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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마트 사회로 가자] "이젠 친구 도와주는 친구 될래요"

중앙일보 2013.08.05 01:03 종합 13면 지면보기
케이크 함께 만들며 협동 알고, 짝 얼굴 그리며 존중 익히고, 발 묶고 달리며 배려 배워


“형아가 생크림 튜브 윗부분을 눌러 줄 테니까 너는 밑을 잡고 케이크를 장식해 봐.”

충남·북 초등학생 60명 아산서 1박2일 인성캠프



 지난 1일 오후 충남 아산시의 교원그룹 연수원. 테이블에 빙 둘러앉은 남자아이 세 명이 케이크를 만드느라 소란스러웠다. 생크림 튜브를 짜던 박성준(7·충북 용성초1)군이 “생크림이 잘 안 나온다”며 투덜거렸다. 그러자 곁에서 지켜보던 케이크 쿠킹 강사 류준우(34)씨가 “두 손으로 잡고 힘을 세게 줘야 나온다”며 “서로 협동하면 케이크를 쉽게 만들 수 있다”고 귀띔했다.



 곧바로 박군의 생크림 튜브를 건네받은 최민석(9·충북 양산초3)군이 윗부분을 두 손으로 힘껏 쥐며 말했다. “튜브 짜는 건 힘이 많이 드니까 내가 할게.” 이어 박군이 튜브 아래쪽을 케이크에 대고 생크림 장식을 했다. “우와, 케이크에 그림이 그려진다.” 옆에 있던 이두리(9·충남 중앙초3)군이 탄성을 질렀다. 한 시간 남짓 아이들은 다소 서툴렀지만 진지한 눈빛으로 케이크 만들기에 열중했다. 박군은 “혼자 할 때는 잘 안 됐는데 함께 힘을 합치니 예쁜 케이크가 만들어졌다”며 웃었다.



 사는 곳도 학교도 다른 아이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교원그룹과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이 함께 주최한 ‘바른인성캠프’에서다. 충남·북 지역 초등학교 1~3학년생 60명과 어린이재단 소속 대학생 봉사단원 30명(보조교사)이 참여했다. 지난겨울에 이어 두 번째인 바른인성캠프는 방학 때마다 아동복지시설인 지역아동센터 아이들을 대상으로 열린다. 아이들은 1박2일간 즐거운 체험 활동을 통해 인성의 중요한 덕목들을 배운다.



 ‘케이크 만들기’가 협동을 배우는 것이었다면 첫 프로그램인 ‘그대로 사랑스러워요’는 서로의 짝을 칭찬하며 존중의 중요성을 배우는 것이었다. “애연이는 입술이 딸기처럼 빨갛고 예뻐요.” 김하늘(9·충북 용성초3)양이 짝의 얼굴을 그린 그림을 내보이며 밝게 웃었다. 장애연(9·충남 진산초3)양도 “하늘이는 눈이 별처럼 빛난다”고 말했다. 어린이재단 아동복지연구소 손주영 연구원은 “칭찬을 하면서 서로를 존중하고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배운다”고 설명했다.



 이어진 미니올림픽 시간. 한낮의 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아이들은 땀을 뻘뻘 흘리며 맘껏 뛰놀았다. “삐이익~.” 사회자의 호각 소리가 울리자 두 명씩 짝을 지은 아이들이 앞으로 달려나갔다. 급한 마음에 앞서 가던 조가 넘어졌다. “하나 둘 하나 둘.” 여덟 살 동갑내기인 신영은(충남 진산초2)·이나영(충북 용암초2)양은 어깨동무를 하고 천천히 호흡을 맞췄다. 가장 먼저 반환점을 돌아온 두 아이는 “상대방을 배려하니까 더 빨리 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저녁시간엔 6명씩 조를 이뤄 낮에 있었던 일들을 큰 도화지에 그렸다. 존중과 배려, 협동 등이 주제였다. 발표 시간엔 전체 조원들이 나와 그림의 의미를 설명하며 인성의 덕목들을 되새겼다. 촛불의식 행사 때는 돌아가며 서로의 꿈을 얘기했다.



 마지막 날엔 어린이재단이 후원하는 해외 결연 아동에 대한 동영상을 관람하고 편지를 썼다. 권수희(9·충북 용암초3)양은 “친구들을 도와줄 수 있는 착한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1박2일간 행사를 함께했던 교원그룹 신형석 전략기획본부장은 “처음엔 제 것 챙기기에만 바빴던 아이들이 서로 양보하고 배려하는 모습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아산=윤석만 기자, 사진=교원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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