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삶과 추억] 창업주·공학자 보스 교수 별세

중앙일보 2013.07.15 00:11 종합 26면 지면보기
2007년 미 매사추세츠주 보스 사옥 앞에 선 아므르 보스. [AP=뉴시스]
1978년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의 아므르 보스 교수는 유럽행 비행기 안에서 당시로선 처음 제공된 기내 헤드폰을 머리에 썼다. 하지만 엔진 소음으로 도저히 음악을 즐길 수 없었다. 보스턴으로 돌아온 그는 기내 헤드폰 개발에 매달렸다. 64년 자신의 이름을 따 설립한 스피커업체 보스(Bose)의 전매 특허인 소음 제거 기술을 적용했다. 86년 세계 첫 소음 제거 헤드폰이 세상에 나왔다. 굉음 속에서 관제탑과 교신해야 하는 전투기·민항기 조종사들에게 가장 먼저 보급됐고, 이윽고 대중에게도 판매됐다.


음향기기 대중화 이끈 보스의 '보스'
소음 제거 헤드폰 혁신 상징
‘'스 901' 히트, MIT에 기부

 고품질 오디오 기기업체 ‘보스’의 창업주이자 혁신적인 음향 공학자 보스 교수가 타계했다. 84세. 보스의 밥 마레스카 사장은 12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고인은 50년 전 연구와 혁신에 중점을 두고 보스를 설립했다”며 애도했다. MIT의 라파엘 레이프 총장도 “보스 박사는 탁월한 능력을 지닌 지도자”라고 추모했다. 사인 등 구체적인 내용은 따로 밝히지 않았다.



 보스는 1929년 인도계 정치 망명가의 아들로 필라델피아에서 태어났다. MIT에서 전자공학을 공부하고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는 클래식 마니아로서 당시의 오디오 음향에 불만이 많았다. 공연장에서 80%의 음이 청중에게 도달하기 전에 벽과 천장 등에 튕겨져서 오는 문제를 해결하려 했다. 64년 음향학을 본격 연구하고자 연구실 산·학협동 과정으로 보스를 설립했다.



 68년 독자적인 ‘다이렉트 리플렉팅(Direct/Reflecting)’ 기술을 도입한 ‘보스 901’ 스피커를 내놓았다. 전통적인 스피커는 전면을 향해 소리를 냈지만, 보스 스피커는 후방에서 반사되는 음까지 염두에 뒀다. ‘보스 901’은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고, 아직도 ‘보스 901-6’ 모델로 생산된다. 80년대 보스는 벤츠·포르셰 등 고급 차종의 카오디오로 장착돼 인기를 이어갔다.



 오디오 평론가 윤광준씨는 “보스 브랜드가 하이엔드 일변도의 오디오 시장에서 고품질 중가 모델을 정착시키고, 오디오의 대중화를 이끌었다”고 평가했다. 스피커 및 헤드폰의 소형화·실용화에선 특히 선두주자였다. 그는 2011년 보유한 회사 주식 대부분을 MIT에 기부했다.



강혜란 기자
공유하기

중앙일보 뉴스레터를 신청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