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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칼럼] 진짜 사나이는 어디에 있는가

중앙일보 2013.06.29 00:25 종합 29면 지면보기
김민기
대구대 행정학과 4학년
최근 병영 생활을 주제로 하는 예능 프로그램이 국민적 인기를 끌고 있다. 이 프로그램에서는 연예인들이 실제 군대에 입대하여 현역병들과 동고동락한다. 군필자에게는 향수와 공감대를, 시청자에게는 웃음과 감동을 안겨주고 있다. 대한민국 남자라면 누구나 한번 거쳐 가는 군대. 그곳은 이제 군필자의 전유물이 아니다. 국민 모두의 정서 공감대가 되었다.



 이러한 국민 정서에 반하는 연예 병사들의 군 복무 실태가 한 시사 프로그램을 통해 보도됐다. 지난 21일 강원도 춘천시에서 6·25 전쟁 63주년 위문 공연이 있었다. 공연에 참석한 연예 병사들은 행사를 마친 뒤 부대로 복귀하지 않고 춘천 시내의 한 모텔에서 머물렀다. 이들은 사복 차림을 하고 휴대전화를 자유롭게 사용하며 근무지를 이탈하는 등 군인의 품위 유지 의무를 위반하는 행동을 일삼았다. 다음 날 취재진을 따돌리며 비겁한 행동을 보인 국방홍보원은 이해할 수 없는 해명으로 입장을 밝혔다. 한편 이날 위문 공연을 본 병사들은 각자의 부대로 복귀했고 일부는 야간 경계근무, 혹은 불침번 근무 등을 서는 등 여느 때와 다름없는 경계 태세를 유지하며 군 복무에 충실했을 것이다.



 일반 병사들은 사랑하는 가족, 연인과 전화 한 번 하기 위해 긴 줄을 서야 한다. 또한 부족한 잠을 이겨내며 국방의 의무를 다하고 있다. 정신과 체력의 한계에 도전하며 진짜 사나이가 되어 가는 것이다. 대한민국 군대에 예외란 없다. 입대한 이상, 그들은 사회에서 직업, 위치가 아닌 위계질서와 규정을 준수하며 신성한 국방의 의무를 수행해야 한다. 하지만 연예 병사들은 익히 알려진 대로 규정과 어긋난 특권을 누려왔다. 계속해서 제기된 문제가 이번 사건을 통해 드러나게 된 것이다.



 군대는 철저한 계급과 명령 사회다. 병사의 개인 행동은 용납될 수 없으며 예외적 사항은 지휘부의 허가와 책임 간부의 관리, 감독을 전제한다. 사건의 핵심은 연예 병사의 군 복무 규정 위반을 야기한 관리 의무 위반과 소홀이다. 국방부 장관은 공식 사과에서 개인의 잘못뿐 아니라 연예 병사 관리의 문제에 대해 언급했다. 제도 감사를 통해 관련자 처벌 및 연예 병사 제도의 존폐를 결정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연일 이어지는 여론의 뭇매 속에서 또 다른 책임자는 조용하기만 하다. 국방의 참모습을 알리고 장병의 사기를 진작할 임무와 책임이 있는 국방홍보원과 국방홍보지원대에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 존폐와 별개로 연예 병사의 관리와 책임을 소홀히 한 데 대해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 무엇보다 군인 복무 규율에 어긋나는 사항들을 용인한 점에 대해서 소명해야 한다. 기본과 원칙에 입각한 국방의 참모습을 제시하여 국방의 의무를 다하고 있는 60만 국군장병과 국민에게 부끄럽지 않은 진짜 사나이의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



김민기 대구대 행정학과 4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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