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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TSB, 성급한 정보 공개로 억측 불러" 회원 5만명 국제민간조종사협회 비판

중앙일보 2013.07.11 00:59 종합 6면 지면보기
아시아나 항공기 착륙 사고와 관련해 미국 연방교통안전위원회(NTSB)가 조종사 측에 일방적으로 불리한 정보들을 너무 많이 공개해 조사 결과에 예단을 갖게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워싱턴DC에 본부를 둔 국제민간항공조종사협회(ALPA)는 8~9일(현지시간) 이틀에 걸쳐 NTSB 측을 거세게 비판했다. 1931년 설립된 국제민간항공조종사협회는 한국·미국·캐나다 등 33개 항공사 소속 5만여 명의 조종사가 가입한 세계 최대의 조종사 권익 옹호 단체다.


"조종사들 해명 기회 안 줘" 성명

 협회는 8일 낸 성명에서 “NTSB가 조사 초반에 블랙박스와 음성기록장치 등 사고 원인과 관련해 억측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정보를 과잉 공개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런 부분적인 정보들은 사고 원인에 대해 걷잡을 수 없는 억측을 불러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협회는 “NTSB가 이렇게 빨리 기내 녹음장치 등을 공개한 건 당혹스럽고 전례가 없는 일”이라며 “반면 조종사들은 사고 당시에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에 대해 제대로 해명할 기회조차 갖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조사관들이 기내 녹음장치와 관련된 정보를 섣불리 공개해선 안 된다는 건 의무사항”이라며 “과거에도 이런 정보 공개가 잘못된 판단을 이끌어내 최종 조사 결과에 차질을 빚는 경우가 있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워싱턴포스트와 뉴욕타임스 등 미국 주요 언론들은 NTSB의 초기 발표를 토대로 조종사의 과실에 무게를 둔 기사를 잇따라 내보내고 있다.



 협회는 또 9일엔 사고 당시 공항계기착륙장치(ILS)가 작동하지 않은 이유, 다른 착륙유도장치가 작동했는지 여부, 정밀진입경로지시등(PAPI)이 제대로 작동했는지 여부 등 여섯 가지 질문을 담은 공개 질의서를 NTSB 측에 보냈다. 이들은 “사고가 발생하기까지의 모든 과정을 제대로 조사하기 위해선 이런 의문들이 먼저 밝혀져야 한다”며 “불완전하고 부분적인 정보 공개는 잘못된 결론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협회의 잇따른 문제 제기에 대해 데버러 허스먼 NTSB 위원장은 9일 CNN방송 인터뷰에서 “NTSB는 사고 원인을 조사하면서 투명성을 최우선으로 하고 있다”며 “우리가 공개한 정보는 사실에 입각한 것으로 조사 과정에서 뒤바뀔 수 있는 게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켈리 낸텔 NTSB 대변인도 “우리는 통상적으로 그때그때 새로운 자료를 공개하고 있을 뿐”이라며 “NTSB는 사고 조사에서 투명성과 정확성을 중시한다”고 주장했다.



워싱턴=박승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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