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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여자대표팀, 정치적 질문 받자 “우린 축구하러 온 것”

온라인 중앙일보 2013.07.19 18:55
`2013 동아시안컵 축구선수권대회` 북측 김광웅 기술감독과 김성희 선수가 19일 오후 서울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남북관계 질문에 곤란한 표정을 짓고 있다. [사진 뉴스1]




북측 여자대표팀이 입장하자 앞선 어느 팀보다 많은 플래시 세례가 쏟아졌다. 기자회견 진행을 맡은 대한축구협회 직원과 김광웅 감독은 "환영합니다", "감사합니다"라는 인사를 주고받았다. 19일 오후 2013 동아시안컵 사전 기자회견을 가진 김광웅 북측 기술감독과 김성희(26)는 훈훈한 분위기 속에 등장했다. 그러나 인터뷰 막판 정치적 질문이 섞이자 딱딱하게 얼굴을 굳혔다.



북측 인터뷰는 복잡한 통역이 필요했던 일본·중국 인터뷰에 비해 수월한 진행이 예상됐다. 그러나 현실은 더 어지러웠다. 김 감독은 남측 기자들이 쓰는 '세대교체' 등의 단어를 낯설어했다. 답변 내용도 대체로 조심스러웠다. "우리 팀은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와 같은 추상적 답변이 많았다. "우승할 것을 계획하고 왔다"는 자신감만 분명히 밝혔다.



인터뷰 막판 '남북이 최근 외교적으로 좋지 않았는데, 이런 시기에 남측을 찾은 기분은'이라는 질문을 받자 김 감독은 잠시 침묵을 지켰다. 민감한 질문으로 받아들이는 눈치였다. 어렵게 입을 뗀 김 감독은 "우린 여기 축구라는 이름을 갖고 경기하러 온 것"이라며 정치적 질문을 강하게 경계했다.



북측 선수단이 들어올 때마다 거론되는 국호 문제는 이번에도 작은 해프닝을 낳았다. 남측 기자가 질문 중 북한이라는 표현을 쓰자 북측 연락관이 "말씀 중 죄송하지만 북한이 아니라 북측이라고 해 달라"며 정정을 요청했다. 진행자도 북측이라는 말이 입에 붙지 않은 듯 "북한, 아니 북측"이라는 말을 수 차례 반복했다.



인터뷰에 앞서 축구협회는 기자회견에 참석한 언론사에 북한이 아닌 북측으로 써 줄 것을 요청했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2005년 동아시안컵 당시에도 북한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줄여서 북측이라 불렀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공식 석상에서는 주로 북측이라 부르고, 전광판이나 간행물 등 대회 공식 표기는 대부분 영문이기 때문에 'DPR KOREA'라고 쓰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온라인 중앙일보, 김정용 일간스포츠 기자 cohenwis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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