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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 Report] 발톱 빼곤 버릴 게 없소 먹든 입든 다 쓰이는 소

중앙일보 2013.07.19 00:14 경제 2면 지면보기
한국인은 예부터 소의 머리부터 꼬리까지 모든 부위를 요리 재료로 써왔다. 전통적인 농경사회에서 논을 갈고 짐을 나르는 소가 그만큼 비싸고 귀한 존재였기 때문이다. 미국과 중국에도 소의 내장을 사용하는 요리가 있지만 살코기가 아닌 거의 모든 부위를 요리에 쓰는 것은 한국만의 특징이다.



 곱창·간·염통 등 소의 내장은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는 요리 재료다. 곱창은 우시장 주변 식당에서 먹을 수 있는 대표적인 서민 음식이었다. 동의보감에는 곱창이 위 등 오장을 보호하고 정력과 해독, 피부미용에 좋다고 쓰여 있다. 간과 염통은 철분이 풍부해 빈혈 예방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소의 피도 음식에 쓰인다. 술로 지친 속을 달래주는 선지해장국의 주재료다. 선지해장국은 단백질이 많은 불투명 젤리 모양의 선지를 콩나물·우거지 등과 함께 끓여 만든다. 소의 뼈·꼬리·머리 등은 살코기를 사먹기가 어려웠던 시절 서민들의 영양 공급원이 됐다. 사골곰탕·우족탕·꼬리곰탕 등은 모두 뼈를 오랫동안 고아 낸 뽀얀 국물이 특징이다.



 음식 외의 용도도 다양하다. 소가죽은 옷·벨트·신발 등에 쓰이는 대표적인 재료다. 특히 한우 가죽은 잘 끊어지지 않아 공장에서 동력전달 벨트로도 이용한다. 소 지방인 우지(牛脂)는 요즘 비누·양초 제조에 이용된다.



 한국인이 가장 많이 찾는 쇠고기 부위는 무엇일까. 농촌진흥청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한국 사람은 쇠고기 전체 부위 중 양지 구매비율(15.1%)이 가장 높다. 양지는 소의 가슴과 배 부분이다. 정육점이나 식당에서 파는 차돌박이·치마살 등이 양지 부위에서 나온다. 양지 부위는 대개 육질이 치밀해 주로 국거리나 장조림에 쓰인다.



 그다음 인기가 좋은 부위는 등심(7.2%)이다. 한국에서는 지방질이 고루 퍼져 있는 등심이 대표적인 고급 부위로 대접받는다. 등급이 높은 등심은 구이용으로 쓰인다. 불고기나 전골 등에 쓰이는 등심은 구이용보다 대체로 등급이 낮다.



 인기 순위 3위는 갈비(5.3%)다. 토시살·안창살·제비추리라는 이름으로 정육점에 나오는 고기들이 모두 갈비 부위에 해당한다. 뼈와 함께 굽거나 국을 끓여 먹는다. 그래서 육즙과 골즙이 함께 어우러진 맛을 즐기는 사람들에게 인기가 높다. 구이·불고기·장조림용으로 쓰이는 목심(5.3%)도 선호 부위다.



 박범영 국립축산과학원 축산물이용과장은 “시대마다 쇠고기의 부위별 상대적 인기가 조금씩 변하지만 거의 모든 부위를 다 요리에 쓴다는 사실엔 변함이 없다”며 “소의 발톱만 쓰이는 곳이 없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세종=최선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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