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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회장 사건 핵심 김원홍 대만서 체포

중앙일보 2013.08.02 01:08 종합 10면 지면보기
SK그룹 최태원(53) 회장의 2000억원대 횡령·배임 사건의 주요 공범으로 지목돼 온 김원홍(52·전 SK해운 고문)씨가 대만에서 체포됐다. 김씨의 신병 확보가 오는 9일로 예정된 최 회장의 항소심 선고공판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SK "김씨 요구로 펀드 조성"
9일 선고공판 연기 가능성

 법무부는 1일 “김씨가 지난달 31일 대만에서 이민법 위반 혐의로 현지 당국에 체포돼 송환 절차를 협의 중”이라며 “현재 영사업무 처리 단계며 강제추방 형태로 김씨의 신병을 조만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현재 우리나라와 대만은 미수교국(1992년 국교 단절)이라서 범죄인 인도조약이 체결돼 있지 않아 김씨는 범죄인 인도 재판의 대상이 아니다.



 김씨는 검찰 수사 초기인 2011년 3월 중국으로 출국해 현재 기소중지 상태다. 법무부는 그동안 김씨를 인터폴(국제형사경찰기구)에 수배하고 김씨의 행적을 추적해 왔다.



 김씨는 최 회장이 선물·옵션 투자를 위해 SK 계열사들로부터 조달한 펀드 출자 선급금 450억원을 김준홍(47) 전 베넥스인베스트먼트 대표로부터 송금받은 인물이다.



 증권사 출신이면서 역술인으로도 활동한 김씨는 이번 사건이 불거지기 전까지 SK그룹 내부에서도 거의 알려져 있지 않았다. 재력가들의 개인투자자로 활동하던 그는 손길승 전 SK 회장의 소개로 최 회장을 만났다고 한다. 2000년대 상속세 문제로 고민하던 최 회장의 자산을 크게 불려주면서 각별한 신뢰를 얻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 회장은 1심 재판 과정에서 “펀드 조성은 동생인 최재원(50) 수석부회장이 주도했고, 나는 펀드 조성은 물론 송금 사실도 알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1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된 최 회장은 항소심 과정에서는 말을 바꿨다. 지난달 29일 열린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최 회장은 펀드 출자금 지급에 관여한 사실을 시인했다. 그는 “내가 투자를 결정했고 책임져야 한다. 김원홍씨가 권유한 방법으로 투자하면 안 됐는데 욕심에 눈이 멀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펀드 자금의 불법 송금에는 관여하지 않았다”며 무죄 주장을 고수했다.



 이 과정에서 최 회장 측은 “펀드 조성과 선지급, 불법 송금 등은 김원홍씨 요구에 따라 이뤄졌으며 2005년부터 맡긴 6000억원대 투자금도 돌려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최 회장은 지난달 30일 김씨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했다. 이 사건은 SK그룹 횡령 사건을 수사한 특수1부(부장 여환섭)가 맡아 수사를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최 회장 측 변호인은 지난 4월 “김씨가 이번 사건의 핵심적 역할을 했다”며 김씨를 증인으로 신청해 재판부가 이를 채택했다. 그러나 김씨는 사건 당사자들과의 전화통화 녹음파일만 보낸 채 출석하지 않았다.



 또 최재원 수석부회장은 지난달 “재판 기간 동안 한 달에 한두 번씩 김씨를 만났고, 최근에도 대만에서 만났다”고 말해 김씨가 대만에 체류 중인 사실이 확인되기도 했다.



 최 회장 측이 펀드 조성과 불법 송금의 책임을 김씨에게 돌리고 있어 김씨가 국내로 송환돼 어떤 진술을 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9일로 예정된 항소심 선고공판의 연기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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