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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아 보철치료 ABC

중앙선데이 2013.07.14 00:22 331호 18면 지면보기
눈앞에 산해진미(山海珍味)가 차려져 있어도 씹지 못하면 어떨까. 그야말로 그림의 떡이 된다. 씹어 먹는 것은 영양 섭취뿐만 아니라 신체 및 뇌 기능 발달과 삶의 질에도 영향을 미친다. 이가 썩거나 빠졌다고 가정하자. 겉으로는 변한 것이 아무것도 없어 보인다. 하지만 치통으로 음식물을 제대로 씹지 못해 그대로 넘기면서 소화장애를 겪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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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간이 지나면 치아 배열이 조금씩 삐뚤어진다. 심한 경우엔 얼굴 좌우 균형이 깨져 한쪽으로 돌아가거나 턱관절 장애가 생기기도 한다. 인지 기능도 떨어진다. 치아가 없는 사람은 건강한 사람보다 치매가 더 빨리 시작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치아 보철 치료가 중요한 이유다.

 치료는 치아 손상 정도에 따라 달라진다. 흔히 ‘때웠다’거나 ‘씌웠다’고 말한다. 요즘엔 금·세라믹·레진·아말감 같은 재료로 치료한다. 모두 치아 강도와 비슷하면서 독성이나 이물 반응이 없다. 사실 어떤 재료를 선택해도 무방하다.

 그래도 좀 더 나은 재료를 선택하고 싶다면 치아 상태와 기능성·심미성·가격 경쟁력을 고려한다.

 얼마 전 30대 초반 여성이 진료실을 찾았다. 특별히 문제가 없었는데 보철 치료를 다시 받길 원했다. 문제는 금니였다. 10 년 전 아래쪽 어금니를 금으로 씌웠는데 말할 때마다 반짝거리는 게 보기 싫다고 호소했다. 결국 치아와 가장 비슷한 색감을 표현하는 세라믹으로 교체했다. 이 여성에게는 금보다는 세라믹이 더 좋은 보철 재료였던 셈이다.

 치아 기능성 측면에서는 금이 뛰어나다. 강한 힘으로 음식물을 씹는 어금니 보철 치료에서 많이 사용한다. 치아와 강도가 가장 유사하다. 치아는 윗니와 아랫니가 부딪치면서 음식을 잘게 부순다. 치아보다 강도가 센 재질은 치아를 빨리 닳게 한다. 반대로 치아보다 무른 재질이라면 치료를 받은 후 빠르게 닳아 없어져 다시 치료를 받아야 한다. 또 치아 상태에 따라 정밀하게 제작이 가능하다. 치아는 상당히 예민해 윗니와 아랫니가 맞물리는 모양이나 높낮이가 조금만 달라도 불편함을 호소한다. 그러나 재료 특성상 치아 색깔과 달라 눈에 거슬릴 수 있다. 금값 부담도 크다.

 세라믹은 치아를 가장 자연스럽게 표현한다. 앞니나 송곳니처럼 겉으로 드러나 보이는 부분에 사용한다. 치아와 비교해 색감 차이가 거의 없다. 강도·접착력도 뛰어나다. 오랫동안 사용해도 색이 변하지 않는 것도 장점이다. 다만 압력을 강하게 받으면 이를 견디지 못하고 깨진다.

 아말감은 가격 경쟁력이 좋다. 건강보험을 적용받아 다른 보철 재료보다 치료 비용이 저렴하다. 단점도 있다. 시간이 지나면서 경계 부위에 미세한 틈이 생긴다. 음식물이 끼면서 충치 감염 위험이 높아진다. 요즘엔 사용이 점점 줄어드는 추세다.

 사후 관리도 중요하다. 아무리 좋은 보철 재료를 사용해도 평생 동안 사용할 수 없다. 자신이 어떻게 치아를 관리하는지에 따라 보철 재료의 수명이 달라진다. 1년에 한 번씩은 가까운 치과를 찾아 치아 보철 상태를 점검한다. 그래야 상태가 악화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권긍록(51) 경희대 치과병원 연구부장 및 보철과 과장. 국제임플란트학회(ICOI) 코리아 회장. 저서 『무치악환자를 위한 보철치료』 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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