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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속집행정지 악용 … 유상봉 그 기간에 사기

중앙일보 2013.06.29 00:42 종합 8면 지면보기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건설현장식당(함바) 브로커 유상봉(67)씨를 구속집행정지 기간에 사기를 저지른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28일 밝혔다. 형집행정지가 ‘합법적 탈옥’이라는 지적에 이어 구속집행정지가 추가 범행에 악용된 것이다.


사복 입고 외출, 부산 여행
함바 관련 추가 범행 혐의
형집행정지 이어 문제 노출

 경찰에 따르면 유씨는 지난해 4~5월 식당 주인 박모(52)씨에게 함바 운영권을 주겠다고 제안해 수억원을 받아 챙겼다. 당시 유씨는 함바 수주와 관련해 강희락 전 경찰청장 등 정부 고위 인사와 대형 건설사 임원들을 상대로 금품 로비를 펼친 혐의(뇌물 공여 등)로 구속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는 상태였다.



 유씨는 2010년 12월 갑상선암·당뇨 등을 이유로 보석을 신청했다. 서울동부지법에서 이를 허가하지 않자 2011년 2월에는 입원을 조건으로 구속집행정지 결정을 받았다. 하지만 강남 세브란병원에 입원한 이튿날 사복을 입고 외출을 시도하다 기자와 마주치기도 했다. 그해 4월 병 보석이 결정된 뒤에는 여행허가신청서를 받아 부산에 다녀오기도 했다. 유씨는 주 활동 무대였던 부산에서 지인들을 만나 채무 관계 청산을 요구하고 임상규 순천대 총장을 협박하기도 했다.



 이후 2011년 10월 동부지법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고 항소한 유씨는 두 달 만에 서울고등법원에 다시 구속집행정지를 신청해 허가를 받았다. 경찰은 이 기간에 추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유씨는 그해 7월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에서 “피고인이 수사에 적극 협조해 고위 공직자 비리 관행이 개선됐다”는 이유로 6개월 감형된 징역 1년6월을 선고받고 지난 3월 출소했다. 그는 구속집행정지 기간의 비리와 관련, 경찰 출석 요구에 수차례 불응하다 지난 25일 체포됐다. 하지만 26일 경찰이 신청한 구속영장이 검찰에 의해 기각되면서 불구속 상태에서 조사를 받고 있다.



 앞서 여대생 청부 살해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중견기업 회장 부인 윤모(68)씨가 형집행정지를 연장해 4년간 병원 특실에서 호화 생활을 해온 사실이 드러난 바 있다. 지난 22일에는 형집행정지 중이던 범서방파 전 행동대장 이모(55)씨가 병원 입원 도중 잠적하기도 했다.



민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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