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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 Report] 드라마·K팝 이어 한류 3단계, 애니메이션·게임 콘텐트산업

중앙일보 2013.07.11 00:22 경제 2면 지면보기
두리둥실 뭉게공항(디피에스) 해외에서 러브콜을 받고 있는 유아 애니메이션. 올해 수출액만 100만 달러로 예상된다.


‘토종’ 애니메이션업체 디피에스가 제작한 ‘두리둥실 뭉게공항’은 지난해 프랑스 칸에서 열린 세계 최대 콘텐트 전시회 ‘2012 MIPCOM’에서 어린이 심사위원단의 평가를 통해 1등에 뽑혔다. 이 애니메이션은 여름방학을 맞아 중국 광둥성 지역에 수출된 데 이어 대만 방송사인 PTS와 콘텐트 판매계약을 맺었다. 올해 애니메이션과 캐릭터 제품 수출액을 100만 달러(약 11억원)로 예상하고 있다.

윙키, 앵그리버드보다 높이
부루, 미키마우스보다 멀리



 창조경제 시대를 맞아 콘텐트 산업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한류의 1단계가 드라마였다면 2단계는 K팝이 차지한다. 드라마와 K팝으로부터 바통을 이어받을 3단계 한류는 애니메이션과 캐릭터, 게임이라는 인식 아래 그동안 영세했던 국내 콘텐트업체들이 국제경쟁력을 갖춘 강소기업으로 변신을 준비하는 중이다. 1928년생 미키마우스가 한 해 6조원의 수입을 올리고, 74년생 헬로키티의 자산가치는 17조원을 넘는다. 3명의 젊은이가 창업해 만든 모바일게임 앵그리버드는 전 세계에서 성공신화를 만들며 노키아가 무너진 핀란드를 먹여 살리고 있다. 이 같은 콘텐트 창조기업이 우리나라에서 나오지 못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뭉게공항·부루, 해외서 캐릭터사업 확장



 경쟁력은 갖춰가고 있지만 콘텐트 기업의 매출액이나 규모로 보면 영세한 중소기업이 대부분이라는 게 걸림돌이다. 2011년 매출 기준으로 1억원 미만 규모의 사업체가 7만1062개로 전체의 64.3%를 자치했다. 1억원 이상 10억원 미만 규모는 3만2992개로 29.9%였다. 10억원 이상 100억원 미만 규모는 5473개로 4.9%에 불과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지난해 7월 중소 콘텐트업체들의 애로를 해결해주고 법률과 조세 등 통합 지원을 위해 콘텐츠종합지원센터를 설립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디피에스 최문호 이사는 “한국콘텐츠진흥원으로부터 콘텐트의 번역과 더빙, 해외 콘텐트 마켓에 출품할 수 있도록 지원받았던 것이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이 센터가 설립된 지 1년 만에 가능성을 보이는 콘텐트 강소기업들이 하나둘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국내 애니메이션은 과거 미국과 일본 등 애니메이션 선진국의 하청 제작 위주로 수출이 이뤄졌으나 현재는 기획부터 국내에서 진행하는 창작 애니메이션의 수출 형태로 발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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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엠큐빅의 ‘부루와 숲속 친구들’은 올 3월부터 덴마크 국영방송 DRTV 어린이채널에서 방송되고 있다. 첫 방영 후 4주 만에 43%의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을 만큼 덴마크 현지 반응이 뜨겁다. 평균 시청률도 23%에 달했다. ‘부루와 숲속 친구들’은 영어 번역과정 없이 한국어에서 덴마크어로 직접 번역돼 한국적 표현과 속담 등을 그대로 살린 것이 특징이다. 덴마크 현지의 인기에 힘입어 역시 덴마크의 세계적인 장난감 기업인 ‘레고’와 캐릭터를 활용한 완구 사업을 진행 중이다.



