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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대되는 이주 여성들 정치 참여

중앙일보 2013.06.29 00:09 종합 17면 지면보기
몽골 출신 이라 의원(左), 태국 출신 낫티타씨(右)
외국인이 대한민국 국회의원이 될 수 있을까? 대답은 ‘아니오’다. 하지만 귀화한 외국인의 정치 참여는 가능하다. 이자스민 새누리당 의원뿐 아니라 2010년 6·2 지방선거에서 비례대표로 당선된 경기도의회 의원 이라(36)씨도 귀화자다. 몽골 출신인 이 의원은 2003년 9월 한국인 남편 엄모(53)씨와 결혼해 한국에서 살아온 결혼이주여성이다. 이씨는 2008년 10월 한국 국적을 취득했고 2010년 당시 한나라당 경기도 광역의원 비례대표 1번으로 당선돼 경기도 의회에 입성했다.


결혼 이민, 혼인 귀화 여성 20만명
지역구 1~2곳 유권자 수에 해당
경기도 비례대표 이라는 몽골 출신

국내에 체류하는 이주노동자, 결혼이민자 등 외국인의 숫자가 급증하고 있다. 10일 법무부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에 따르면 귀화자까지 포함한 체류외국인의 숫자가 150만 명을 넘어섰다. 인구 100명 중 3명이 외국인인 셈이다. 2003년 체류 외국인이 67만8687명에 비해 두 배 이상 급증했다. 이 중 결혼 이민자, 혼인 귀화자, 기타 사유 국적 취득자 등은 작년 말 기준으로 26만7727명에 달한다.



인구가 늘고 귀화자도 더불어 늘면서 이들의 정치 참여도 막을 수 없는 흐름이 되고 있다. 일반적인 국회의원 지역구의 유권자 수는 10만~20만 명이다. 혼인 귀화자를 포함한 결혼 이민자만으로도 지역구 1~2개, 국내 체류 외국인을 기준으로는 7~8개 지역구에서 국회의원이 나올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자스민 새누리당 의원이나 이라 경기도 의회 의원 역시 국내 체류 외국인 증가라는 사회적 흐름에 기반해 등장했다. 한국여성정치연구소 김은주 소장은 2008년부터 여성부의 후원을 받아 ‘제1호 국제결혼이주여성 의원만들기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20여만 명 이주여성과 그들 가족의 이익을 대변할 수 있는 대표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였다. 그렇게 배출한 첫 의원이 경기도의회 이라 의원, 다음이 국회 이자스민 의원이다. 2010년 6·2지방선거에 대전시의원 비례대표 3번으로 출마한 태국 출신 센위안 낫티타(34)씨는 낙선했다.



처음엔 쉽지 않았다. ‘외국인이 무슨 정치냐’며 곱지 않게 보는 시선들이 많았고 이주여성들도 소극적이었다. 김 소장은 “‘처음엔 한국 여성들도 힘들어 하는 정치를 왜 우리더러 하라고 하느냐’고 이주여성 대부분이 고개를 저었다”며 “이자스민 의원도 기절하려고 하더라”고 회상했다. 김 소장은 이들에게 ‘여러분의 아이가 한국사회에서 당당한 주체로 설 수 있도록 어머니가 나서야 한다’며 설득했고 이들은 2008년부터 한국정치와 지방의회에 대한 공부를 시작해 오늘까지 왔다.



 김 소장은 “결혼 이주 여성이 20만 명이라면 그의 가족들은 100만 명이다. 결코 적지 않은 숫자이고 앞으로 더 늘어날 것”이라며 “이들이 겪는 문제들을 해결해야 한다는 사회 분위기가 이주 여성의 정치 참여를 가능하게 했다”고 설명했다.



채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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