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현대그룹 그림자 실세' 계열사 돈 90억원 부당하게 받은 의혹

중앙일보 2013.07.16 03:00 종합 13면 지면보기
황두연 대표
검찰이 황두연(51) ISMG 코리아 대표가 운영하는 회사 두 곳으로 현대그룹에서 60억원대 부당대출과 30억원대 자문료 과다지급을 해 준 정황을 잡고 수사 중이다. 검찰은 금융감독원과 국세청 등에서 확보한 자료를 분석하는 대로 황 대표를 비롯한 관련자를 소환 조사할 계획이다. 황 대표는 현대그룹의 광고제작·컨설팅을 대행하는 ISMG 코리아를 운영하고 있다. 현대그룹 내에서 맡고 있는 공식 직책이 없지만 ‘그룹의 그림자 실세’로 불릴 정도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대상선·현대저축은행서 허위 자문료, 부당 대출 정황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3부(부장 황의수)는 부동산 투자회사인 더블유엠인베스트먼트와 현대저축은행 대출모집 수탁업체인 ㈜쏘오트를 수사 중인 것으로 15일 확인됐다. 두 곳 모두 황 대표가 실질적 지배권을 갖고 운영 중인 회사다. 황 대표는 더블유엠인베스트먼트의 사내이사로 재직했다. 쏘오트는 아내 윤모씨 명의로 지분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더블유엠인베스트먼트가 현대그룹 계열사들에 실제 자문을 하지 않았는데도 이름만 걸어놓고 자문료 명목의 돈을 받아간 혐의를 추적하고 있다. 특히 현대저축은행은 2012년 6월과 8월 두 차례에 걸쳐 회사 돈 3억3000만원을 더블유엠인베스트먼트 측에 부당 지급한 혐의가 드러났다. 검찰은 이 돈이 형식적인 소매금융컨설팅 보고서를 제공하는 대가인 것으로 판단하고 자문료 지급을 결정하는 데 그룹 경영진 등 윗선이 개입했는지 여부를 확인할 계획이다. 검찰은 현대상선 등 다른 계열사들도 허위 자문료 30억여원을 지급했다는 첩보를 입수, 이 돈이 실제 황 대표의 비자금 조성으로 이어졌는지를 들여다보고 있다.



 검찰은 또 쏘오트가 현대저축은행으로부터 2012년 2월과 8월 각각 50억원과 10억원을 정상적인 절차 없이 부당 대출받은 사실을 금감원에서 통보받아 확인 중이다. 쏘오트가 500억원대 채권 매입 중개 등을 처리하면서 채권매입 수수료 수십억원을 과다 지급받은 정황도 포착됐다. 검찰은 수수료를 과다 지급해주는 대가로 현대저축은행 경영진이 10억원가량을 돌려받은 혐의도 잡고 수사 중이다. 검찰 관계자는 “(황 대표와 관련해) 의혹이 제기된 부분을 필요하면 모두 조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앞서 현대증권 노조는 지난해 11월 황 대표가 참석한 현대그룹 사장단회의 녹취록을 공개하면서 그를 “현대그룹을 사실상 지배하는 사람”이라고 지목했다. 노조는 올 3월 “현대증권 홍콩현지법인에서 1억 달러를 유상증자하는 과정에 부당 개입했다”며 황 대표를 검찰에 고발했다.



 검찰은 이와 별도로 현대상선이 미국 내 물류를 담당하는 용역업체를 통해 황 대표가 340만 달러 상당의 비자금을 조성한 정황을 포착해 수사해 왔다.



심새롬 기자



관련기사

▶ 현대 실세 황두연, 출국금지 모르고 공항갔다 '망신'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