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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역사 미국 암협회 이끌 한인 여성

중앙일보 2013.08.09 00:44 종합 27면 지면보기
연간 예산이 1억 달러(약 1100억원)인 미국의 거대 비영리단체를 한인 여성이 이끌게 됐다. 100년 역사의 미 암협회(ACS)는 최근 크리스 김(45·사진) ACS 동부지역본부 최고운영책임자(COO)를 이 본부의 차기 본부장(EVP)으로 내정했다. 지난 41년 동안 지부를 이끈 도널드 지스타시오 현 본부장이 은퇴하는 9월 1일부터 업무를 시작한다.


동부 본부장 크리스 김 "존경받는 단체 맡아 영광"

 2008년 4월 COO에 취임한 김씨는 경기 침체 가운데 자원봉사자를 확대하고 비용을 절감해 서비스를 강화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다른 주의 암환자들이 뉴욕으로 치료를 받으러 올 때 무료 숙박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호프 로지(Hope Lodges)’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지난해 3500명이 이용했다고 한다.



1913년 설립된 ACS는 암 발병률을 줄이고 암 환자들을 돕기 위한 단체로, 미 전역에 11개 지역본부가 있다. 전체 예산은 9억5000만 달러(약 1조7000억원)에 이른다. 본부 산하엔 900개의 센터·사무소가 있다. 암과 관련된 각종 연구에도 막대한 비용을 대고 있다.



 김씨는 “한인으로서 사회로부터 존경 받는 비영리단체를 이끌게 돼 영광”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 업무인 암 발병률 낮추기 프로젝트와 관련해 한인 사회의 흡연을 걱정했다. “뉴욕은 물론 미국 전체 폐암 발병률이 줄어들고 있는데 유독 한인 여성들의 폐암 발병률은 높아졌어요. 젊은 한인 여성들의 흡연이 늘고 있기 때문이죠. 한인사회 흡연율을 낮추는 게 시급합니다.”



 그가 총괄하게 될 ACS동부지역본부는 뉴욕과 뉴저지를 주 활동무대로 삼고 있다. 스태프 300명에 자원봉사자는 20만 명에 이른다. 김씨는 2년 전부터는 10명으로 구성된 ACS 본부장 모임인 엔터프라이즈 리더십팀에서 활동하고 있다.



 김씨는 99년 홍보·마케팅 부회장으로 ACS와 인연을 맺었다. 그를 발탁한 지스타시오 본부장의 신임과 후원이 큰 힘이 됐다고 한다. 5세 때 미국으로 이민 온 김씨는 스태튼아일랜드 토튼빌 고교를 졸업하고 맨해튼의 명문 리버럴아트 버나드칼리지에서 영문학을 전공했다. 이후 뉴욕시 브루클린의 지역신문 커리어라이프에서 기자 생활을 했다. 남편 에릭 엥퀴스트(44) 크레인스뉴욕(경제 전문지) 행정담당 부국장을 그때 동료 기자로 만났다. 뉴욕시 공익옹호관실 대변인 등도 지냈다.



 김씨는 “내가 공무원일 때 뉴욕시에서 한인 공무원을 찾아보기는 매우 힘들었는데, 이제 의사나 변호사 말고도 다양한 영역에서 일하는 한인이 늘어나고 있다”며 “비영리 분야에서도 한국인들의 활약이 크다는 평가가 나오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뉴욕중앙일보 강이종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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