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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패서 창 … 로펌 출신, 경력 검사로 대거 입성

중앙일보 2013.07.05 03:00 종합 12면 지면보기
법무부는 2006년부터 정식으로 임용 공고문을 내서 변호사 자격증 소지자 가운데 ‘경력 검사’를 뽑고 있다. 다양한 경험을 가진 전문가들을 충원해 수사진을 다변화하겠다는 취지다. 올해 임용 공고문에도 “3년 이상 금융·증권·조세·기업회계 등의 실무 경험이 있는 박사학위 소지자나 전문 자격증 소지자, 해당 분야의 법인 종사자를 우대한다”고 명시돼 있다.


최근 6년 특채 97명 중 36명
"전문성 갖춰 수사력 보강"
검찰에 긍정적 효과 있지만 부적절한 커넥션 우려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정갑윤 의원에 따르면 2008년 이후 올해까지 최근 6년간 경력 검사로 특채된 인원은 모두 97명.



 경력 검사들 가운데는 법무법인 출신이 36명(37.7%)으로 가장 많았다. 특히 화우(5명)·태평양(3명)·지평지성(3명)·율촌(2명)·광장(2명)·김앤장(1명)·충정(1명) 등 10대 법무법인 출신이 17명(17.5%)이었다. 대형 법무법인(로펌) 출신이 많은 이유에 대해 법무부는 “사법연수원을 마치고 대형 로펌으로 간 이들은 연수원 졸업 성적이 우수해 검사 채용에 유리하기 때문”(조상철 대변인)이라고 설명했다.



 로펌 출신들 다음으론 정부부처 출신(28명)이 많았다. 이 중엔 공직자 감찰 업무를 맡고 있는 감사원 출신이 8명, ‘경제검찰’로 불리는 공정거래위원회 출신이 3명 포함됐다. 비사정기관인 기획재정부 출신 가운데도 3명이 검사로 변신했다.



 97명을 출신교별로 보면 고려대(30명)·서울대(20명)·연세대(9명) 등 이른바 ‘SKY대 출신’이 과반(60.8%)이었다. 다음은 성균관대(5명), 서강대·이화여대(각 2명) 등이었다.



 로펌 출신이 검사로 대거 입성하는 것에 대해선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연세대 김종철(법학) 교수는 “법조계의 전관예우 관행과 비슷하게 로펌과 검찰 간의 연계망을 구축하는 루트가 될 여지가 있다”며 “로펌 재직 시 수임했던 사건과 검사 임용 후 맡는 사건을 공개하는 등의 방법으로 엄격한 통제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갑윤 의원도 “대형 로펌에서 일했던 경력 검사들이 기업 등의 로비 대상이 되는 걸 철저히 차단해 경력 검사제의 취지가 훼손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조상철 대변인은 “로펌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들이 로펌이나 검찰 내부에서 행사할 수 있는 영향력은 극히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직무 역량 평가와 발표·표현 능력 평가, 토론설득 역량 평가 등으로 이뤄지는 경력 검사 채용 과정을 보강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2011년 12월 벤츠 승용차와 샤넬 백 등을 부적절한 관계에 있던 변호사와 주고받아 물의를 일으킨 ‘벤츠 여검사’의 경우도 법률구조공단에서 변호사를 하다 경력 검사로 임용된 경우였다.



권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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