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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국제대회도 못 치를 경기장 지었다니

중앙일보 2013.08.09 00:01 종합 30면 지면보기
국제 스포츠 대회가 계속해서 부실 논란의 도마에 오르고 있다. 광주광역시가 2019년 세계수영선수권대회 유치 과정에서 서류를 위조한 것으로 드러난 데 이어 대구에 세워지는 국내 첫 실내육상경기장은 시설 미비로 국제 경기도 못 치를 판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사회에서 얼굴을 들기 힘들 정도로 어처구니없는 일들이다.



 정부와 대구시가 732억원을 투자하는 대구육상진흥센터는 완공 두 달이 지나도록 문을 열지 못하고 있다. 국제 공인 경기를 열기 위해선 150m 곡선 주로(走路·트랙) 4개 레인과 50m 직선 주로 6개 레인을 갖춘 준비운동(warm up) 구역이 필요한데 직선 주로만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내년 3월 열릴 예정이던 국제실내육상경기대회도 무산 위기에 놓였다. 별도 시설을 건립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추가로 100억원이 들어간다고 한다.



 광주의 경우 검찰이 어제 강운태 시장실을 압수수색했다. 정부 보증서 위조를 강 시장이 알았는지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서다. 이처럼 압수수색과 관련자 소환이 잇따르면서 시정 전체가 흔들리고 있다.



 두 지역 모두 국제대회 유치와 추진 과정이 얼마나 주먹구구인지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대구육상진흥센터는 2011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유치 과정에서 대구시가 국제육상경기연맹에 건립을 약속했던 시설이다. 설계 자체에 잘못이 있었는데도 대구시 측은 설계 심사를 하면서 문제점을 찾아내지 못했다. 치적 쌓기를 위한 의욕만 앞섰을 뿐 이를 뒷받침할 실력과 시스템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 탓이다. 문제는 이에 따른 재정 부담을 누가 지느냐다. 중앙정부가 언제까지 ‘물주’ 역할만 할 수는 없는 노릇이고 결국 해당 지자체와 주민들이 부담을 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제는 국제대회에 대해서도 책임 원칙을 분명하게 적용해야 한다. 주민들은 국제대회가 누구를 위한 잔치인지, 경기장이 제대로 세워지는지 감시하고 심판해야 한다. 정부는 유치 심사를 어떻게 강화할지 밝혀야 한다. ‘국제대회 유치의 신화’도 재검토할 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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