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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 덕에 부활한 뽕나무 2만㎡서 연 4억~5억 매출

중앙일보 2013.07.11 00:45 경제 5면 지면보기
전북 부안군 이레농원의 박원택씨(앞)가 친환경 오디(뽕나무 열매)를 들어 보이고 있다. 박씨는 2만㎡(약 6700평) 밭에서 뽕나무를 재배해 연 4억~5억원 매출을 올린다. [프리랜서 오종찬]
지난 3일 전북 부안군 보안면 이레농원. 비닐하우스 안 평상 위에 깔린 뽕나무 가지마다 길이 7~8㎝ 누에가 수십 마리씩 붙어 있다. 20여 일 전 좁쌀만 한 씨누에(종자)로 들어온 누에다. 곧 고치를 틀면 직물 공장에 넘긴다. 번데기와 수나방은 건강식품 ‘누에그라’의 원료로 공급한다. 비닐하우스 옆 냉동실에는 며칠 전 수확한 검붉은 오디(뽕나무 열매)가 가득했다. 1㎏에 2만원을 받는 고가 작물이다. 이레농원은 또 뽕잎과 줄기를 마시는 차의 원료로 가공한다. 농장주 박원택(68)씨는 “뽕나무는 열매부터 뿌리까지 하나도 버릴 게 없다”며 “2만㎡(약 6700평)의 뽕밭에서 연간 4억~5억원의 매출을 올린다”고 말했다.


부안군, 1000여 농가서 재배
쌀농사 수입보다 5~6배 많아
"열매서 뿌리까지 버릴 게 없어"

 박씨는 60세가 넘어 귀농한 늦깎이 농부다. 원래는 부안에서 소형 토목업체를 운영했다. 사업을 접은 건 5년 전 위암 수술을 받은 뒤였다. “언젠가는 농사를 짓겠다”며 20여 년 전 땅을 매입해둔 부안에 들어왔다.



 뽕을 선택한 이유는 ‘소득이 쏠쏠하다’는 점을 알고 있어서다. 부안군은 1990년대 중반부터 뽕 재배를 장려하며 벌이가 좋다는 점을 강조했다. 부안군농업기술센터에 따르면 뽕은 오디 열매만으로 1000㎡(300평) 기준 400만~450만원의 수입을 올릴 수 있다. 쌀(70만~80만원)의 5~6배에 이른다.



 박씨는 “기왕이면 남다르게 하자”며 비닐하우스 친환경 재배를 택했다. 뽕 재배농 육성에 힘을 쏟는 부안군은 비닐하우스 시설 설치비의 70%와 묘목 구입비의 절반을 무상 지원했다.



 친환경 재배를 한 덕에 박씨의 오디는 일반 오디보다 배 이상 비싸다. 박씨가 특히 높은 소득을 올리는 이유다. 판로 걱정도 별로 없다고 한다. 3, 4년 전부터 오디가 웰빙식품으로 알려지면서 오디는 부안군 대부분의 농가에서 수확한 지 한두 달이면 물량이 동난다. 이레농원의 경우 제품을 재구매하는 단골 고객이 70~80%에 이른다. 박씨는 “뽕나무를 키우면서 건강해졌고 돈·보람·재미까지 4마리 토끼를 잡은 것 같다”며 웃었다.



 그렇다고 뽕 재배가 마냥 쉬운 것만은 아니다. 일단 6월 특정 시기에 오디 수확을 마쳐야 한다. 하지만 이때는 모내기와 양파·매실 수확 등이 겹치는 최대 농번기라 일손을 구하기 힘들다. 또 박씨는 하우스 재배라 날씨 영향을 덜 받지만, 일반 농가는 열매가 익어 가는 3~5월에 날씨 걱정을 해야 한다. 집중호우나 느닷없는 눈, 돌풍 등으로 농사를 망치기도 한다.



 부안군에는 박씨를 비롯해 1000여 농가가 395만㎡(약 200만 평)에서 뽕나무를 재배한다. 면적으론 전국 1위다. ‘참뽕브랜드’를 붙인 부안군의 뽕산업 매출은 지난해 814억원, 올해는 1000억원을 바라본다. 김호수 부안군수는 “뽕산업으로 5000만원 이상 소득을 올리는 농가를 5000가구 넘게 만드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부안=장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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