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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음의 해방구' 록페에 꽃중년이 몰려온다

중앙일보 2013.07.11 00:36 종합 23면 지면보기
록페스티벌은 젊음의 해방구다. 하지만 페스티벌이 급격히 늘어난 올해부턴 중년의 해방구로도 떠오를 것 같다. 작은 돗자리 방석, 폭우에 대비한 레인 부츠, 무대를 즐기기 위한 기본 체력만 갖춘다면 도전 못 할 것도 없다. 지난해 펜타포트록페스티벌에서 열광하는 관객들. 한국 록페의 원조인 펜타포트는 국내 최초로 야외 고정무대를 만들어 올해부터 활용한다. [사진 예스컴]


록은 남성의 음악이라는 편견은 여름을 달구는 록페스티벌(이하 ‘록페’) 앞에선 무용지물이다. 문화 주요 소비층인 20대 여성이 록페의 주축이 된지 오래다. 하지만 올해엔 전형적인 성별·연령 구성에서 눈에 띄는 변화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5대 록페스티벌 예매자 분석
40~50대 참가자 부쩍 늘어



20~30대 여성팬도 갈수록 늘어



8월 15일 `슈퍼소닉`에 출연하는 조용필. [중앙포토]
 이달 말부터 8월 중순까지 수도권에서 열리는 대형 록페만 5개다. 지난해에 비해 2개가 새로 추가되면서 페스티벌에 따라 라인업과 타깃 고객이 분화하는 조짐이 보인다. 록페는 우리 대중음악시장의 흐름을 보여주는 주요 통로로 자리잡았다. 인터넷 예매 사이트 인터파크 티켓의 구매자 분석 데이터를 통해 올 여름 록페 판도를 짚어본다.



 페스티벌의 고객층은 어떤 뮤지션이 출연하느냐에 따라 그때그때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2006년 시작된 록페의 원조 ‘인천펜타포트록페스티벌’(이하 ‘펜타포트’)의 예매 추이를 보면 페스티벌 향유층 자체의 점진적인 변화가 엿보인다.



 예매 데이터가 남아 있는 2007년과 올해를 비교해보면 남녀 관객 비율은 43 대 57에서 39 대 61로 여성이 다소 늘었다. 더 명백히 변화한 건 연령층이다. 2007년엔 20대가 63%로 압도적으로 많았고 10대(3%)와 50대(2%)의 참여도는 미미했다. 하지만 올해 예매 추이에선 20대의 비중이 57%로 다소 축소된 반면 10대 8%, 50대 3% 등으로 참여 연령대가 확산된 것으로 나타났다.



 대중음악평론가 김작가는 “마니아 문화에서 출발했지만 2009년을 기점으로 일반적인 공연 주소비층인 20~30대 여성이 유입되면서 시장이 커지고 록페 수도 늘었다”고 분석했다. 2009년은 ‘펜타포트’에 더해 지산밸리록페스티벌’ 등 신규 록페가 생긴 해다.



 올해 새로운 고객층을 끌어들일 것으로 보이는 건 도심형 페스티벌인 제2회 ‘슈퍼소닉’과 제 1회 ‘현대카드 슈퍼콘서트 19 시티브레이크’(이하 ‘시티브레이크’)다.



 ‘슈퍼소닉’은 5대 록페 중 여성의 비율이 70.8%로 가장 높다. 또 40대 이상 예매자 비율이 13%로 중·장년층 관객 비율도 높은 편이다. 이는 슈퍼소닉 헤드라이너로 서는 ‘조용필 효과’로 보인다. 중년의 ‘오빠 부대’를 몰고 다니는 가왕의 첫 록페 출연에다 펫 샵 보이스·어스 윈드 앤 파이어 등 중장년층 입맛에 맞는 뮤지션이 겹쳤다. ‘슈퍼소닉’은 지난해 제 1회 때도 티어스포피어스·뉴오더 등 전설적 밴드를 내세워 40~50대 관객이 14%를 차지했다.



 ‘시티브레이크’는 5대 록페 중 유일하게 남성 관객 비율(58%)이 여성보다 높다. 40대 이상 중·장년 관객의 비율도 18%로 5대 록페 중 가장 높다. 메탈리카·림프비즈킷 등 중년 남성들이 좋아하는 묵직한 라인업의 영향으로 보인다.



여름철 음악축제로 자리잡아





 록페의 핵심층인 20대의 비중은 신규 페스티벌인 ‘지산월드록페스티벌’이 59%로 가장 높았다. 대신 40~50대 비율은 6%선으로 5대 록페 중 가장 낮았다. 자미로콰이·플라시보·위저가 헤드라이너다. CJ E&M이 지산리조트에서 안산 대부도로 터를 옮기며 이름을 바꾼 ‘안산밸리록페스티벌’은 가장 일반적인 관객 분포를 보였다. 남녀 비율은 33 대 67, 20대 비율은 54%다.



 인터파크 김선경 홍보팀장은 “올 상반기 콘서트 티켓 판매액의 15%가 페스티벌이다. 신규 록페가 생기면서 전체 판매량도 지난해에 비해 늘었다. 록페가 해를 거듭하면서 ‘여름 록페’ 공식이 생기고 관객 저변도 넓어지는 듯하다”고 말했다.



이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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