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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7억 신종 휴대전화 유심칩 사기

중앙일보 2013.08.02 01:01 종합 12면 지면보기
불법 개통한 스마트폰에서 빼낸 유심칩으로 온라인 게임 머니를 구입한 뒤 싼값에 되팔아 150억원대 이익을 챙긴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소액 대출" 미끼로 불법 개통
게임 머니 등 결제 뒤 현금화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2대는 불법 개통한 유심칩을 활용한 휴대전화 소액결제 방식으로 157억원을 챙긴 혐의(컴퓨터 등 사용 사기)로 사기 총책 김모(49)씨와 판매책 조모(39)씨 등 4명을 구속하고 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 등은 2009년부터 올해 초까지 울산의 한 오피스텔에 작업장을 차리고 유심칩 소액결제 사기행각을 벌였다. 이들은 서울·대전·창원 등의 휴대전화 유통업자들로부터 유심칩 5000여 개를 개당 평균 20만원에 구입했다. 경찰 단속을 피하기 위해 유심칩을 전달받을 때 KTX와 고속버스 화물배달 서비스, 오토바이 퀵서비스 등을 번갈아 이용했다. 이후 울산의 작업장에서 유심칩을 수천대의 스마트폰에 번갈아 끼워가며 온라인 사이트에 접속해 소액결제를 했다. 이들은 P게임 사이트나 G온라인 상품권 사이트 등에서 최고 200만원까지 게임 머니를 충전하거나 영화티켓, 커피 음료권을 1700차례에 걸쳐 구입했다. 이렇게 구입한 게임머니와 상품권은 게임 사이트와 중고 물품 거래 사이트에서 구입가의 80~90% 가격으로 되팔았다. 김씨는 범행을 위해 2000개 이상의 타인 명의 아이디를 관리·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씨는 또 신분을 감추기 위해 조씨 등 판매책이나 휴대전화 유통업자 간 거래에서도 가명과 대포폰을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자신의 70대 모친 등 가족 명의의 차명계좌 6개를 동원해 판매 대금을 입금 받았다. 총책 김씨와 조씨 등 판매책은 게임 머니를 판 돈을 3대 1의 비율로 나눠 가졌다.



 경찰 조사 결과 김씨가 사들인 유심칩은 소액 대출을 미끼로 신규 개통한 스마트폰에서 분리한 것으로 드러났다. 휴대전화 유통업자 한모씨 등은 “개통만 하면 20만~30만원을 주겠다”며 3000여 명을 꼬드겨 스마트폰을 개통토록 했다. 이들을 SKT·KT·LG유플러스 등 통신사에 중복 가입시켰다. 휴대전화에서 유심칩만 분리해 김씨 일당에게 넘기고 단말기는 중국과 필리핀 등 동남아에 싼값에 밀수출했다. 경찰은 앞서 대출 미끼로 스마트폰을 불법 개통한 유통업자 9명을 지난 2월 검거했다. 당초 소액 대출을 받고 휴대전화를 개통한 피해자들은 단말기 할부금과 소액결제 대금까지 한 명당 최고 640만원의 빚을 떠안게 됐다.



이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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