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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인증샷에 흔들거린 박인비 샷

중앙일보 2013.08.02 00:23 종합 24면 지면보기
박인비가 1일(한국시간) 스코틀랜드 세인트앤드루스 올드 코스에서 열린 올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 리코브리티시여자오픈 1라운드 1번 홀에서 아이언 샷을 하고 있다. [사진 KB금융그룹]
1일 오후(한국시간) 개막한 리코 브리티시 여자오픈 1라운드. 5언더파 공동 선두를 달리던 박인비(25·KB금융그룹)가 15번 홀(파4)에서 티샷 어드레스에 들어가자 선수와 캐디, 갤러리는 모두 숨을 죽이고 그를 바라봤다. 그러나 백스윙이 시작되려는 순간. 박인비는 드라이버를 내리고 뒤로 물러났다. 경기 진행요원은 갤러리를 향해 ‘사진 찍지 말라’고 소리쳤다.


리코 브리티시 여자오픈 첫날
한국인 추정 갤러리 플래시 반짝
집중력 깨지며 16번 홀 더블보기
1R 3언더 … "아쉽지만 응원 감사"

 스마트폰의 플래시 불빛에 집중력이 흔들린 박인비는 티샷을 페어웨이 오른쪽의 깊숙한 러프로 처박아 버렸다. 14번 홀까지 한 차례밖에 페어웨이를 놓치지 않았던 샷감은 그때부터 흔들렸다.



 15번 홀을 간신히 파로 막은 박인비는 16번 홀(파4)에서 티샷을 왼쪽 러프에 빠뜨렸다. 러프에서 친 두 번째 샷은 그린 앞 항아리 벙커의 턱 바로 아래에 떨어졌다. 이날 박인비가 빠진 유일한 벙커였다. 1.4m 높이의 벙커 턱 바로 밑에 떨어진 공을 핀을 향해 직접 처리할 수 없어 박인비는 공을 옆으로 빼냈고, 27m 거리에서 첫 3퍼트로 2타를 잃었다. 박인비는 16번 홀 더블보기에 기운이 빠진 듯 17번 홀(파4)에서도 다시 3퍼트 보기를 했다. 순식간에 2언더파로 내려앉았다.



 15번 홀 티잉 그라운드 옆에 있었던 한 갤러리는 “20대 후반의 야구 모자를 쓴 한국인이 스마트폰 카메라로 촬영을 했다”고 말했다.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대회장을 찾은 고마운 갤러리였지만 그의 ‘인증 샷’이 그랜드슬램을 향한 박인비의 샷을 흔들어버렸다. 이날 영국인 갤러리도 많았지만 스마트폰을 꺼내 들고 촬영을 하려는 사람은 없었다. 박인비의 어머니 김성자(50)씨는 “영국은 한국 대회보다 갤러리가 선수 가까이 접근할 수 있다. 사진 촬영이 경기에 방해가 될 수 있다”고 아쉬워했다.



 박인비는 마지막 18번 홀(파4)에서 2m 버디를 잡고 3언더파로 경기를 마쳤다. 그러나 10번 홀까지 6언더파 단독 선두를 달리다 후반에 타수를 많이 잃은 탓에 표정이 밝지만은 않았다. 박인비는 “15번 홀 티샷을 실수하면서 집중력이 다소 흐트러졌다. 후반 몇몇 홀에서 드라이브 샷과 퍼팅을 실수해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실망스러운 부분도 있지만 1라운드라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오후 10시40분 현재 3언더파 공동 10위. 그랜드슬램을 향한 무난한 스타트였지만 첫날 바람이 불지 않는 좋은 날씨 속에서 좀 더 타수를 줄이지 못한 게 아쉬웠다. 그러나 박인비는 “성원해준 갤러리에게 고맙다”는 말을 잊지 않았다.



 첫날은 간간이 내린 비에 그린이 부드러워지면서 전반적으로 좋은 스코어가 나왔다. 오전에 경기를 마친 최나연(26·SK텔레콤)과 전미정(31·진로재팬)은 5언더파 공동 선두에 올랐다. “박인비의 그랜드슬램 가능성이 높지만 그도 사람인 만큼 흔들리게 돼 있다”고 큰소리쳤던 세계랭킹 2위 스테이시 루이스(28·미국)도 공동 선두다.



 J골프가 2라운드를 2일 오후 9시부터 다음날 오전 1시30분, 3라운드는 3일 오후 10시30분부터 다음날 오전 2시, 최종 4라운드는 4일 오후 10시부터 다음날 오전 2시까지 생중계한다.



세인트앤드루스=이상언 특파원·이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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