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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얄미운 비 고마운 비

중앙일보 2013.07.15 00:19 종합 24면 지면보기
비가 오면 슬쩍 웃는 야구 선수가 많다. 뜻밖의 휴식을 취할 수 있어서다. 하지만 마냥 좋을 순 없다. KIA는 지난 4일부터 14일까지 열하루 동안 고작 두 경기밖에 치르지 못해 경기 감각을 잃을까 걱정이다. 사진은 지난 2일 인천 문학경기장의 SK-KIA전. [인천=뉴시스]


팀당 128경기의 장기 레이스를 치르는 프로야구의 여름철 최대 변수는 장맛비다. 우천 연기되는 경기가 늘어나며 경기 일정이 들쭉날쭉해졌다. 올해는 9개 구단 체제로 나흘 휴식기가 생겨 비가 오는 시기가 더욱 중요해졌다. 똑같은 비라도 상황에 따라 구단들을 울리기도, 웃기기도 한다.

긴 휴식에 6위 추락, 맥 빠진 KIA
일정 어긋나 7월에 4경기만 치러
투타 모두 실전감각 떨어져 고전



 ◆비가 야속한 KIA … 6위로 추락=KIA는 7월 들어 단 4경기만을 치렀다. 나흘 휴식기(8~11일) 전후로 비가 오락가락하며 제대로 된 일정을 소화할 수가 없었다. 선동열 KIA 감독은 “지나치게 많이 쉬는 것도 문제”라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투수 김진우(30)는 지난 2일 SK전 이후로 열흘 넘도록 등판을 하지 못했다. “나도 경기에 나가고 싶다. 이러다 전반기가 끝나겠다”고 푸념할 정도다.



 처음부터 비가 야속했던 건 아니다. KIA는 주전 선수들의 이탈과 부상으로 시름이 깊다. 마무리 투수 앤서니(31)와 선발 양현종(25)이 나란히 부진과 부상으로 2군에 내려갔다. 이용규(28)와 김주찬(32)은 부상으로 정상 컨디션이 아니다. 적당한 휴식을 반등 기회로 삼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휴식기가 길어지며 ‘적당한’ 선을 넘은 것이 문제다. 경기를 통해 타격감을 유지해야 하는 타자들은 물론 투수들 역시 경기 감각 조절에 어려움을 겪었다.



 선 감독의 걱정은 일주일 만에 열린 13일 두산전에서 현실이 됐다. KIA는 2-9로 무기력한 패배를 당하며 6위로 떨어졌다. 선수들의 실전감각이 확실히 떨어져 있었다. 중심타자들은 11타수 2안타로 침묵했고, 앤서니의 빈자리를 메워야 할 박지훈과 송은범은 2이닝을 이어 던지며 3실점을 했다. KIA는 상대 팀과의 싸움은 물론 자신의 컨디션을 끌어올려야 하는 또 하나의 사투를 벌이게 됐다.



 ◆비가 반가운 LG … 단독 2위 지원군=장대 같은 빗줄기가 LG엔 단비였다. LG는 올 시즌 74경기(14일 현재)를 치러 9개 구단 중 가장 많은 경기를 소화했다. 그중 한 점 차 승부는 24번으로 롯데(25번)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막판까지 접전을 치르며 선수단의 부담도 컸다. 필승 계투조의 등판도 잦았다. 6월 말까지 평균자책점 2.99로 철벽을 자랑했던 LG의 불펜진은 7월(8경기) 평균자책점이 4.76까지 올랐다. 여기에 투수 주키치(31)는 부진으로 지난 9일 1군 엔트리가 말소돼 선발진에 구멍이 났다. 휴식이 절실한 상황. 때마침 내린 비로 LG는 한숨을 돌리게 됐다.



 LG는 12일 문학 SK전이 우천 연기돼 꿀맛 같은 휴식일을 가졌다. 그리고 다음 날 10-1 대승을 거두며 넥센을 누르고 단독 2위로 올라섰다. 이날 선발승을 올린 류제국(30)은 “우천 취소로 인한 휴식이 나를 비롯해 선수단 전체에 체력적으로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김기태 LG 감독 역시 “비로 인해 경기가 취소된 것이 우리에게는 이득이 됐다. 올스타전까지 선발 로테이션에 문제가 없다”며 반겼다.



 LG는 14일 SK전도 우천 연기돼 이날 선발 투수로 예고됐던 신정락을 아끼게 됐다. 올스타 휴식기까지 롯데와의 두 경기만을 남긴 LG는 롯데전에서 리즈(30)·우규민(28)·신정락(26)을 모두 투입해 총력전을 펼칠 수 있게 됐다.



두산-KIA(잠실), 삼성-한화(대구)도 우천 취소됐다. 14일 마산구장에서 유일하게 열린 NC-롯데 경기는 NC가 10-1로 대승, 상대 전적 5승5패1무로 균형을 이뤘다. NC는 선발 찰리가 6이닝 동안 무실점 호투(6승째)했고 타선도 장단 15안타를 터뜨려 10-1로 승리했다.



김주희 기자



◆프로야구 전적(14일) NC 10-1 롯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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