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북한만 존엄 있나 … 신뢰 쌓으려면 서로 말조심 해야"

중앙일보 2013.07.11 01:00 종합 5면 지면보기
박근혜 대통령이 10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언론사 논설실장·해설위원실장들과의 오찬 간담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박근혜 대통령이 10일 언론사 논설실장·해설위원실장 26명과 오찬 간담회를 했다. 편집·보도국장단, 정치부장단, 출입기자단에 이은 언론인과의 네 번째 만남이었다. 박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북핵 문제, 방중 성과, 한·일 정상회담 등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정리한 발언록이 2만 자를 넘었다. 다음은 박 대통령 주요 발언.

박 대통령, 언론사 논설실장 26명과 오찬 간담회



 중국도 새 정부가 출범했고 우리도 그렇고 (한·중 수교 후) 20년을 성공적으로 (이끌어왔는데) 세계사에 이런 유례가 없었다 할 정도로 관계가 깊어지지 않았나. 한·중 공동성명을 채택함으로써 (양국 관계를) 어떻게 해나갈 건가 하는 청사진도 마련됐고, 특히 (중국 지도부와) 대북 문제에 대해 공감대를 이룰 수 있었다. 개성공단도 신뢰가 중요한데 사업도 하고 투자를 하려는데 저렇게 되면 중국도 가서 힘든 것 아니냐는 얘기도 오갔다.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에 대해서도 중국 지도부가 지지 표명을 했다. 신뢰 프로세스라는 건 북한의 핵 개발, 도발은 절대 용납하지 않는다. 그러나 대화의 문을 열어놓고 인도적 지원은 정치상황에 관계없이 하면서 신뢰를 쌓아나감으로써 평화정착을 이루고 통일도 이루겠다는 뜻이다. 중국 지도부에서도 분명히 내용을 알고 확실하게 지지했다.





뭐를 하든 인문학 바탕 없으면 괴물 돼



 이번 방중에서 인문교류를 위해 인문협의체를 만들어 양국의 인문계 인사들이 교류하도록 만들었다. 인문학이란 것이 밥 먹여주느냐 하는 얘기가 있는데, 사실은 어떤 CEO가 되든지 뭘 발명하든지 모든 것이 결국은 인간에 대한 관심과 배려, 존중, 깊은 자기성찰이 바탕에 깔려 있지 않으면 정말 괴물이 된다. 대학 평가기준도 취업률을 평가 기준에 넣어놓으니까 문사철(文史哲)이 없어지고 자꾸 왜곡된다. 그런 것도 다 고쳐야 된다.



 구글 같은 데에서도 첫째, 기업의 목적이 이득을 많이 내야 된다 이렇게 하면 아마 크게 발전하지 못했을 것이다. 어릴 때부터 협동하고 이웃에 대해 배려하는 것 등이 머릿속에 들어 있을 때 아주 창조적이고 발전적인 인간이 되고 자기도 행복하고 이웃도 행복하게 해줄 수 있다. 이 부분은 굉장히 중요하고 관심을 갖고 챙길 것이다.



 (대북 접촉의) 모든 것을 공개적으로 할 수 없다. 그런데 지금은 아직은 그런 때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개성공단만 하더라도 기본적인 것조차 보장받을 수 없는 상황에서 다시 재가동만 서두르고 이런 것은 안 된다. 지금은 기본적인 신뢰 쌓는 데도 아주 힘든 상황이다. 서로 신뢰를 쌓아가기 위해서 우선 말을 조심해야 될 필요가 있다. (북한이) 존엄이 어떻다고 하면서 우리가 옮기기도 힘든 말을 하는데, 존엄은 그쪽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 국민한테도 존엄은 있는 것이다. 그러면 우리 국민도 대한민국도 존중을 받아가면서 서로 노력해야지 막 그렇게 하면 거기에서부터 또다시 미끄러져나가는 것이다. 국제사회의 규범이나 상식에 맞게 가야 하지 않겠나. 개성이 저런 식으로 있다고 하면 누가 투자를 하겠나.



