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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 속 섬 같은 야외풀, 해지면 여기는 쿠바 바닷가

중앙일보 2013.08.09 00:40 Week& 7면 지면보기
서울신라호텔 리뉴얼과 함께 대대적으로 변신한 야외 수영장. 서울 특급호텔 최초로 온수풀을 설치했다.


서울신라호텔이 7개월 가까운 개·보수를 마치고 지난 1일 재개관했다. 호텔이 전면 휴관하고 재정비에 나선 건 1979년 개관 이후 처음이다. 2005년 수익성 문제로 문을 닫았던 한식당도 최고층인 23층에 새로 열었다. 최태영(53) 총지배인은 “서울신라호텔의 이번 리뉴얼은 비즈니스호텔에서 럭셔리 호텔로의 도약을 의미한다”며 “포시즌·페닌슐라 등 해외 정상급 호텔보다 나은 시설로 세계 시장에서 승부하겠다”고 자신했다. 재개관을 이틀 앞둔 지난달 30일 호텔을 찾았다.

7개월 만에 재개장 … 확 달라진 서울신라호텔



최고층 23층에 9년 만에 재개장한 한식당.
한식당 부활 … 전망 가장 좋은 23층 배치



한동안 서울신라호텔에는 한식당이 없었다. 1979년 호텔 개관 때 문을 연 ‘서라벌’은 2005년 수익 부진으로 폐점했다. 실제로 국빈을 대접하는 영빈관 역할을 담당했던 신라호텔의 행보치고는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평이 많았다. 2011년 한복 입은 손님을 뷔페 입구에서 막았던 일이 유난히 여론의 질타를 받은 것도 같은 맥락이었다. 이번에 새로 문을 연 한식당 ‘라연’이 주목받은 이유다.



‘연회를 펼친다’는 뜻의 ‘라연(羅宴)’은 호텔 최고 전망을 자랑하는 최상층(23층)에 자리했다. 규모는 서라벌의 절반 정도인 40석으로 줄었다. 대신 연회에 힘을 실었다. 8~10인실 룸(1실)을 두고, 테이블에서 직접 조리과정을 보여주는 쇼잉 서비스를 강화했다.



메뉴는 단품 없이 런치·디너 각각 코스 요리 세 가지만 낸다. 시그니처 런치 메뉴인 ‘합’은 제철 음식 열네 가지를 반합에 담았다(13만원). 가장 기본적인 런치 코스 ‘예’는 식전 먹거리부터 환영 음식, 구절판, 꽃새우 냉채, 한우 등심구이와 쌈밥, 후식, 전통차 일곱 코스로 구성했다(10만원). “최고급 국산 제철 식재료로 우리 전통 음식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다”는 게 호텔의 전략이다. 최 총지배인은 “매출에 연연하지 않고 외국인 손님에게 신라호텔의 격에 맞는 한식을 제공하는 데 의미를 뒀다”고 강조했다.



야외 수영장에서 맛볼 수 있는 타코와 멕시칸 스타일 버거.
사계절용 야외 온수풀, 저녁엔 라이브 공연



가장 대대적으로 변신한 건 야외수영장이다. 서울시내 특급호텔 최초로 온수풀을 도입했다. 수온을 연중 섭씨 28도로 유지해 한겨울 눈을 맞으면서도 수영을 할 수 있게 됐다. 여름에는 자정까지 수영장을 운영한다.



‘어번 아일랜드(Urban Island)’, 도심 속 섬이라는 이름처럼 야외 수영장은 남산에 안기듯이 에워싸여 있다. 다소 협소한 풀사이드 공간을 세 개 층으로 나눠 입체적으로 활용한 점이 돋보인다. 카바나와 선베드, 자쿠지가 곳곳에 미로처럼 연결돼 있다.



풀 옆에는 아웃도어 바(Bar) ‘아일랜드 바’와 테이크아웃 전문 다이닝 ‘아일랜드 비스트로’가 들어섰다. 시즌마다 메뉴가 바뀌는데 올여름 테마는 쿠바 아바나 라운지다. 해가 저무니까 야외무대에서 쿠바 음악 라이브 공연이 들려왔다.



어번 아일랜드는 호텔 투숙객만 이용할 수 있다. 온수풀을 즐기며 쿠바 스타일 바캉스를 보내고 싶으면 객실 1박과 아일랜드 바 음료 혜택이 포함된 ‘하바나 라운지-시에스타&피에스타’ 패키지를 권한다. 다음 달 8일까지. 35만원부터(세금·봉사료 별도).



어번 아일랜드에서는 비즈니스 리셉션, 프라이빗 파티도 열 수 있다. 카바나 한 동 대여료는 오전 9시~오후 7시 30만원부터, 오후 8시~자정은 25만원부터다(세금 별도). 음식은 따로 주문해야 한다. 카바나를 빌리면 야외수영장도 이용할 수 있다. 호텔에 묵지 않고 카바나를 빌리려면 다음 달까지 기다려야 한다. 02-2230-3310.

 

심플하게 바뀐 그랜드 디럭스 룸.
넓어진 객실 … 내년 아시아 톱 호텔 목표



객실도 한결 넓혔다. 가장 작았던 수페리어룸(26.45㎡)을 없애고, 디럭스룸(36㎡)과 그랜드 디럭스룸(53㎡) 사이에 비즈니스 디럭스룸(43㎡)을 새로 조성했다. 객실 수는 기존 465실에서 464실로, 거의 줄어들지 않았다. 네 개 층에 흩어져 있던 이그제큐티브 라운지를 23층으로 통합하면서 여유 공간이 생긴 덕분이다.



미니바 대신 두 폭 크기 벽장에 프라이빗 바를 만들고, 선별된 브랜드의 와인·위스키를 채웠다. 55인치 이상 최신형 스마트TV와 최고급 거위털·리넨으로 꾸민 침대 등 전 객실 가구와 비품도 교체했다.



이그제큐티브 라운지는 남산과 도심 전망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23층에 새로 들어섰다. 이그제큐티브 비즈니스 디럭스 이상급에 투숙하면 자유로이 이용할 수 있다. 전체 11개 객실 타입 중에서 9개 타입(464실 중 218개)이 여기에 해당한다. 이그제큐티브 라운지는 거실·서재·다이닝 분위기의 공간에서 조식, 라이트 스낵, 애프터눈 티, 해피아워까지 하루 네 차례 다이닝 서비스를 제공한다. 다른 호텔은 보통 하루 세 차례 서비스를 한다.



호텔 하루 최소 숙박비는 정상가 기준 1박 45만원(수페리어룸)에서 60만원(디럭스룸)으로 올랐다(세금·봉사료 별도). 최 총지배인은 “내국인 시장이 성숙하고 한국을 찾는 아시아권 개별 여행객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어 충분히 승산이 있다”며 “내년께면 아시아 톱 호텔 자리에 오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글=나원정 기자 사진=서울신라호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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