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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칼럼] 미국의 시리아 정책 행방불명

중앙일보 2013.08.05 00:44 종합 29면 지면보기
크리스토퍼 힐
미국 덴버대 교수
오늘날 미국은 중동의 산적한 문제에 깊숙이 개입해야 하는 이유를 자국민에게 설명할 필요가 있다. 이는 미국이 모든 문제에 개입해야 한다는 뜻이 아니라 개입을 하든, 하지 않든 간에 정책이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시리아가 딱 들어맞는 사례다. 그곳 상황은 완전한 내전으로 발전할 위험이 있다. 이 같은 국제적 파국에 미국은 일부 반정부 집단에 소형무기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시리아의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 정권이 몇 개월 전 화학무기를 사용한 책임을 물어 약간의 영향을 끼치려 한 것이다. 이는 제대로 된 정책이 아니다. 군사 지원은 정치적 계획을 지원해야 하는 것이지 이를 대체하는 데 사용해서는 안 된다.



 한 달 전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이 러시아와 함께 성공적인 방안을 찾아보려고 시도할 때에는 희망이 잠깐 보였다. 미국이 러시아와 충돌하지 않으면서 진전을 이루고자 한다면 러시아 지도자들과 함께 노력해야 한다. 그래서 결국에는 평화회담이 열리게 해야 한다. 사실 미국의 중동 정책이 성공했을 때는 언제나 러시아와 연관된 방안이 포함돼 있었다. 하지만 러시아와의 회담은 (시리아에서) 서로 싸우는 당사자들이 선거 방식을 결정할 회의 소집 문제를 둘러싸고 갈등을 빚다 좌초한 것 같다. 분파주의 분쟁에서 선거란 단지 인구 실태 반영에 지나지 않는 경향이 있다. 시리아에선 이슬람 수니파가 다수다. (이슬람 시아파의 한 분파인 알라위트파에 속한) 알아사드 정권을 비롯한 시리아의 모든 분쟁 당사자는 이를 잘 알고 있다. 뻔할 걸 확인하려고 선거까지 치를 필요는 없다. 알려지지 않은 사실은 당사자들이 합의할 수 있는 정치적 해법이 있는지 여부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 정부는 자신이 무슨 일을 왜 하는지를 설명하려는 시도를 전혀 하지 않았다. 만일 오바마가 미국의 시리아 정책을 설명한다면 이렇게 해야 한다. “시리아 문제를 방치하면 미 국익을 위협할 수 있다. 현지에선 어떤 일방도 판세를 장악하거나 승리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러므로 협상으로 분쟁 이후의 권력 배분 문제를 타결할 수밖에 없다. 시리아인들이 성공적인 해법을 찾도록 미국은 지역 파트너 및 국제사회와 함께 노력할 것이다.”



 오바마는 그 다음으로 목표를 이루기 위한 구체적 조치를 (이렇게) 발표해야 한다. “오늘 나는 케리 장관 산하의 국무부에 모스크바를 비롯한 유럽과 아랍연맹의 주요국 수도를 찾아가라고 지시했습니다. 이는 시리아인들이 공통적 기반을 찾을 수 있도록 일련의 원칙에 대한 합의를 이끌어내기 위한 것입니다.” 제1 원칙은 현재 시리아 국경의 유지, 제2 원칙은 광범위한 자치를 허용하는 연방국가 수립, 제3 원칙은 미래 의회의 조직 형태 등이 각각 제시될 수 있겠다. 만일 이런 원칙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면 이는 국제적 평화 계획으로서 발표될 것이다. 서로 싸우는 당사자들 중 일방에 상당한 무기 제공을 검토하는 경우는 오직 그 상대편이 이 계획을 거부할 때뿐이다.



 결국 시리아 분쟁 해결책은 시리아인들의 합의에 달려 있다. 자신들의 미래 정치지형을 어떤 모습으로 만들 것인가에 대한 합의 말이다. 하지만 미국이 알아사드의 하야나 제거를 요구한 것은 사태 해결에 도움이 되지 못했다.



 이 모두는 이미 지나간 일이다. 일부 인사는 이렇게 말한다. “시리아 위기는 2년 전에는 다룰 수 있었지만 이제는 너무 늦었다.” 하지만 지금부터 2년이 흐르면 같은 말을 하는 사람이 또 있을 것이다. 만일 미국이 그 파트너들과 미래 정치계획의 세부사항을 논의하는 데 공을 들인다면 이는 시리아도 구하고 미국도 구할 수 있을 것이다.



ⓒProject Syndicate



크리스토퍼 힐 미국 덴버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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