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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서울에 온 북한 선수단을 환영한다

중앙일보 2013.07.19 00:01 종합 30면 지면보기
탁구 시합이 역사적인 미·중 화해의 물꼬를 트는 계기가 됐듯이 남북 간에도 스포츠 교류가 관계 개선의 촉매제 역할을 한 전례가 적지 않다. 1990년 10월 경평(서울·평양) 축구대회가 44년 만에 부활하고 약 1년 후 남북 기본합의서가 채택됐다. 99년 8월 평양에서 남북 노동자 축구대회가 열린 지 약 열 달 후인 2000년 6월 첫 남북 정상회담이 개최됐다. 20~28일 한국에서 열리는 2013 동아시아연맹 축구선수권대회 참가를 위해 어제 서울에 온 39명의 북한 여자축구 선수단을 우리가 주목하는 이유다. 북한 선수단이 방한한 것은 2009년 4월 서울에서 열린 2010 남아공 월드컵 예선전에 북한 축구 대표팀이 참가한 후 4년3개월 만이다.



 91년 2월 남북이 국제대회에 단일팀을 구성해 출전키로 하는 역사적 합의를 한 이후 남북의 스포츠 교류와 협력은 큰 진전을 보였다. 그해 4월 일본 지바(千葉)에서 열린 제41회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서 ‘코리아팀’은 여자단체전 우승의 위업을 이뤄 냈다. 2000년 시드니 올림픽을 필두로 아홉 차례의 크고 작은 국제대회에서 남북 선수단은 ‘한반도기’를 앞세우고 공동 입장했다. 2002 부산아시안게임과 2003 대구유니버시아드대회에 북한은 선수단은 물론이고 대규모 응원단까지 파견하면서 남북 스포츠 교류는 절정을 이뤘다.



 하지만 이명박정부 들어 남북 스포츠 교류는 사실상 전면중단됐다. 이명박정부의 강경한 대북정책 탓도 있지만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 등 북한의 도발 탓이 컸다. 박근혜정부는 남북 관계와 상관없이 순수한 인도적 지원과 스포츠·문화 교류는 하겠다는 입장이다. 북한 여자축구팀의 방한을 승인하고, 2014 인천아시안게임 참가를 북한에 요청한 것도 이런 취지에서일 것이다. 한국농구연맹(KBL)은 다음 달 북한 남자농구단을 초청해 남북 농구대잔치를 개최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남북 대화가 재개됐지만 개성공단 정상화를 위한 실무회담은 여전히 난항을 겪고 있다. 북한 선수단의 이번 방한이 남북 스포츠 교류와 협력에 다시 불을 지피고, 남북 관계에도 훈풍으로 작용하기 바란다. 북한 여자축구 선수단의 방한을 환영하며 선전을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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