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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 → 선별 보장 … 박근혜 복지 중심이동

중앙일보 2013.07.16 00:50 종합 6면 지면보기
박근혜정부의 핵심 복지공약은 기초연금, 4대 중증질환 보장, 무상보육이다. 지난해 선거 때 100% 보장 또는 모든 대상자 보장을 제시했으나 무상보육만 유지됐을 뿐 나머지는 범위가 축소된 채 실행안이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100% 복지에서 다수를 보장하는 선별적 복지로 이동하는 모양새다.


모든 노인 준다던 기초연금
하위 70%에 차등지급 가닥
4대 중증도 보장범위 축소
무상보육만 공약대로 진행

 선거공약의 하나였던 0~5세 무상보육은 올 1월 시행됐다. 모든 0~5세 아동이 어린이집 보육료, 가정양육수당을 골라 쓰고 있다. 지난해 12월 선거가 끝나자마자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대로 여야 합의로 무상보육·양육 시행방안을 통과시켰다. 정부의 선별 보육방침은 공약에 밀려 없던 일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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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장 주목을 받은 공약은 기초연금이다. 박 대통령은 지난해 선거 때 모든 노인에게 월 20만원을 지급하겠다고 약속했다. 올 2월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이 계획을 축소해 4만~20만원의 지급방안을 제시했다. 이를 토대로 국민행복연금위원회(위원장 김상균 서울대 명예교수)는 6차례 회의를 거친 뒤 15일 최종회의를 열었지만 합의안을 마련하지 못했다. 위원회는 추가 합의를 시도한 뒤 17일 최종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는 위원회를 탈퇴한 민주노총·한국노총·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대표가 합의서에 서명하도록 유도하기 위한 과정일 뿐이다. 이미 축소 쪽으로 방향이 잡혔다. 공약이나 인수위 안은 모든 노인에게 기초연금을 지급하는 것이었으나 위원회는 소득 하위 70%로 대상을 좁혔고, 20만원을 일괄 지급하는 게 아니라 저소득층이 많이 받도록 차등화하기로 했다. 또 지급 기준을 소득 하위 70%가 아니라 최저생계비의 150% 이하(1인 가구는 월 86만원, 2인 가구는 146만원)로 정하는 방안을 함께 담기로 했다. 이럴 경우 소득 하위 70% 때보다 대상자가 더 줄어든다.



 차등화 방법으로는 소득에 맞추거나 국민연금과 연계하는 방안을 함께 제시하기로 했다. 민주노총 등이 제시한 소득 하위 70~80%에게 20만원을 지급한다는 것도 위원회 안에 포함될 예정이지만 정부의 최종안으로 채택될 가능성이 그리 크지는 않다. 정부는 위원회 안을 토대로 다음 달 말까지 최종안을 확정해 10월께 기초노령연금법·국민연금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복지부는 지난달 말 암·심장병·뇌질환·희귀병 등 4대 중증질환 보장방안을 공개했다. 의학적으로 타당성이 있는 치료제와 검사는 건강보험을 적용하고, 필요성이 약한 것은 선별적으로 보장하기로 했다. 이럴 경우 보장률이 현재 진료비의 76%에서 83%로 올라가긴 하지만 애초에 공약했던 100% 보장과는 거리가 있다.



 기초연금과 의료보장이 실행 단계에서 축소 쪽으로 가닥이 잡힌 이유는 지속가능성 때문이다. 급속한 노령화로 인해 기초연금만 하더라도 공약대로 하면 2040년까지 161조원(현재 화폐가치 기준)이, 인수위 안대로라면 117조원이 든다. 국민행복연금위원회의 축소안대로 해도 66조~89조원이 든다. 국민행복연금위원회 관계자는 “어느 안을 중심으로 정부의 최종안을 마련하더라도 대상자가 노인의 100%에서 소득 하위 70% 또는 80%로 줄어든다”며 “위원회가 기초연금의 지속가능성과 나라 살림을 고려해 대안을 마련한 것”이라고 말했다. 4대 중증질환 보장도 공약대로 가면 무상의료에 가까워진다. 이렇게 되면 병원 문턱이 낮아져 의료 이용이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비판을 어느 정도 수용한 것이다. 익명을 원한 정부 관계자는 “그동안 국민행복연금위원회의 논의사항이 수시로 청와대에 보고된 걸로 안다”며 “경제환경이 좋지 않아 대상 축소가 불가피한데 청와대가 어떤 결단을 하느냐만 남았다”고 말했다.



신성식 선임기자, 장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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