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중소 → 중견기업으로 … 1000번째 사다리 놓다

중앙일보 2013.07.19 00:17 경제 4면 지면보기
18일 오전 경기 시화공단 다인정공에서 ‘참 좋은 무료컨설팅 1000번째 기업 완료 기념식’이 열렸다. 사진 왼쪽부터 정희철 대용산업 회장, 이종덕 금호화성 회장, 이연배 오토젠 회장, 윤혜섭 다인정공 회장, 조준희 IBK기업은행장, 조시영 대창 회장, 류종우 삼보판지 회장, 양영대 해성아이다 회장. [사진 IBK기업은행]


“기술력 하나로만 성장하는 데 한계가 있어 고민이 많았는데 앓던 이가 빠진 기분입니다.”

IBK기업은행 무료 컨설팅
기술력 하나만으론 성장 한계
조직관리·마케팅·금융·세무 등
전문가 70명이 2년간 맞춤 설계



 국내 정밀 절삭공구 시장 점유율 2위 기업인 다인정공 윤혜섭(60) 회장이 그간 앓아왔던 조직 운영의 고민에 대해 털어놨다. 18일 오전 경기도 시흥 시화공단 다인정공 제1공장에서다. 윤 회장은 “매년 평균 12%씩 성장하고 10년 전보다 임직원은 두 배로 늘었지만, 덩치가 커질수록 조직 운영의 효율성이 떨어지는 게 고민이었다”며 “올해 초 대대적으로 조직 개편을 단행했음에도 조직별 분화가 어디가 잘못됐는지 부서 간 업무 공백이 발생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다인정공은 해외 수출을 포함해 올해 매출 1000억원이 예상되는 공구 시스템 제작업체다. 1988년 절삭공구 생산을 시작으로 기계, 자동차, 조선, 항공, 철도 등에 사용되는 금속가공 제품을 공급한다. 초정밀 제품을 생산하는 기술력을 인정받아 해외 수출이 늘어나면서 해외 영업 수출이 60%에 달한다.



 문제는 10년간 성장이 계속되면서 분화된 기능을 조직이 원활히 수행하지 못한다는 것이었다. 회사가 성장하는 대로 인력은 추가됐지만 각자 자신이 맡은 역할이 어떻게 확대되고 있는지 정확히 파악하지 못했다. 성장하는 중소기업들이 대부분 겪게 되는 ‘성장통’과 같은 전략 수립 부재에서 오는 문제였다. 영업과 생산을 연계시키기 위해 생산관리 조직과 영업관리 조직이 있었지만 서로 업무 연계가 이뤄지지 못한 채 삐걱거리기도 했다. 최근 들어 고객이 주문한 시간까지 처리돼야 하는 업무가 미뤄진 적도 있었다.



 이에 IBK컨설팅센터는 인력 배치와 업무 연계를 위한 조직관리에 컨설팅을 집중했다. 김태균 수석 컨설턴트는 “직원 면담 결과 영업이나 생산 조직원들의 직급이 관리직보다 높아 영업관리를 제대로 못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됐다”며 “국내와 해외의 속성이 다른 영업팀이 한 팀으로 묶여 있어 지역 특성화된 마케팅을 펼치지 못하고 있다는 것도 걸림돌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윤 회장은 이 같은 인사조직 수정에 대한 의견을 바로 받아들였다. 우선 전사 전략을 수립하는 기획조직을 만들어 의사 결정이 바로 이뤄지도록 했다. 국내와 해외 영업조직도 팀을 나눠 분산 배치했다. 그는 “그간 한번 의뢰할 때 수천만원을 호가하는 유료 컨설팅을 받았었는데 가장 현실적인 조언을 빠르게 받게 돼 길이 보이는 기분”이라고 전했다.



 다인정공은 IBK기업은행이 지난 2년간 추진해온 ‘참 좋은 무료 컨설팅’ 프로젝트의 1000번째 기업이다. 기업은행은 창립 50주년인 2011년 8월부터 올해 연말까지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1000개 기업을 무료 컨설팅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해 왔다. 위기 관리를 위해 전문 컨설팅이 필요하지만 컨설팅 수수료가 부담스러운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직접 전문인력을 투입해 컨설팅을 해준다는 취지에서다. 현재 회계법인, 글로벌 컨설팅회사, 국세청 등 금융 전문가 70여 명이 IBK컨설팅센터에 소속돼 있다.



 부산의 녹산공단의 선박 및 산업용 열교환기 생산업체 동화엔텍도 그중 한 곳이다. 이 회사 김동건 부사장은 “5~6년 차 대리급 직원들이 대기업으로 쉽게 이직해 경력 공백이 생기는 게 중소기업 입장으로서 가장 큰 고민이었다”면서 “IBK 컨설턴트들이 찾아와 2주간 300명 중 60명을 심층 면담해 회사가 그간 중구난방으로 얘기해 왔던 문제들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줬다”고 말했다.



 조준희 IBK 기업은행장은 “예상보다 1000개 무료 컨설팅 프로젝트를 일찍 달성하게 돼 추가로 1000개 무료 컨설팅 프로젝트를 다시 시작한다”며 “중소기업에서 ‘이제 그만 공짜로 해도 된다’고 말해줄 때까지 당분간은 무료로 계속 컨설팅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흥=이지상 기자
공유하기

중앙일보 뉴스레터를 신청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