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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뺑소니 꼼짝마' 검거율 100% … "대부분 음주 운전자들이 줄행랑"

중앙일보 2013.07.16 00:30 2면 지면보기
천안동남경찰서 교통조사계 뺑소니전담반 신은섭 반장(왼쪽)과 손정두 경사가 차량을 살펴보며 의견을 나누고 있다.


최근 경찰은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대대적인 음주운전 단속을 실시했다. 실적 쌓기를 위한 돌발 단속이 아니라 계도를 위한 예고 단속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전국적으로 3시간여 만에 무려 1000여 명이 넘는 음주운전자가 적발됐다. 이는 올해 하루 평균 단속 인원 707명보다 53.6%가 많은 숫자라고 하니 심각한 사회문제가 아닐 수 없다.

천안 동남경찰서 교통조사계



하지만 음주운전자 적발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바로 뺑소니 사고다. 음주 사고를 내고 당시 상황만을 모면하려는 운전자가 차량은 물론, 사람을 치고도 도주하는 상황이다 보니 보다 현실적이고 강력한 조치가 요구되고 있다. 지난 11일, 뺑소니 사고를 100% 해결하며 충남 지역 최고의 뺑소니반으로 인정받고 있는 천안 동남경찰서 교통조사계 뺑소니 전담반을 방문했다.



#1 지난달 25일 밤 11시40분경. 천안동남경찰서에 긴박한 신고 전화가 접수됐다. 차량 사고로 인해 행인이 숨졌다는 신고였다. 사건 당일 천안시 동남구 신방동 새말사거리 인근 도로에서 승용차를 몰고 가던 A씨가 도로를 건너던 20대 남성을 미처 발견하지 못하고 가격했다. 차에 치인 20대 남성은 그 충격으로 인해 반대편 차선으로 튕겨져 나갔고 마주 오던 승합차에 다시 한번 치인 뒤 그 자리에서 숨지고 말았다. 사고를 낸 A씨는 현장을 빠져 나가 도주했지만 결국 사고 발생 2시간여 만에 검거됐다. 검거 당시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145%로 만취 상태였다. A씨는 현재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도주차량) 혐의로 구속 수사 중이다.



 #2 같은 달 1일 새벽 시간대. 혈중알코올농도 0.193%의 만취 상태였던 B씨는 음주 상태에서 천안시 동남구 원성동 소재 편도 3차로 도로를 건너던 10대 남성 보행자를 치고 현장을 이탈해 달아났다. 하지만 사고현장 인근에서 이를 목격한 견인차 기사가 뺑소니를 친 B씨를 끝까지 추격해 뺑소니범을 경찰에 인계했다. B씨 역시 현재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도주차량) 혐의로 구속 수사 중이며 뺑소니범 검거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견인차 기사는 유공시민 표창과 함께 포상금을 받았다.



 지난달 25일 신방동 새말사거리에서 발생한 뺑소니 사고는 자칫 범인 검거가 장기화 될 수 있는 사건이었지만 동남서 뺑소니 전담반 손정두 경사의 끈질긴 추적 끝에 사건 발생 2시간 여 만에 뺑소니범을 검거할 수 있었다. 사건 당일 뺑소니 신고 접수를 받고 사고 현장에 출동한 손 경사는 직감적으로 단순 교통사고가 아님을 직감했다.



뺑소니 차량의 실제 모습.
 “사고 현장에 도착해보니 피해자가 쓰러져 있는 차선 외에도 반대편 차선에 부서진 차량 파편들이 사방에 널려 있더군요. 직감적으로 ‘마지막으로 충돌한 승합차가 아닌 또 다른 차량이 1차적으로 피해자를 치었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사고 현장 맞은편에 있던 사이드 미러 등 차량 잔해들을 모두 수거한 뒤 예상 도주로를 살펴봤습니다. 하지만 일부 차량 파손물과 색깔만으로 가해 차량을 찾기란 쉽지 않은 일이었습니다. 할 수 없이 예상 도주로 상에 있는 아파트 단지를 모두 찾아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600여 대 이상의 차량을 수색한 끝에 가해차량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이런 경우 십중팔구 음주운전인 경우가 많은데 가해차량의 운전자 역시 음주측정을 해보니 만취 상태였습니다.”



 이처럼 음주운전은 사망이라는 참극까지 일으킬 만큼 무서운 살인 행위며 뺑소니는 이보다 더 큰 사회적 문제로 연결되고 있다.



 올해 동남서에 접수된 뺑소니 사건을 보면 총 21건이 발생해 2명이 사망하고 37명이 크고 작은 부상을 입었다. 동남서 뺑소니 전담반에서는 올해 발생한 모든 뺑소니 범죄를 해결하고 100% 검거율을 자랑하고 있지만 전담반 조사관들은 뺑소니 사건이 점점 줄어들어야 깨끗하고 정의로운 사회가 구현된다고 입을 모은다.



 뺑소니반을 이끌고 있는 신은섭 반장은 뺑소니 사고를 줄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시민들의 인식 변화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지난달 말 기준으로 총 21건의 뺑소니 사고가 발생하고 이를 모두 해결했지만 이는 뺑소니 혐의가 인정된 사건에 대한 통계입니다. 사실 하루에 접수되는 뺑소니 건은 평균 5건 이상으로 1년을 기준으로 한다면 1800여 건이 넘는다고 봐야 합니다. 물론 이 중에는 아주 경미한 사고거나 운전자가 사고 자체를 인지하지 못해 발생하는 경우도 있지만 문제는 음주 후에 일어나는 사고의 경우 그 정도가 심각하고 이 같은 사고는 뺑소니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이 때문에 뺑소니 사건이 줄어들기 위해서는 ‘한 잔 정도는 괜찮겠지’하는 일부 시민들의 안일한 인식이 바뀌어야 합니다.”



 한편, 뺑소니 사망사고의 경우 최대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형에 처해지며 상해에 이르게 한 경우에는 1년 이상의 유기징역 또는 500만원 이상 3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이 내려진다.



글=최진섭 기자

사진=조영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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