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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서버 통째 봉하에 … 수사 중 서거해 흐지부지

중앙일보 2013.07.19 01:00 종합 4면 지면보기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국가기록물 유출사건’은 노 전 대통령 퇴임 후인 2008년 6월께 이명박정부의 청와대가 “내부자료 200만 건이 유출됐다”고 공개하면서 알려졌다. 당시 청와대는 “내부 업무관리 시스템인 ‘이지원(e知園)’의 방문기록을 조사한 결과 이명박 대통령 취임 전에 200만 건이 유출됐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노 전 대통령 측은 “현 정부 측에 충분히 설명하고 사본을 가져온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국가기록원은 노 전 대통령에게 원상반환을 촉구하는 공문을 보냈다. “사저에 보관 중인 대통령기록물에 대한 외부 무단 접근이 우려되니 보관 중인 것(대통령기록물)에 대해 원상반환이 조속히 이뤄질 수 있도록 협조해달라”는 내용이었다. 노 전 대통령 측은 국가기록원 요구에 응하지 않았다. 이후 “노 전 대통령 측이 메인서버와 하드디스크를 통째로 가져갔으며 자료 중에는 대외비에 해당하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는 주장까지 제기되면서 사태가 확산됐다.


자료 유출 2008년 수사 관심
MB정부 몇 차례 반환 요구에도
봉하마을 측, 고발 때까지 버텨
검찰 "노 전 대통령이 지시 정황"

국가기록원에 정상회담 회의록이 있는지 확인하는 최종 절차가 22일로 미뤄졌다. 열람위원 전원은 이날 국가기록원을 방문할 예정이다. 사진은 경기도 성남에 위치한 국가기록원 대통령기록관 전경. [뉴스 1]


 거듭된 반환 요청에도 응하지 않자 국가기록원은 검찰 고발이라는 강수를 뒀다. 같은 해 7월 말 국가 기록물 무단 유출을 담당한 당시 노 전 대통령 비서실 소속 10명의 비서관과 행정관을 고발한 것이다. 비슷한 시기에 뉴라이트전국연합은 비서진 외에 노 전 대통령까지 포함한 고발장을 냈다. 검찰은 이 사건을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부에 배당했고 구본진 당시 첨수부장(현 수원지검 성남지청장)이 그해 8월 수사에 착수했다. 검찰은 노 전 대통령의 홈페이지 ‘사람사는 세상’ 서버를 관리하던 온세통신을 압수수색했다. 봉하마을에서 사용하던 ‘이지원 시스템’의 서버를 확보했다. 이어 청와대 행정관들도 줄줄이 소환조사했다. 법원으로부터 국가기록원에 보관돼 있는 하드디스크 28개에 담긴 대통령기록물을 열람할 수 있는 영장을 발부받았다. 이 자료와 노 전 대통령 측이 사저로 가져갔다가 반납한 하드디스크에 담긴 자료가 일치하는지를 분석했다.



 검찰은 9월 중순 정상문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과 이호철 전 민정수석을 조사한 뒤 노 전 대통령의 소환조사 방식을 두고 고심했다. 검찰이 방문조사 쪽으로 입장을 정리하던 차에 노 전 대통령이 자신의 홈페이지에 “굳이 조사하겠다면 출석하겠다”고 밝히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이후 다시 소환방법 등을 놓고 고심했지만 대검 중수부가 세종증권 인수 비리에 연루된 노 전 대통령의 형 건평씨를 같은 해 말 구속기소하면서 국가기록물 유출사건 수사는 지지부진해졌다. 이듬해인 2009년 5월 노 전 대통령이 갑작스럽게 서거하면서 수사는 난항에 빠졌다. 검찰은 결국 같은 해 10월 ‘공소권 없음’을 이유로 이 사건을 불기소 종결했다. 당시 수사를 담당했던 구 지청장은 “오래된 일이라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며 “수사 과정에서 중대한 기록이 폐기되거나 한 사실을 확인한 적은 없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후임자인 한찬식 수원지검 안양지청장은 “수사 과정에서 하드디스크 등을 유출하고 유출을 지시한 정황은 확인했으나 노 전 대통령이 서거함에 따라 공소권 없음 처리했다”며 “당시 압수했던 대통령기록물은 대통령기록관으로 반환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박민제·심새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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