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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원기자 리포트] 때론 도도하게, 때론 천사같이 … 브랜드 '연애의 기술'

중앙일보 2013.07.16 00:41 경제 3면 지면보기
브랜드는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다. 하지만 진짜 사랑을 받으려면 자신을 좀 더 매력적으로 만들 수 있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래서 브랜드가 소비자에게 소구하는 과정은 마치 연애의 ‘밀당(밀고 당기기)’과 흡사하다.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는 적절한 연애술을 구사하는 것이다. ‘연애의 비법’을 깨우친 고수 브랜드들을 조사해 소비자의 사랑을 받는 법을 분석해봤다.



① 까칠한 ‘나쁜 브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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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까칠하고 도도한 여자 또는 ‘나쁜 남자’가 연애할 때 매력적으로 보이는 것이 현실이다. 브랜드에도 까칠하고 도도한 모습을 보여 오히려 소비자에게 어필하는 브랜드가 있다. 일본 그래픽카드 시장의 1위이자 컴퓨터 매니어들 사이에서 선망의 브랜드로 평가받는 ‘현인지향(玄人志向)’은 매뉴얼에 이런 문구들이 들어 있다. ‘문의사절!’ ‘AS 안 됩니다’ ‘문제가 생기면 알아서 해결하세요’ 등등. 처음 접하는 소비자들은 당황하거나 화가 난다. 이와 함께 ‘얼마나 자신 있길래 이런 말을 할까’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실제로 현인지향의 제품은 품질과 기술력이 뛰어나 AS가 필요할 정도의 큰 문제가 거의 생기지 않고,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다고 한다. 자신감이 있다면 때론 이러한 까칠한 행동이 그 브랜드를 더욱 매력적으로 보이게 한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청바지 브랜드 ‘디젤’ 또한 까칠하고 때론 버릇 없어 보일 수 있는 비주류·반문화적 마케팅 활동을 편다. 이를 통해 디젤의 창의적 디자인을 더욱 돋보이게 하고 있다. 그런데 주의할 점이 있다. 뛰어난 능력을 한 가지라도 갖고 있지 않은데 이런 까칠하고 도도한 마케팅 활동을 할 경우 그냥 나쁜 브랜드로 인식될 수 있다는 점이다.



② 선하고 착한 이미지로 승부



 우리는 사회적으로 바람직하다고 생각되는 행동을 하는 사람들에게 호감을 느끼게 마련이다. 브랜드 중에서도 이런 ‘천사표’ 브랜드가 있다. 미국 탐스 슈즈는 시작부터 남을 돕기 위해 만든 브랜드다. 가난한 국가의 어린이들이 신발이 없어 여러 질병에 쉽게 노출되고, 학교조차 다닐 수 없는 경우가 많다. 이들을 돕기 위해 2006년 ‘내일을 위한 신발(Shoes for tomorrow)’이라는 모토로 만들어졌다. 소비자가 한 켤레의 신발을 구입하면 회사가 한 켤레의 신발을 제3세계 어린이들에게 기부하는 일대일 기부 방식(One for one)을 채택하고 있다. 특별히 광고를 하지 않았는데도 현재 30여 개국에 지부를 둔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했다. 30년 가까이 ‘우리 강산 푸르게 푸르게’ 환경 캠페인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는 유한 킴벌리 또한 착한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③ 솔직함이 신뢰 얻는 지름길



 때론 솔직함이 사랑의 묘약으로 작용한다. 친환경 소재로 아웃도어 의류를 만드는 ‘파타고니아’는 매출의 1%를 환경보호에 기부할 정도로 친환경 지향성이 뚜렷하다. 그런데 이를 알리는 방식이 독특하다. 파타고니아는 홈페이지에 “운송에 트럭을 사용해 매연을 배출하고 있습니다” “우리 옷 무게 3분의 1 이상의 쓰레기로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등 잘못된 부분을 솔직하게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이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과 의지도 함께 전한다. 파타고니아는 10년 연속 포춘 선정 100대 브랜드에 선정될 정도로 사랑받는 업체가 됐다. 국내에도 솔직함을 고객에게 다가가는 방법으로 쓴 브랜드가 있다. 애경의 액체세제 ‘리큐’는 ‘세제를 많이 쓴다고 세탁력이 강해지지 않는다’는 솔직한 고백과 함께 정량 사용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④ 이국적인 매력을 풍겨라



 사람들은 이국적인 것에 대한 동경심을 갖고 있으며, 쉽게 그 매력에 빠져든다. 홀로 간 해외 여행에서 사랑에 빠지는 사람이 많은 것도 그래서인지 모른다. 브랜드도 이국적인 매력이 사랑의 묘약으로 작용한다. 1982년 서울 압구정동의 작은 소품 가구가게로 시작한 가구 브랜드 ‘까사미아’는 이탈리아어로 ‘나의 집’이라는 의미다. 이탈리아는 가구로 유명하다. 브랜드 이름과 ‘물 건너 온 듯한’ 느낌의 제품 스타일이 강남 주부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치열한 국내 피자 시장에 후발 주자로 진입한 ‘파파존스’도 마찬가지다. 해외 유학파들이 현지에서 즐겨 먹던 피자로 인식되면서 입소문만으로 2년 만에 매출 150억원을 달성했다. 맛도 국내 입맛에 맞추기보다는 토핑을 듬뿍 올린 짭조름한 미국 스타일을 강조하고 있다.



⑤ 본능을 강조해 마음을 사로잡아라



 때론 본능적인 행동과 모습이 사랑의 묘약으로 작용한다. ‘캘빈클라인’은 현대인의 본능적 욕망을 패션의 매력과 효과적으로 결합한 브랜드다. 강렬한 성적 이미지를 사용해 브랜드의 특별한 아우라를 만들어냈다. 고급 모터사이클의 대명사 ‘할리데이비슨’도 욕망을 자극하는 브랜드다. 일반 레저용 모터사이클보다 배기량이 훨씬 높고, 엔진 소리도 우렁차다. 특히 V형 트윈 엔진에서 나오는 진동과 말발굽 소리와 비슷한 엔진 배기음이 독특하다. 이런 놀라운 소리가 세계 매니어들의 가슴을 뛰게 하는 매력 포인트로 작용하고 있다.



 ‘사랑하기 때문에 헤어진다’는 말이 있다. 세상에서 가장 이해하기 힘든 말이다. 싫어하기 때문에 헤어지는 것이다. 브랜드도 마찬가지다. 사랑스러운 매력이 없기 때문에 소비자가 찾지 않고 매장에 먼지만 쌓이고 있는 것이다. 지금 당신의 브랜드는 사랑받고 있는가. 그렇지 않다면 사랑의 고수 브랜드들로부터 배우기 바란다.



허웅 오리콤 브랜드전략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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