 로이비쥬얼의 ‘로보카폴리’는 원소스 멀티유즈의 대표사례로 꼽힌다. 상품군이 500종이 넘는다. 해외에서도 방송·캐릭터 등 다양한 아이템으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지난해 프랑스 어린이 전문 채널 PIWI플러스와 계약하고 현지 방영을 시작했다. 방송 이후 프랑스 ‘토이저러스’ 전 매장에서 ‘로보카폴리’ 장난감 제품이 매진됐을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98년 자본금 1000만원으로 시작한 이 회사는 지난해 매출 100억원에서 올해는 150억원을 예상할 정도로 승승장구하고 있다.



기획 단계부터 철저히 외국 기준에 맞춰



  게임은 콘텐트 기업 가운데 가장 수출이 많은 분야다. ‘2012년 게임백서’에 따르면 국내 게임 시장 매출액은 8조8047억원으로, 영화(3조7732억원), 음악(3조8174억원)의 두 배 이상 규모다. 지난해 수출은 23억7807만 달러였다. 그만큼 게임업계에는 글로벌 강소기업을 꿈꾸는 ‘히든’ 강자가 많은 편이다.



 지난해 7월 설립한 핀콘은 창립 7개월 만인 올 2월 3D 모바일 게임 ‘헬로히어로’를 출시했다. 카카오톡에 2월 5일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국내 앱스토어에서 1위, 안드로이드 마켓에서 3위를 기록했다. 지난 5월에는 전 세계 안드로이드 마켓 순위 5위까지 올라갔다. 한국에서 서비스한 지 5개월 만에 세계 시장에서도 러브콜을 받고 있다. 핀콘의 유충길 대표는 “직원 11명, 자본금 5000만원으로 설립해 1년 만에 더 큰 사무실로 이전할 정도로 성장했다”며 “중소 개발사가 초기에 자리 잡는 데 정부 지원이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불리언게임즈는 지난 5월 ‘다크어벤저’를 출시했다. 개발자 4명이 7개월 동안 만든 작품이다. 게임빌과 손잡고 글로벌 시장에 선보인 이래 중국 애플 앱스토어 무료 게임 순위 3위에 올랐다. 개발을 시작할 때부터 중국시장을 타깃으로 준비한 결과다. 중국이 모바일 데이터 종량제 국가라는 점을 고려해 게임 다운로드 용량이 적고 네트워크 사용은 최소로 하면서 풀 3D 그래픽을 구현한 것이다.



콘텐츠지원센터 ‘히든 강소기업’ 발굴



  스마트 기기의 보급 확대로 애플리케이션·전자책 등 스마트콘텐트의 해외 진출도 더욱 활발해지고 있다. 출판사 연두세상이 제작한 ‘레이의 소방서 시리즈’는 지난 2010년 종이책 출간과 동시에 애플 앱스토어에 유료 콘텐트를 선보였다. 처음 기획 단계부터 스마트콘텐트를 통한 해외 시장 진출을 준비해 영어·중국어·일본어로 번역해 출시했다. 해외 각국에서 인기를 끌면서 미국에서 130건, 중국에서 100건, 영국에서 30건이 넘는 일일 다운로드 기록을 세웠다. 콘텐츠종합지원센터를 통해 법률과 지식재산권 출원 등록 등 다양한 컨설팅과 지원을 받으며 해외에 라이선스 사업을 확대하는 중이다. 연두세상 조건희 이사는 “스마트콘텐트 시장은 오픈마켓을 통해 유통되는 만큼 진입장벽이 낮아 규모가 작은 중소기업도 어렵지 않게 해외시장의 문을 두드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아이포트폴리오는 자체 개발한 스마트 기술력을 해외시장에 수출한 사례다. 출판도서의 콘텐트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각종 멀티미디어 자료와 양방향 기능을 결합한 디지털 플랫폼 ‘스핀들 북스’가 해외 시장에서 호평을 받고 있는 것. 지난해 6월에는 워런 버핏 소유의 미국 월드북, 올해 1월에는 세계 최대 영어교육 출판사 옥스퍼드대학 출판부와 디지털교과서 플랫폼 공급 계약을 맺었다. 특히 옥스퍼드대학 콘텐트의 경우 올해부터 전 세계 50여 개국에서 판매될 예정이다.



심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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