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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view &] 직원 만족이 기업 성장의 지름길

중앙일보 2013.07.05 00:45 경제 10면 지면보기
이수경
한국P&G 사장
기업의 가장 중요한 자산은 사람, 즉 직원이다. 새로운 제품을 만드는 과정에도, 소비자 불만을 해결하는 과정에도 직접 나서는 것은 바로 직원들이다. 따라서, 소비자를 만족시키는 서비스를 위해선 직원만족이 먼저라고 봐야 한다. 그런데 흔히 직원만족을 얘기하면 더 높은 연봉이나 긴 휴가, 풍성한 복지 혜택을 먼저 떠올린다. 스스로 출퇴근 시간을 결정할 수 있는 탄력근무제, 커리어와 가정 사이에서 고민하는 여성들을 위한 육아휴직제 같은 다양한 복지제도는 물론 좋은 직원을 영입하고 회사와 함께하도록 하는 좋은 유인책이다. 그러나 직원만족은 조금 더 근본적인 곳에서 시작된다.



 컨설팅 기업 맥킨지가 임직원 1000여 명을 상대로 진행한 설문에 따르면 금전적인 보상보다 비금전적인 보상이 직원들에게 동기부여를 하는 데 더 효율적이었다고 한다. 실적에 따른 현금 보너스, 기본급 인상, 스톡옵션 지급 등과 같은 금전적인 보상이 동기 부여에 도움이 된다고 답한 사람은 49% 정도였다. 이에 반해 직속 상사에게 받는 칭찬, 회사 내 리더들에게 주목 받는 것, 프로젝트를 직접 이끌 수 있는 기회 등 비금전적인 보상에 의의를 두는 직원들은 64%를 차지했다. 다시 말해 직원들은 자신이 회사 내에서 중요한 존재이고 자신의 업무가 의미있고 가치가 있다고 판단될 때, 만족하고 자연스럽게 일에 몰두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렇게 업무에 만족해 몰입하는 직원은 당연히 기업의 성과 향상과도 직접 이어진다. 인사컨설팅 기업 타워스페린의 연구에 따르면 업무 몰입도가 높은 기업은 영업이익률이 평균적으로 3.7% 증가하는 반면 그렇지 못한 기업은 2%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즉, 직원들의 존재가치 및 업무에 대한 능동적 동기 부여를 통해 직원만족을 추구하는 것은 기업의 성장을 향한 지름길이기도 한 것이다. 아웃도어 의류 원단 ‘고어 텍스’로 유명한 기업 ‘고어(Gore)’는 회사 내부적으로 능동적 업무 문화를 위해 노력한 예다. 직원들이 자신의 일에 대한 자부심을 갖고 주도적으로 변화를 이끌어나갈 수 있도록 상사와 부하직원, 직위·서열이나 권위의식이 없는 기업문화를 강조했다. 누구나 아이디어를 적용해보기 위해 자유롭게 실험 기자재와 설비를 활용할 수 있도록 했고, 누구나 프로젝트 팀 구성 제안을 통해 리더로 발탁될 수 있다. 이는 고어의 히트 상품 대부분이 직원들의 아이디어와 제안으로 개발되는 놀라운 결과로 이어졌다. 이 회사의 이직률은 미국 기업 평균의 3분의 1 수준이다.



 P&G에서도 ‘직원이 회사 제1의 자산이다’라는 신념 하에 다양성과 포용성을 기업의 성공적인 혁신과 성장을 위한 근본요소이자 기업문화로 삼고 있다. 이에 따라 개개인의 독창적인 의견과 개성과 가치를 존중하며, 직원들에게 책임감을 심어주고 성장의 기회를 주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이는 P&G의 ‘조기 책임제’에서도 엿볼 수 있다. 조기 책임제는 신입사원에게 해당 분야에 대한 중요한 책임과 권한을 부여하는 제도다. P&G신입사원이 출근 첫날부터 듣게 되는 질문은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는가?”와 “당신의 제안은 무엇인가?”이다. 이는 신입사원이 객체가 아닌 주체로서 능동적으로 생각하고 업무에 임하며, 동시에 책임감과 성취감을 얻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이와 같은 주도적 사고 및 업무환경을 통해 신입사원은 목표설정부터 업무 전략 수립, 수행 방법 결정까지 상당 부분의 의사결정과 보고를 주도적으로 수행하게 된다. 이런 자기주도적 업무 경험을 통해 신입사원들은 업무 능력이 향상되는 것은 물론이고, 본인 성과로 이룬 성취감은 배가 된다.



 전 P&G 최고경영자(CEO) 리처드 듀프리는 “만약 누군가가 우리의 돈, 건물 그리고 브랜드를 빼앗아 갈지라도 직원들만 남겨 놓는다면 P&G는 10년 안에 빼앗긴 모든 것을 되찾을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이처럼 기업의 제1 자산인 직원들에게 기업은 성장의 원동력을 제공하는 터전이 되어야 한다. 또한 ‘내일이 오늘보다 낫고, 1년 전보다 지금 더 나은 사람이 됐다’는 생각을 심어 줄 수 있어야 한다. 이는 궁극적으로 고객만족으로 이어져 기업의 지속적인 성장을 가져올 것이다. 직원은 기업의 처음이자 끝이다.



이수경 한국P&G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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