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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회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100세 우칭위안 선생의 가르침

중앙일보 2013.07.15 00:57 경제 11면 지면보기
<결승 2국>

○ ·구리 9단(1패) ●·이세돌 9단(1승)



제1보(1~16)=“바둑은 조화(調和)다”라고 말한 분은 우칭위안(吳淸源) 9단이죠. 조화는 ‘밸런스’에 가깝지만 그렇다고 ‘균형’과는 조금 다른 느낌이 드네요. 조화에는 ‘녹아든다’는 느낌이 섞여 있다는 생각입니다. 1914년에 났으니 올해 한국 나이로 100세가 됐네요. 도쿄 교외에서 아직도 건강하게 살고 계신다는 소식입니다. 그는 중국과 일본이 전쟁하던 30~40년대 일본에서 활동했기에 마음고생을 많이 했습니다. 그래서인지 ‘슬퍼하지 말라’는 뜻을 지닌 그의 수필집 ‘막수(莫愁)’에는 애잔한 슬픔이 가득합니다.



 갑자기 우칭위안 선생이 떠오른 건 포석 때문입니다. 포석에선 특히 조화가 중요하지요. 그런데 어떤 게 조화일까요. 6은 포석이 강한 구리 9단이 백으로 가끔 둡니다. 6은 밋밋하지요. 하지만 뭔가 녹아드는 느낌이 있습니다. 이에 대비되는 수가 이세돌 9단의 15인데요. 한국류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이 수는 잔잔함이나 녹아듬과는 거리가 멀지요. 대단히 노골적이고 파격적인 수인데요. 이 수가 등장한 이후 참으로 수많은 변화가 연구되었지요. 수의 발전에 지대한 공헌을 했습니다. 그러나 이 수는 조화의 차원에서 보면 나의 조화를 추구하기보다는 ‘상대의 조화를 깨뜨리려는 수’라는 느낌을 줍니다.



 바둑이 조화라면 상대의 조화를 깨뜨리는 것도 좋은 전략이겠지요. 그래서 이 수는 여전히 인기가 높습니다. 15에 대한 변화 중에서 최신판은 ‘참고도’입니다. 다만 흑▲가 A에 있을 때 얘기지요. 구리는 16으로 변신했습니다.



박치문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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