 모을 수 없어 쓰레기가 생길 때마다 바로바로 쓰레기 수거함에 버려진 봉투를 열어 덧보태 버리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주부 한현희(32)씨는 “한여름이라 음식물 쓰레기를 집안에 두면 바로 날벌레들이 들끓고 악취가 난다”며 “젖먹이 아이가 있어 위생이 신경 쓰여 반도 채우지 못하고 버릴 때가 많다. 돈을 주고 구입한 봉투라 아깝지만 어쩔 수 없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인터넷에서 음식물 쓰레기 줄이는 법 공유



이처럼 음식물쓰레기 종량제가 시행되면서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는 방법을 고민하는 주부들이 많아졌다. 사실 종량제 전용봉투 시행 이전에도 공동주택(아파트)의 경우 85㎡ 이하는 가구당 월 1000원, 그 이상은 1200원을 관리비에 포함시켜 일괄 징수하고 있었다. 그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시민들은 처음에는 돈을 주고 음식물 쓰레기봉투를 사는 일을 부담스럽게 느끼는 경우가 많았다.



한 온라인 육아 카페에서는 음식물 쓰레기 분쇄기, 건조기와 같은 음식물 쓰레기 처리기의 정보와 상품 문의가 많았고, 음식물 쓰레기 줄이기 노하우를 주고받는 글도 부쩍 늘어났다. 음식물 쓰레기를 밀폐용기에 담아 냉동실에 보관했다가 버리고 여름철에 가장 많이 나오는 과일 쓰레기는 양파망을 이용해 말려서 버리거나 양이 부담스러운 수박 껍질을 믹서에 갈아 화장실 변기에 버린다는 등 그 내용도 다양했다.



 천안시는 종량제 시행 한 달 후 봉투구입비 지출로 인해 음식물 쓰레기 배출량이 크게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종량제 봉투 사용은 95%이상이며 전년도인 지난해 7월 대비 25%, 전월 대비 29% 감축됐다고 한다.



 천안시 자원정책과 김윤 주무관은 “음식물쓰레기 종량제 시행 후 1~2주 정도 혼란을 겪었지만 빠른 시간에 정착되고 있다”며 “시민들의 불편함을 덜기 위해 당초 10월 말로 계획됐던 2ℓ봉투의 제작을 8월 말로 앞당겨 빠르면 9월 초부터 판매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글= 홍정선 객원기자 (toj@joongang.co.kr)

사진= 조영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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