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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직이는 미사일 기지' 3000t급 잠수함 2020년 운용

중앙일보 2013.08.05 01:35 종합 5면 지면보기
물속에서 은밀하게 움직이는 잠수함은 쥐도 새도 모르게 적을 공격하는 위력적인 무기다. 세계 각국의 해군은 그래서 잠수함을 전략무기로 분류한다. 특히 새로운 장거리 미사일들이 속속 개발되면서 잠수함 크기도 날로 커지고 있다. 각국이 대형 잠수함(2000t급 이상) 보유 경쟁을 벌이는 이유다. 대형 잠수함은 잠수함 강국인 러시아나 중국·일본·유럽 일부 나라만이 보유하고 있으며, 이 중 3000t급은 디젤엔진을 사용하는 잠수함 가운데 가장 큰 규모다. 미국은 여기서 더 나아가 디젤 잠수함을 폐기하고 모두 4000t급 이상의 대규모 핵잠수함을 운용 중이다.


해군, 2030년까지 9척 확보 계획
순항미사일 수십 발 실을 수 있어
1000㎞ 떨어진 곳서 은밀한 타격
한번 들어가면 한 달간 작전 가능



 한국 해군도 2020년 이 같은 ‘로망’을 이루게 됐다. 해군 관계자는 4일 “2020년부터 2030년까지 순차적으로 3000t급 잠수함 9척을 확보한다는 계획이 국방부를 통과했다”며 “지난 1월 설계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여기에 드는 예산은 3조1000억원. 현재 대우조선해양에서 우리 기술을 적용한 설계와 건조를 맡았다. 해군은 2005년부터 대형 잠수함 보유를 추진해 왔으나 예산 등의 이유로 늦어졌다.



 ‘장보고-Ⅲ’로 불리는 3000t급 잠수함은 크기가 커지는 만큼 장착무기나 수중 활동시간이 대폭 늘어난다. 상대에 대한 위협이 획기적으로 높아지는 셈이다. 현재 우리 군이 보유 중인 1200t급(209급)이나 1800t급(214급) 잠수함은 앞부분에 설치된 어뢰관을 통해 어뢰와 잠대지(潛對地) 미사일을 발사한다. 공간적인 제약으로 소형 미사일 수발을 탑재하는 게 고작이다. 당연히 사정거리가 긴 미사일은 탑재가 불가능하다. 복층 구조인 214급 잠수함의 높이가 6.2m임을 감안하면 3000t급은 3층 구조가 될 전망이다. 미사일을 세워서 발사할 수 있는 수직발사대 설치가 가능한 10m가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3000t급 잠수함의 보유는 사정거리가 1000㎞ 이상인 순항미사일 수십 발을 실을 수 있는 움직이는 미사일 기지를 보유한다는 가치가 있다. 우리 해군도 걸프전이나 리비아전쟁 초기 미군이 1000㎞ 이상 떨어진 바다에서 수백 발의 미사일로 상대의 전략시설들을 초토화한 것처럼 은밀한 기동으로 대규모의 타격이 가능하게 되는 것이다.



 수중 작전시간도 대폭 늘어나게 된다. 잠수함 크기는 수중작전 시간과 비례한다. 디젤잠수함은 물위로 떠올라 공기를 공급(스노클링)하면서 발전기를 돌려 배터리를 충전한 뒤 물속에서 작전한다. 상대방의 음향어뢰탐지장비(소나)에 적발되는 소음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현재 우리 잠수함은 한 번 충전한 뒤 1~2주일 동안 작전하고 있다. 하지만 3000t급은 물속으로 한 번 들어가 한 달 가까이 작전이 가능할 것으로 군은 보고 있다. 물 밖으로 나와 스노클링을 하는 동안 적에게 노출될 가능성이 현저히 줄어들고, 어디로 이동하는지 발각되지 않아 은밀성은 월등히 높아지게 된다. 1800t급(로미오급) 20여 척을 보유 중인 북한의 잠수함 능력을 압도할 수 있게 된다는 게 군의 설명이다.



 여기에 국내 기술로 제작한다는 점에서 이 사업이 성공적으로 진행될 경우 수출 가능성도 열릴 것으로 군은 기대하고 있다. 우리 군은 1992년 독일 HDW사에서 209급 완제품을 들여와 복제품을 만들면서 잠수함 제작기술을 축적했다.



정용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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