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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제도 접고 간다는 2년제 대학, 왜

중앙일보 2013.07.19 00:47 종합 14면 지면보기
16일 오전 군산 군장대 강의실에서 학생들이 자격증 시험을 위한 특강을 듣고 있다. 방학 중인데도 좌석이 꽉 차 있다. [프리랜서 오종찬]


‘학위 과정은 2년. 학생 상당수가 서울 유수 사립대와 지방 국립대 출신-’.

군산 군장대 신재생계열학과
고임금 취업 많아 학생 몰려
하루 12시간 학습, 방학 없어



 대학원 석사 과정 얘기가 아니다. 2년제 전문대인 전북 군산 군장대 신재생에너지계열학과가 이렇다. 내년에 졸업하는 2학년 재학생 85명 중 80명이 4년제 대학을 졸업했거나 중퇴하고 이리 왔다. 올 2월 졸업한 94명 중에는 60명이 그랬다. 대체 군장대 신재생에너지계열학과에는 어떤 매력이 있는 걸까.



 비결은 ‘높은 대기업 취업률’이다. 4년제 대학을 나오고도 일자리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인 요즘, 군장대 신재생에너지계열 출신은 유수의 대기업에 쑥숙 들어가고 있다. 지난 2월 졸업자의 93%인 84명이 취업을 했고, 그중 80%가랑은 SK에너지·LG화학·삼성토탈·동부화학 같은 대기업에 입사했다. 대기업 중에서도 특히 급여가 높고 복지가 잘돼 있기로 소문난 회사들이다.



 군장대 신재생에너지계열은 철저한 산업 현장 맞춤형 인재 생산으로 이 같은 성과를 일궜다. 2011년 신설된 이 학과는 주로 정유·화학·에너지 기업에서 필요로 하는 이론과 기술·실무를 가르친다. 특히 이론과 특정 기술을 겸비한 ‘전문 생산직 인재’를 육성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교수진은 ‘산업 현장 맞춤형’으로 꾸렸다. 교수들 중에 전공 관련 기업체 최고위 임원 출신이 여럿이다. OCI(옛 동양제철화학) 전무를 역임한 이상화(63) 교수가 대표적이다. ‘기업이 원하는 인재’가 어떤 것인지 잘 아는 교수들이 학생을 지도하는 것이다.



 교육은 고교 3년을 방불케 한다. 매일 오전 9시에 등교해 오후 9시까지 학교에서 공부하는 ‘9 to 9’ 원칙을 지킨다. 정규 수업이 끝나면 6~7명씩 그룹을 짜 자율 스터디를 한다.



 심지어 여름방학조차 없다. 지난달 21일 학기말 시험이 끝난 뒤 곧바로 기능사 자격증 시험 특강 등을 열어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수업을 받고 있다. 지금쯤 텅 비었을 여느 대학 캠퍼스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이런 스파르타식 학습에는 교수들이 함께한다.



 기업을 누구보다 잘 아는 교수들 밑에서의 강훈련. 당연히 취업이 잘될 수밖에 없다. 동부화학 송남용 기장은 “군장대 학생들은 실무를 학교에서 철저하게 익히기 때문에 재교육 없이 곧바로 투입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최근 들어선 기업들이 인재 입도선매까지 하고 있다. 내년 2월 졸업예정자 중 15명은 벌써 취직이 확정됐다.



 4년제 대학을 접고 군장대를 택했던 이들도 만족한다. 수도권대 컴퓨터공학과를 그만두고 2011년 군장대에 재입학해 지난해 7월 SK에너지에 입사한 김지훈(30)씨가 그런 경우다. 그는 “확실한 기술을 가진 전문생산직은 안정된 직장에서 높은 임금을 받으면서 큰 정년 걱정 없이 사회생활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 군장대로 옮겼는데, 그 선택이 옳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군장대 이승우 총장은 “학생 수가줄어 대학이 존폐를 걱정하는 시대지만 학과·전공을 잘 특성화하고 제대로 가르치기만 하면 얼마든지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는 롤모델을 제시해 보이겠다”고 밝혔다.



군산=장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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