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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넘은 '스터디 서클' 가난한 스웨덴 일으켜

중앙일보 2013.08.09 00:16 종합 22면 지면보기
스웨덴 성인교육연합회가 진행하는 악기 강좌에서 우쿨렐레를 배우고 있는 사람들. [사진 ABF]
“스웨덴의 민주주의는 스터디 서클 민주주의(Study Circle Democracy)다.”


1902년 오스카 올슨이 창안
'싸게·자발적·평등 참여' 원칙

 스웨덴의 전 총리 올로프 팔메(1927~86)는 한 연설에서 이렇게 말했다.



“자발적으로 생겨난 스터디 서클은 스웨덴인에게 합리적 분석력과 비판의식을 심어줬다. 이것이 스웨덴의 사회 변화를 이끈 원동력이 됐다.”



 북유럽의 ‘스터디 서클’ 역사는 100년이 넘는다. 1900년대 초, 스웨덴은 가난한 나라였다. 공업화가 진행되면서 많은 농민들이 도시로 나왔지만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했다. 고등교육은 귀족층에게 한정됐다.



 1902년 교육학자이자 정치인인 오스카 올슨(1877~1950)이 ‘스터디 서클’이란 말을 처음 만들었다.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공부 모임, 생활개선 모임을 조직했다. 1914년 ABF라는 총괄조직이 생겨났고 스웨덴 정부가 지원을 결정하면서 스터디 서클은 일종의 사회운동으로 확산됐다. 1905년 스웨덴에서 분리 독립한 노르웨이, 1917년 러시아에서 독립한 핀란드도 이 제도를 적극 수입했다.



 스터디 서클은 ‘싸게’ ‘자발적으로’ ‘모든 멤버가 평등하게 참여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정해진 형식이나 의무는 없으며 리더는 팀 내에서 정하되 ‘서로 가르치고 배우는 것’을 기본으로 한다. 요즘 한국사회에서 활발하게 생겨나고 있는 인문학 공부모임과 비슷한 성격이다.



 80년대까지 스터디 서클은 철학이나 역사, 정치적 문제를 토론하는 장이었다. 금주교육 등 생활개선 모임과 함께 냉전, 복지국가, 유럽통합 등이 주요 주제로 다뤄졌다. 80년대 이후에는 외국어·취미생활 등의 실용적 주제로 무게중심이 옮겨가고 있다.



 스웨덴 웁살라대 사회인류학과 브라이언 파머(49) 교수는 “내 삶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라는 ‘셀프 헬프 퀘스쳔(Self-help Question)’에서 시작된 스터디 서클이 보다 풍요로운 삶을 향한 ‘셀프 헬프 인터레스트(Self-help interest)’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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