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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무역항 상하이, 자유무역지구 된다

중앙일보 2013.07.05 00:58 종합 2면 지면보기
상하이 푸둥(浦東) 전경. 중국은 ‘상하이자유무역지구’를 위안화의 완전 태환화를 위한 금융 시험 지역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중앙포토]


중국 최고의 경제 도시 상하이가 시내에 ‘자유무역지구’를 설치해 동아시아의 물류·금융 허브 경쟁에서 한 발 더 앞서가게 된다.

중국 국무원 승인 … 홍콩과 경쟁
관세 없애고 환전·금리도 자유화
2004년 상하이에 추월당한 부산
“시 전체를 자유무역도시 지정을”



 중국 국무원(정부)은 3일 상무회의를 열어 상하이의 와이가오차오(外高橋)보세구, 와이가오차오물류파크, 양산(洋山)보세구, 푸둥(浦東)공항 종합보세구 등 4개 보세구 28㎢를 무역자유지구로 확대 개편한다는 것을 핵심 내용으로 한 ‘상하이 자유무역시험구 총체 방안’을 통과시켰다. 세계 최대 항구인 상하이항 배후에 여의도 면적의 약 3.3배에 달하는 자유무역지구가 들어서는 셈이다. 상하이금융판공실의 쉬취안(徐權) 부주임은 “화물보관, 단순 가공 등에 그쳤던 기존 보세구가 진정한 의미의 자유무역지구로 승격될 것”이라며 “구역 내 관세 철폐, 외국인(기업) 출입 자유화, 화폐유통의 자유화 등이 실현될 것”이라고 말했다.



 홍콩 전문가들은 이를 두고 ‘상하이의 홍콩 추격이 시작됐다’고 분석한다. 빌리 마크 홍콩침례대학 교수는 “국무원의 이번 결정은 중국 최고의 무역·금융 중심지를 놓고 상하이와 홍콩 간 경쟁이 본격 시작됐음을 뜻한다”며 “그뿐 아니라 이번 방안은 아시아에서 벌어지고 있는 포트(항구)경쟁 판도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홍콩이 가장 껄끄럽게 생각하는 부분은 ‘화폐 유통의 자유’다. 홍콩이 독점하다시피 한 위안화 역외(off-shore)자유거래가 상하이자유무역구역 안에서 시행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쉬 부주임은 “위안화 태환(兌換)화를 위한 사전 조치로 금리 및 환율 자유화 등이 시행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무역·투자뿐만 아니라 금융투자(자본계정) 등에 따라 유입된 달러를 위안화로 자유롭게 바꿀 수 있고, 외국 기업을 대상으로 위안화 채권을 발행할 수 있게 된다는 얘기다. 지금은 홍콩에서나 가능한 일이다. 마크 교수는 “자유무역지구에서 위안화 금융 상품이 만들어지고, 여기에 외국 투자가들이 뛰어든다면 홍콩의 역외금융 비즈니스는 크게 타격 받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현재 홍콩에서 거래되고 있는 위안화는 약 8370억 위안(약 146조5000억원)으로 홍콩은 최대 위안화 역외 금융센터 역할을 하고 있다.





 ‘방안’에 따르면 자유무역지구 내 기업들은 15%의 법인세 혜택을 받는다. 중국 내 다른 지역의 25%보다 10%포인트 적고, 홍콩의 16.5%보다도 낮다. 시정부는 입주 외국기업에 자금 조달, 신규 투자, 인가, 세금 등의 분야에서 철저히 내국인 대우를 하게 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중국 대륙 안에 처음으로 중국 관세의 적용을 받지 않는 ‘미니 해외 도시’를 만들겠다는 뜻이다.



 전문가들은 상하이의 자유무역지구 지정은 아시아의 항구 경쟁을 자극할 것으로 분석한다. 원동욱 동아대 교수는 “상하이를 물류와 금융이 결합된 아시아 최고의 메가시티(Mega City)로 키우겠다는 게 중국의 뜻”이라며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책에 힘입어 2000년 중반 이후 상하이는 아시아에서 벌어지고 있는 항구경쟁에서 크게 앞서가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2002년까지만 해도 상하이는 싱가포르·홍콩·부산 등에 이은 세계 4위 항구(컨테이너 처리 기준)였으나 2004년 부산, 2008년 홍콩, 2010년 싱가포르 등을 차례로 넘어서며 세계 최대 항구로 등장했다.



 김길수 한국해양대 교수는 “이미 세계 최대 제조업 단지를 갖고 있는 상하이 항구가 배후에 자유무역지구를 갖게 된다면 엄청난 경쟁력을 갖추게 될 것”이라며 “우리도 부산시 전체를 자유무역도시로 지정하는 등의 혁신적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우덕 중국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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