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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정부 임명 임기 5년 대통령기록관장 MB정부서 면직 … 정치적 논란 휘말려

중앙일보 2013.07.19 01:00 종합 4면 지면보기
역대 대통령이 남긴 기록물은 경기도 성남시에 있는 국가기록원 대통령기록관에 보관돼 관리되고 있다. 기밀이 포함된 문서가 많아 철저한 통제를 받고 있다. 안전행정부 산하기관인 국가기록원이 정부가 생산한 모든 기록을 관리하는 곳이라면 대통령기록관은 대통령기록물 관리를 전담하는 조직이다. 국가기록원장은 안전행정부 관료 출신들이 맡아왔다. 현 박경국 국가기록원장도 충북부지사와 옛 행정안전부 기업협력지원관을 지냈다. 국가기록원장의 지휘·감독을 받는 대통령기록관장은 대통령기록물관리법상 임기가 5년이다. 임기를 5년으로 한 것은 이전 정부 출신 인사가 전직 대통령의 기록물을 안정적으로 관리한다는 취지에서 마련된 것이다.


현재 공석 … “독립기구 만들어야”

 실제로 노무현정부 시절 청와대 기록관리비서관을 지낸 임상경씨가 2007년 말 초대 대통령기록관장으로 부임했다. 하지만 임 전 관장은 노 전 대통령의 기록물을 봉하마을로 옮기는 데 관련됐다는 이유로 2008년 7월 대기발령을 받았고 2009년 11월 면직됐다. 이에 임 전 관장은 소송을 제기했고, 지난 1월 “징계 절차를 제대로 하지 않아 면직 조치가 부당하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2010년 3월엔 이명박 정부의 청와대 행정관이던 김선진씨가 2대 관장에 임명돼 야당인 민주당이 “현직 대통령의 참모가 전임 대통령의 기록을 관리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김 전 관장은 임기를 채우지 않고 2년 만에 물러났다. 대통령기록관장은 현재 공석이며 하종목 대통령기록관 기획총괄과장이 직무대리를 하고 있다.



 대통령기록관에서 가장 중요한 곳은 2층 비밀 서고다. 비밀 서고는 대통령기록물이 보관된 ‘대통령서고’와 기밀 서류가 있는 ‘대통령지정서고’로 분류된다. 이곳엔 3중 통제를 거쳐야 접근할 수 있다. 카드키와 지문 인식 시스템을 통과한 뒤 직접 열쇠로 열어야 한다. 보안을 위해 각각 다른 사람이 관리한다. 서고는 따로 보안 엘리베이터를 타야만 들어갈 수 있도록 설계돼 있고 폐쇄회로TV(CCTV)로 출입자를 감시한다. 대통령기록관에 근무한다고 해도 대통령지정기록물에 접근할 수 있는 사람은 극소수다. 익명을 원한 전직 대통령기록관 직원은 “대통령지정기록물에 접근하면 로그(접속) 기록이 남기 때문에 함부로 열람을 시도할 수 없다”며 “일단 이곳에 온 기록을 파기한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지정기록물을 보호 기간(최장 30년) 중에 열람하기 위해선 국회 재적 의원 3분의 2의 찬성이나 관할 고등법원장이 발부한 영장이 필요하다. 담당 직원의 경우 대통령기록관장의 허락을 맡아 사본 제작 등 기록 관리에 필요한 업무를 할 수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대통령기록물을 둘러싼 정치적 논란을 막기 위해선 대통령기록관의 독립성을 높여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 전진한 소장은 “국가기록원이나 대통령기록관을 안행부에서 떼어내 독립기구로 만들거나 독립적인 위원회의 통제를 받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원배·김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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