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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호흡기로 감염 … 살 파먹는다는 건 오해

온라인 중앙일보 2013.08.11 00:44
분당서울대병원
인도의 신종 수퍼 박테리아가 국내에 유입됐다. 질병관리본부는 지난 4월부터 200병상 이상 병원을 점검한 결과 13개 병원의 환자 63명에게서 ‘OXA-232’ 타입의 카바페넴 내성 장내 세균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OXA-232 타입이 보고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한다. 환자는 격리 조치됐다. 수퍼 박테리아는 무엇이고, 얼마나 위협적일까. 분당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김홍빈(대한감염학회 학술위원장·사진) 교수에게 수퍼 박테리아에 대해 들었다.


수퍼박테리아의 모든 것: 분당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김홍빈 교수

 -세균(박테리아)은 무엇인가.

 “우리 주변에는 미생물이 굉장히 많다. 미생물은 생물학적 특성에 따라 크게 세균·곰팡이·바이러스·기생충으로 구분한다. 이 중 세균은 인간과 공존하는 중요한 미생물이다. 현재까지 알려진 세균은 약 3000여 종이다. 세균은 대장·피부 등 신체에도 산다. 우리 몸에 살고 있는 세균을 ‘정상 세균총(normal flora)’이라고 한다. 신체에 기생하는 세균은 신체를 구성하는 체세포 수보다 많다. 세균이라고 모두 건강을 위협하는 것은 아니다. 손 같은 피부에 서식하는 황색포도알균(식중독균의 한 종류)처럼 유해한 것도 있지만, 이로운 세균도 많다. 대장에 있는 락토바실루스균은 소화를 돕는 효소를 만든다.”



 -수퍼 박테리아는 어떤 걸 말하나.

 “정확하게 말하면 수퍼 박테리아란 용어는 없다. 관심을 끌고 위험성을 부각시키기 위해 상징적으로 탄생한 단어다. 세균이 문제를 일으켜 감염 증상이 나타나면 항생제를 써서 치료한다. 하지만 강력한 항생제를 많이 사용하면 세균이 살아 남기 위해 발버둥친다. 결국 세균은 항생제가 듣지 않는 내성(耐性)을 갖는다. 여러 종류의 항생제에 내성이 있는 세균을 다제내성균이라고 한다. 수퍼 박테리아의 정확한 명칭은 다제내성균이다. 다제내성균은 항생제 과다 사용이 초래한 결과다.”



 -국내 항생제 처방률은 높은가.

 “많이 줄었지만 아직 선진국보다 많이 쓰는 편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의 평균 항생제 사용량 지수는 인구 1000명당 21.3이다. 우리나라는 21.5로 조금 높다. 단순 비교할 순 없지만 네덜란드는 12.3, 슬로바키아는 27.2다. 또 우리나라 전체 항생제 처방률은 2010년 기준 25%다. 역시 세계보건기구(WHO) 권장량인 23%보다 높다. 다행히 2000년대 초 43%에서 점차 낮아지고 있다.”



 -다제내성균의 종류는.

 “국제적으로 치료가 힘든 다제내성균은 30여 가지가 있다. 우리나라는 2010년 개정한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여섯 가지 다제내성균을 법정전염병으로 지정했다. 반코마이신 내성 황색포도알균(VRSA), 반코마이신 내성 장알균(VRE), 메티실린 내성 황색포도알균(MRSA), 다제내성 농녹균(MRPA), 다제내성 아시테노박터 바우마니균(MRAB), 카바페넴 내성 장내세균(CRE)이다.”



 -질병관리본부가 발표한 OXA-232 타입 카바페넴 내성 장내 세균은 뭔가.

 “이 세균은 요로감염·폐렴·패혈증 등 다양한 감염 질환을 일으킨다. OXA-232는 카바페넴 계열 항생제에 내성을 갖는 장내 세균 유전자의 한 종류다. 내성을 키워주는 유전자가 NDM이면 NDM 타입 카바페넴 내성 장내 세균이 된다. NDM 타입은 과거 인도·파키스탄에서 처음 발견됐다. 다제내성균을 유전자형에 따라 나누면 더 다양해진다.”



 -다제내성균의 증상과 심각성은.

 “다제내성균이든 일반균이든 손이나 호흡기를 통해 감염된다. 증상도 같다. 폐를 파고들면 폐렴, 혈액은 패혈증, 소변은 요로감염으로 나타난다. 다제내성균에 감염됐다고 일부의 오해처럼 살을 파먹고 들어가 사람이 죽거나 하는 건 아니다. 다만 다제내성균은 현재까지 개발된 다양한 항생제에 내성을 보여 치료가 어렵기 때문에 사망 위험이 높아지는 것이다.”



 -다제내성균의 주요 감염 경로는.

 “세균에 감염되려면 숙주(환자)·세균·환경 3요소가 필요하다. 의료기관은 이 요건에 가장 잘 부합하는 곳이다. 병원에는 다양한 질병으로 면역력이 떨어진 환자가 많다. 감염에 취약할 수밖에 없어서 항생제를 쓰고, 상대적으로 다제내성균이 증가한다. 수술이라도 받으면 다제내성균 감염 위험이 더 높아진다. 하지만 환자 가족이나 간병인이 건강하다면 다제내성균에 노출돼도 큰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다.”



 -다제내성균은 어떻게 치료하나.

 “다제내성균 감염이 의심되면 가래·소변·혈액검사 등으로 균을 배양해 정체를 파악한다. 3~4일이 걸린다. 균의 정체를 알아야 어떤 항생제를 쓸지 결정할 수 있다. 현재 개발된 항생제는 사용하는 성분에 따라 약 20여 계열이 있다. 다제내성균은 보통 세 가지 계열 이상의 항생제가 듣지 않는다. 가장 최근에 개발한 카바페넴·리네졸리드 계열 항생제가 듣지 않는 다제내성균은 위험하다. 이땐 역으로 다제내성균의 감수성이 적을 것으로 예상되는, 수십 년 전에 개발한 항생제로 치료한다.”



 -다제내성균 감염 환자와 사망률은.

 “국내 통계는 정확한 게 없다. 2011년 한국보건의료연구원에서 발표한 내용으로 추산할 수 있다. 500병상 이상 종합병원에서 MRSA(메티실린 내성 황색포도알균) 때문에 패혈증에 걸린 환자는 1년에 3000명이었다. 이 중 1000명이 사망했다. MRSA는 병원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다제내성균이다. MRSA로 패혈증이 생기면 30% 이상 사망한다. 미국은 2000년 초 자료에 따르면 1년간 MRSA 감염으로 1만9000명이 사망한다.”



 -다제내성균 감염을 예방하려면.

 “개인이 할 수 있는 것은 청결이다. 항상 손을 깨끗이 씻고 위생적인 환경을 유지한다. 의료진이 처방한 항생제는 정해진 기간을 지켜 복용한다. 일주일치 항생제를 이틀만 먹고 끊었는데 증상이 악화돼 다시 항생제를 처방받는 게 여러 번 반복되면 세균이 항생제 내성을 갖게 된다. 병원에선 간병인들도 위생에 신경을 써야 한다. 항상 여러 환자와 접촉하기 때문에 다제내성균을 옮기는 매개체가 될 수 있다. 의료기관은 미국처럼 항생제를 적절하게 사용하는 처방 중재 프로그램을 활발히 운영해야 한다.”



황운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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