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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 작은 아이 호르몬 치료, 여름방학 놓치지 마세요

중앙일보 2013.08.05 01:20 건강한 당신 6면 지면보기
황진순(왼쪽) 교수가 6세 남아의 키를 재고 있다. 성장 검사는 성장판이 닫히기 전까지 6개월마다 하는 게 좋다. [사진 아주대병원]


‘같은 값이면 다홍치마’라 했다. 기왕이면 내 아이의 키가 쑥쑥 자라주는 것이 부모의 희망이다. 100명 중 가장 작은 3명을 ‘저신장’으로 분류한다. 키를 좌우하는 요인 중 20~30%는 환경적 요인이다. 저신장 아이는 노력만 하면 5~7㎝는 더 자랄 수 있다. 아주대병원 소아청소년과 황진순 교수(소아내분비 전문의)에게 듣는 ‘저신장 아이 키 크는 법’을 공개한다.

주사 꾸준히 맞으면 5~7㎝ 더 성장 가능



1년에 4㎝ 이상 안 자라면 검사 필요



‘저신장’은 상대적인 개념이다. 같은 나이·성별을 키 순서대로 세웠을 때 3% 미만이면 저신장으로 본다. 저신장의 원인은 유전적인 요인, 체질성 성장 지연, 유전장애(다운·터너증후군), 성장호르몬 결핍증 등이 있다. 원인 모를 특발성 저신장도 있다.



저신장의 70~80%는 부모가 작아서 아이도 작은 ‘유전적 저신장’이다. 이들은 꾸준히 잘 자라지 않는다. 1년에 4~6㎝씩 자라도 워낙 어릴 때부터 작아 친구보다 키가 작은 편이다. 만 3세가 지난 아이가 현재 키가 정상이라도 1년에 4㎝ 이상 크지 않는다면 검진을 받아보는 게 좋다. 황 교수는 “저신장 검사는 종합병원의 소아청소년과 중에서도 소아내분비 전문의에게 진료받는 것이 가장 정확하다”고 말했다.



‘체질적 성장 지연’은 어릴 땐 키가 작다가 사춘기가 늦게 찾아오고, 고등학교 무렵까지 계속 자라는 경우다. 성인이 되면 키가 정상 범위에 도달한다. 뼈 나이를 측정하면 또래보다 2~3년 어리다. 하지만 키가 작은데 뼈 나이가 어리다고 해서 체질성 성장 지연으로 섣불리 판단할 수는 없다. 황 교수는 “성장호르몬 결핍증과 같이 다른 질병이 원인일 수도 있으니 면밀히 진단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터너증후군의 가장 흔한 증상이 저신장이다. 터너증후군은 여자의 X염색체 2개 중 하나가 부족한 성염색체 이상 증세다. 성장호르몬 치료를 제때 받지 않으면 성인이 될 때 1m40㎝ 정도에서 머무른다. 황 교수는 “치료 시기를 놓치지만 않으면 터너증후군이라 해도 정상 범위에 가깝게 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저신장의 원인이 성장호르몬 결핍증이라면 문제는 심각하다. 성장호르몬이 결핍되면 키 성장이 저해되는 건 물론, 비만을 유발한다. 성장호르몬이 지방을 분해해주기 때문이다. 두 돌 이후부터 성장 속도가 줄어 초등학교 입학 시점엔 또래와 10㎝ 이상 키 차이가 난다. 성장호르몬 결핍 환자는 반드시 성장호르몬을 체내 투입해야 한다.



성장호르몬은 191개의 아미노산으로 구성된 단백질 호르몬으로, 뇌하수체 전엽에서 생성돼 분비된다. 이때 분비된 성장호르몬은 뼈 성장에 직접적으로 작용한다. 간접적으로는 주로 간에서 IGF-1(인슐린 양 성장인자)라는 물질 분비를 촉진해 성장판을 자극한다. 결국 성장호르몬이 잘 나와야 잘 크는 것이다. 성장호르몬 분비에 영향을 주는 요인은 유전·나이·성별·식습관·운동·스트레스 등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 성장호르몬 치료비 미국의 20% 선



현재까지 키를 크게 하는 방법 중 과학적으로 입증된 것은 성장호르몬 주사 치료가 유일하다. 단, 모든 아이에게서 같은 효과를 기대할 수는 없다. 황 교수는 “하지만 성장호르몬 치료에 반응이 있는 아이는 2년 이상 치료하면 최종 성인 키에서 5~7㎝는 더 자랄 수 있다”고 말했다.



아이의 성장판 검사는 6개월마다 한 번씩 하는 게 중요하다. 황 교수는 “뼈 나이(9세)가 자신의 나이보다 3개월 늙은 저신장 아이(8년9개월)에게 6개월 뒤 성장판 검사를 받으러 오라고 권했지만 1년이 지나서야 찾아왔다”며 “그새 뼈 나이가 자신의 나이보다 2년9개월 늙어 성장 시기를 놓친 적이 있었다”고 말했다.



국내 성장호르몬 주사 비용은 비교적 저렴한 편이다. 미국은 한국보다 5배, 일본은 3배, 중국은 2배가량 비싸다. 하지만 비용이 비싸다는 인식이 많아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황 교수는 “뼈 나이를 측정하는 성장판 촬영과, 성장호르몬이 잘 분비되는지 관찰하는 혈액 검사면 아이의 성장 상태를 진단할 수 있다”며 “여름방학이 아이의 성장 상태를 검사해 치료에 들어가는 적기”라고 설명했다.



성장호르몬 주사요법은 부모가 매일 밤 취침 전 자녀에게 피하주사로 투입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아이에게 주삿바늘은 공포의 대상. 최근에는 투약 용량이 자동 조절되는 전자식 기기도 나왔다. 장난감처럼 생겨 아이 스스로 편하게 투약할 수 있다. 주삿바늘이 안에 숨겨져 있다. 주 3회 30분, 규칙적인 운동 습관을 갖고 숙면을 취하는 것도 건강한 성장을 돕는다.



정심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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