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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치문의 검은 돌 흰 돌] "중국, 이창호 넘었다" … 박 대통령에게 바둑 국력 자랑한 시진핑

중앙일보 2013.07.12 00:21 종합 19면 지면보기
마오쩌둥(毛澤東)이 바둑을 잘 뒀다는 기록은 없다. 그러나 중국의 오성장군으로 함께 만리장정에 나섰던 천이(陳毅) 부총리는 1948년 정부 수립 직후 바둑을 국가체육국 산하에 두어 ‘스포츠’로 장려했다. 나라가 한창 어지럽고 급한 일이 산적해 있을 때 그는 왜 ‘바둑’에 힘을 쏟았을까. 그는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바둑이 흥하면 국운도 흥하고 바둑이 쇠하면 국운도 쇠한다.”



 바둑은 문화대혁명 시절 4구(四舊)의 하나인 ‘악취 나는 유산’으로 전락한다. 훗날 중국 최고수가 되는 녜웨이핑의 바둑 선생은 백해무익한 인간이란 이유로 죽음을 당했고, 녜웨이핑 본인은 헤이룽장성의 돼지우리 당번으로 쫓겨갔다.



그러나 문화대혁명 후 중국 개방을 이끈 덩샤오핑(鄧小平)은 바둑을 사랑했고 중국 바둑의 명예를 되찾아준 녜웨이핑을 총애했다. 그의 유명한 ‘흑묘백묘론’은 고정관념 대신 실용성을 중시하는 바둑적 사고에서 나온 것이라는 게 필자의 생각이다.



중국 바둑이 공산혁명은 물론 문화대혁명의 광풍 속에서도 재 속의 불처럼 꺼지지 않고 살아남은 것은 5000년이란 장구한 역사를 지닌 중국 바둑의 저력 덕분이었다. 중국은 명장 한신, 삼국지의 조조와 관우, 송 태조, 서태후 등 일일이 열거할 수 없을 정도로 수많은 영웅이 바둑을 좋아했다고 전해진다. 오바마 대통령이 후진타오 주석의 미국 방문 때 바둑판을 선물한 것도 이런 역사에 대한 이해를 표현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얼마 전 박근혜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했을 때 창하오(常昊) 9단이 환영 만찬에 초대됐다. 이 자리에서 시진핑(習近平) 주석은 박 대통령에게 창하오를 소개한 뒤 “최근 중국 바둑의 성적이 아주 좋아요. 이미 많은 기사가 석불(石佛)을 이겼고 앞으로도 그 뒤를 이을 인재가 적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고개를 끄덕이며 열심히 들었다고 한다. 이 같은 내용은 창하오 9단이 직접 쓴 글이 체단주보라는 중국 스포츠신문 1면에 게재되면서 알려졌다.



 석불은 물론 ‘돌부처’ 이창호 9단을 말한다. 시진핑은 녜웨이핑 9단과 친구 사이고 바둑계 동향에도 정통하기에 중국 바둑의 벽이자 목표였던 석불 얘기를 귀에 못이 박이도록 들었을 것이다. 그러나 시진핑은 고수는 아니라고 한다. 바둑 실력에선 중국의 2인자인 리커창(李克强) 총리가 아마 5단으로 최고급이라고 한다. 또 가장 열렬한 바둑팬은 주샤오단(朱小丹) 광둥성 성장인데 그의 집념 어린 노력으로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때 바둑이 정식종목이 됐다는 후문이다. 중국에서 바둑은 ‘장막 안에서 천리를 내다보는’ 격조 있는 것이기에 정치가나 기업가들이 특히 애호한다.



 중국 바둑이 한국을 넘어선 데엔 인구, 바둑열, 중국리그, 국가적 후원 등이 존재하지만 이 같은 바둑 외곽의 ‘맨 파워’도 있다.



박치문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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