경제팀이 굉장히 열심히 하고 있다. 부동산 정책, 추경도 했고 앞으로 관광 활성화 대책이라든가 해외 플랜트 건설 이런 쪽으로도 정책금융을 통해 키우는 여러 계획을 발표할 텐데 이게 아직 체감이 안 된다는 그런 것이 있다. 열심히만 하면 되는 것이 아니라(웃음) 국민이 어떻게 받아들이는가, 부족한 것은 뭔가 계속 현장점검을 하고 피드백을 해서… 체감 위주로 실천해 가면 하반기엔 체감할 수 있지 있겠는가, 또 반드시 그렇게 돼야 하고요. 경제 정책 내놓아 하루아침에 다 되면 경제 안 되는 나라 어디 있겠나.





경제민주화법안 처리 거의 끝에 와



 경제민주화라고 하는 것은 어떤 세력을 적으로 돌리는 것이 아니다. 모든 경제주체들이 내가 땀 흘려서 노력하면 내 꿈을 이룰 수 있고 그만한 보람과 보상을 받을 수가 있다 그렇게 느끼는, 그게 실현되는 나라가 되어야 된다는 것이 경제민주화를 실현하고자 하는 나의 가치다. 중점적인 중요 법안이 7개 정도였는데 6개가 이번에 (국회에서) 통과됐다. 그래서 거의 끝에 오지 않았나 생각한다.



 금융 소비자 보호를 위해 금융소비자보호원을 독립기구로 만들겠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감독기구가 많아서 금융기관들이 힘들지 않겠느냐는 얘기도 있다. (그러나) 요즘은 정보공유라는 게 있지 않은가. 새로운 금융상품 개발 시 서로 싸우느라 시간이 걸린다는 걱정도 있는데, 처음부터 아예 잘못 설계된 금융상품은 사고가 터지게 돼 있다. 금융상품을 허가해 줄 적에 (금융소비자보호원이) 참고해서 우선 안전장치가 되게 할 것이다.



 인사를 할 때 어떤 선입견이나 편견을 갖고 의도적으로 하는 게 제일 나쁘다고 생각한다. 우선 사람을 보고 그걸 감당해 낼 능력과 전문성이 있느냐, 그게 없으면 국민들이 손해를 보게 된다. 기본적으로 제 생각은 인위적으로 이런 쪽으로 해야지 하는 것보다 우선 사람 위주로 생각을 많이 한다. 그런 (전문인력의) 도움을 못 받는다고 하면 이 엄청난 사명을 어떻게 감당하겠는가. 이런저런 얘기는 있을 수 있겠지만 어떤 학교, 어떤 지역, 어떤 친한… 뭐라고 하죠? 그룹, 거기에서만 (인사 발탁)한다 그런 건 없지 않나? (저) 혼자만 그렇게 생각하나요?(웃음)





인사, 신 같은 통찰력으로 다 볼 순 없어



 최선을 다해도 신 같은 통찰력을 갖고 그 속을 속속들이 다 보고 할 수는 없다. 그렇게 하려고 노력을 하고 많이 듣지만, 계속 노력해서 국민들의 눈높이나 여러분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하겠다.



 중국어를 독학할 때 알고 있는 한자가 굉장히 도움이 됐다. 한자는 딱 보면 글만 봐도 뭔가 직감으로 오는 것이 있다. 그런 것을 놓친다는 것은 상당히 아쉽다. 강제로 하기보다 형편이 어려운 학생이나 중산층이나 할 것 없이 EBS나 인터넷을 통해 쉽게 배울 수 있게끔 마련해줘 그것도 하나의 트렌드가 되면 자연스럽게 한자 사용이 많아지지 않겠는가.



신용호·강태화 기자



관련기사

▶ 박 대통령, 아시아나기 사고 관련 채널A 아나운서 실언에…

▶ 박 대통령 "역사교육, 수능에 들어가면 딱 끝나"

▶ 박 대통령 "日과 정상회담 안하니느만 못해"
공유하기

중앙일보 뉴스레터를 신청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