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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햄버거·피자도 중기 적합업종 지정해달라

중앙일보 2013.07.18 03:00 경제 6면 지면보기
제과와 외식업에 이어 커피·햄버거·피자도 중소기업 적합업종 지정 시비에 휘말렸다.


휴게음식업중앙회, 신청 방침
동반위 "엄밀히 검토" 입장 변화
관련 기업 "시장지배력 고려를"
이미 입점 규제, 과잉 논란 일 듯

 휴게음식업중앙회는 17일 “이사회 결의를 거쳐 9월 10일께 동반성장위원회(이하 동반위)에 햄버거·피자·커피업종을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신청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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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휴게음식업중앙회는 차·음료·아이스크림이나 햄버거·피자·김밥 등을 파는 영세 요식업자들로 구성된 단체로, 회원 수는 약 4만 명이다. 이 단체는 4월부터 5명의 전담팀을 구성해 중기 적합업종 신청을 위한 준비 작업을 벌여 왔다. 피자와 커피전문점은 신규 점포를 낼 때 일정 거리를 지켜야 하는 입점 규제를 이미 받고 있어 이들 업종이 중기 적합업종으로 지정될 경우 ‘과잉 규제’ 논란이 커질 전망이다.



 커피·햄버거·피자 영세상인들은 프랜차이즈업체의 신규 출점 금지나 현재 점포 수 동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들의 요구대로 커피·햄버거·피자업종이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되면 롯데리아나 카페베네·미스터피자 등 국내 외식업체는 물론 스타벅스·맥도날드·피자헛 등 외국계 업체들도 3년간 신규 출점이 불가능해진다. 김수복 휴게음식점중앙회 기획국장은 “최근 몇 년 새 스타벅스·카페베네 등 국내외 대형 프랜차이즈가 점포를 늘려 개인 사업자나 소형 업체들이 시장에서 밀려나고 있다”며 “스타벅스는 지난해만도 100여 개의 신규 출점을 하는 등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휴게음식업중앙회는 특히 커피전문점을 가장 큰 타깃으로 보고 있다. 이 단체 회원의 약 80%가 소규모 커피숍을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주목되는 것은 동반위 입장 변화다. 당초 동반위는 지난 2월 “커피와 피자, 햄버거 업종은 식품위생법상 휴게음식업종에 속한다”며 “일반음식점이 회원사로 돼 있는 외식업중앙회는 이들 업종을 적합업종으로 신청할 수 없다”고 사실상 지정 불가 유권해석을 내렸었다. 하지만 최근 “휴게음식업중앙회와 관련 문제들을 상의할 예정”이라며 “만약 이 단체로부터 중기 적합업종 지정 신청이 들어오면 엄밀히 검토해 처리하겠다”는 쪽으로 돌아섰다.



 앞서 중기 적합업종으로 지정된 제과점·외식업의 경우 관련 이익단체가 지정을 신청하고 동반위가 수용하기까지 6∼7개월 정도 걸렸다. 그런 만큼 내년 상반기 내로 햄버거·피자·커피업종의 중소기업 적합업종 지정 여부가 결판이 날 전망이다. 규제 대상으로 지목된 프랜차이즈 기업들은 당혹감과 불만을 감추지 않고 있다.



 CJ푸드빌은 “제과업·외식업에 이어 올해 들어서만 적합업종 당사자가 된 게 세 번째”라며 “외국계 기업에 대한 규제 여부나 업체별 시장지배력 등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CJ푸드빌의 경우 제과점 ‘뚜레쥬르’와 패밀리레스토랑 ‘VIPS(빕스)’를 운영하고 있어 지난 2월과 5월 두 차례에 걸쳐 동반위의 규제 대상으로 포함됐다.



 게다가 사실 피자와 커피전문점은 이미 지난해 11월부터 공정위의 모범거래 기준에 따른 입점 규제를 받고 있다. 미스터피자·도미노피자 같은 피자 프랜차이즈는 기존 가맹점 반경 1500m 이내에는 신규 입점이 불가능하다.



 커피전문점의 경우도 카페베네·엔제리너스·할리스커피·탐앤탐스·투썸플레이스 등 5개 업체는 기존 매장 반경 500m 밖에서만 매장을 열 수 있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커피·피자 등의 업종은 이미 시장이 대규모화됐기 때문에 적합업종으로 선정해도 골목상권과는 관계가 없는 일”이라며 “글로벌 스탠더드에도 맞지 않아 국가적 신뢰를 잃을 우려도 크다”고 지적했다.



김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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