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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생제 내성 다른 균에 전파 … 새로운 수퍼박테리아 유입

중앙일보 2013.08.05 02:01 종합 1면 지면보기
기존 항생제가 듣지 않고 오히려 항생제를 분해할 수 있는 효소를 만들어 다른 균에도 내성(耐性)을 전달하는 새로운 형태의 수퍼박테리아가 인도로부터 국내에 유입된 것으로 확인됐다. 질병관리본부는 지난 4월부터 최근까지 200병상 이상 병원을 현장 점검한 결과 13개 병원의 환자 63명에게서 ‘OXA-232’ 타입의 ‘카바페넴 내성 장내세균(CRE)’을 발견해 환자 격리와 전파 차단 조치를 취했다고 4일 밝혔다. 다만 이번에 확인된 63명 중 아직까지 감염으로 인한 사망이나 패혈증·폐렴 등 피해 사례는 없다고 질병관리본부는 설명했다.


인도서 들어와 63명 감염
보건당국, 환자 격리 조치

 CRE는 장 속 세균 가운데서도 카바페넴 계열 항생제에 내성을 가진 균을 통칭한다. 카바페넴은 가장 나중 단계에 사용하는 최고위 항생제다. 이번에 발견된 OXA-232 타입은 CRE 중 항생제 분해 효소를 직접 만드는 ‘카바페넴 계열 항생제 분해 효소 생성 장내세균(CPE)’에 속한다. CPE는 CRE 중에서도 더 위험한 균으로 분류된다. 우리나라는 2010년 항생제 내성균 6종에 대해 지정감염병으로 지정한 후 매년 600여 건의 CRE가 보고되고 있다. 이 중 지난해까지 보고된 CPE는 총 59건이다. 하지만 OXA-232 타입이 보고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수퍼박테리아는 세계적으로도 드문 종류다. 최근 인도에서 이 균에 감염된 뒤 프랑스로 유입된 것으로 추정되는 사례가 유일하다. 질병관리본부가 추적한 결과 국내 최초 균 감염자도 인도에서 작업 중 부상을 당해 현지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3일 뒤 국내로 옮겨진 경우였다. 그는 처음에 A병원에 있다가 B병원으로 옮겼는데, 두 병원에서 각각 3명과 23명의 감염 사례가 발견됐다. 보건당국은 해당 병원의 CPE 검출 여부를 모니터링해 3개월 이상 발견되지 않을 때 추가 확산이 없다고 판정할 계획이다.



보건당국은 또 항생제 내성균에 대한 감시 체계를 ‘표본 감시’에서 모든 의료 기관이 반드시 보고해야 하는 ‘전수 감시’ 방식으로 바꾸는법령 개정을 추진할 방침이다.



김영택 질병관리본부 감염병관리센터장은 “이번에 발견된 수퍼박테리아는 인도에서 건너온 게 맞지만 특별히 인도 여행을 피할 이유는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항생제를 쓰게 되면 내성균은 불가피하게 출현하므로 항생제를 남용하지 않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장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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