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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왜 사회적기업인가

중앙일보 2013.06.29 00:23 종합 29면 지면보기
방하남
고용노동부 장관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러시아의 대문호 톨스토이는 천사 미하일의 입을 빌려 사랑이라고 했다. 모든 인간은 각자의 계획이나 노력에 의해서가 아니라 다른 사람의 도움과 사랑이 있기 때문에 살 수 있다는 것이다. 나눔과 배려의 정신이 사람들을 살린 예로 조선 후기 제주도 거상인 김만덕의 일생을 들 수 있다. 고향인 제주에 큰 흉년이 들었을 때 자신의 사재를 털어 수천 명을 구했고, 추사 김정희는 이를 ‘은광연세(恩光衍世·은혜의 빛으로 세상을 밝힌다)’라고 칭송했다.



 톨스토이와 김만덕의 이야기는 기업의 효율성보다 사람을 먼저 생각하는 사회적기업과 닮았다. 사회적기업은 저소득층에 일자리를 제공하며 우리 사회의 부족한 사회 서비스를 보완하고 얻어진 수익은 다시 소외계층 지원에 재투자하는 착한 기업이다. 타인에 대한 나눔과 배려, 사랑이 없으면 불가능할 것이다.



 사회적기업은 따뜻한 마음을 창의적 아이디어로 실현한다. 좀 더 많은 사람과 지속적으로 공감하기 위해서는 낮은 수익률을 뛰어넘을 발상의 전환이 필요한 것이다. 소셜벤처 ‘빅워크(Big Walk)’는 길을 걸으면서 손쉽게 기부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했다. 걸음 수만큼 기부금이 적립되어 절단 장애 아동의 의족·휠체어·수술 비용 등으로 전달된다. 걸을 수 없는 아이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은 따뜻한 마음을 기부 앱 개발을 통해 비즈니스화했다.



 사회적 가치와 경제적 가치가 융합돼 기존에 없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만들어지고 이를 통해 고용이 창출되며 양질의 사회 서비스가 늘어난다. 일석다조다. 사회적기업은 고용 없는 성장, 양극화의 심화, 수직적 갑을 문화로 우울해진 우리 사회에 새로운 대안을 제시해주는 경제 패러다임으로 주목받는다. 미래학자 제러미 리프킨은 수평적 권력과 협업이 이끄는 3차 산업혁명의 시대를 예견하면서 미래 사회는 시장과 정부가 아닌 제3부문이 가장 중요한 일자리 창출 분야라고 역설했다.



 정부는 이러한 사회적기업의 가치와 역할에 주목하여 2007년 사회적기업 육성법을 제정했고 두 차례 국정과제로 삼아 사회적기업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정책적 지원을 해오고 있다. 그 결과 우리나라의 사회적기업은 70개에서 828개로 증가했고 연평균 1만3000여 개의 일자리를 제공하는 성과를 거뒀다.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을 통해 미래의 사회적기업 리더들이 양성되고 있으며 소셜벤처 경연대회에서는 청년들의 창의적 아이디어가 반짝이고 있다. 정부뿐 아니라 지방자치단체·공공기관·민간부문의 사회적기업에 대한 지원과 관심도 점점 커지고 있다.



 이러한 지원이 마중물이 돼 사회적기업은 이제 태동기를 지나 성장 단계에 들어서고 있다. 새 정부는 2017년까지 사회적기업 3000개를 육성하고 이 분야에서 일자리 10만 개 창출을 통해 고용률 70% 달성에 기여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를 위해 정부는 사회적기업의 판로 개척을 돕고 맞춤형 컨설팅을 제공하며 사회적 자본시장을 구축하여 금융 지원을 강화하는 등 사회적기업의 자립과 성장을 돕기 위한 다양한 정책적 지원을 할 예정이다. 사회적 기업은 따뜻한 마음과 창의적 아이디어를 융합해 새로운 산업과 시장을 만들고 이를 통해 질 좋은 일자리를 창출하게 될 것이다.



 7월 첫째 주는 사회적기업 주간이다. 이 기간 동안 사회적기업 박람회, 문화예술 페스티벌 등 다양한 행사가 열린다. 아이디어가 넘치는 사회적기업 제품부터 아름다운 문화예술 서비스까지 사회적기업의 땀과 열정을 국민에게 선보일 예정이다. 사회적기업은 혜택을 받는 사람뿐 아니라 참여하는 사람에게도 감동을 전하고, 또 그 감동으로 더 많은 사람의 동참을 이끌어내는 힘이 있다. 남을 배려하는 사회적기업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이어지면 우리 사회는 더욱 따뜻한 사회가 될 것이다.



방하남 고용노동부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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