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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ussia 포커스] 야생 벌꿀 따러, 석유 캐러, 닥터 지바고 찾아 Go!

중앙일보 2013.06.28 00:10 7면
바시키르 공화국 벌꿀 투어의 한 장면. 벌집에서 직접 꿀을 딸 수 있다. [사진 strana.ru]


한국인들의 러시아 관광은 좀 단조롭다. 모스크바를 들러 크렘린 궁전과 붉은 광장을 보고,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넵스키프로스펙트와 여름·겨울 궁전을 관광하면 다 봤다는 식이다. 드넓은 러시아의 두 곳만으로 러시아의 맛을 안다고 하면 서운하지 않은가. 러시아의 깊은 맛을 보여주는 여행은 다양하다.

러시아를 즐기는 아주 특별한 여행



요즘 환경 여행이 뜬다. 예를 들어 ‘녹색의 고리(제론노에 칼초)’ 여행. 모스크바 북동쪽 ‘황금의 고리(졸로토예 칼초)’가 유적여행이라면 ‘녹색의 고리’는 숲 속의 항해다. 모스크바에서 어느 방향이든 두 시간, 100㎞를 나가면 거기에서 400㎞까지 녹색 바다가 펼쳐진다. 모스크바 외곽을 멀리서 환상으로 둘러싸는 녹색 벨트다. 가문비나무·참나무·소나무 숲, 새끼 들소와 아기 곰 보육센터를 볼 수 있다. 살아 있는 야생과 자연을 만나러 멀리 시베리아와 캄차카로 갈 필요도 없다. 숲 속에 나 있는 제주도의 올레길 같은 오솔길을 따라 삼림욕도 한다. 개별적으로 갈 수도 있고, 여행사의 상품도 있다. 아직 널리 알려지지 않아 러시아의 고즈넉함을 즐기고 싶은 이들에게 좋다. 황금의 고리와 녹색의 고리를 경험한다면 역사와 환경의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셈이다.



(위) 석유의 나라답게 석유 투어라는 것도 있다. 관광객은 직접 채굴도 해볼 수 있다. [사진 리아노보스치] (아래) 문학 여행 코스인 `닥터 지바고`의 저자 보리스 파스테르나크의 집. [사진 리아노보스치]
특이한 환경 여행으로 2013년 바시키르 공화국에서 시작된 ‘벌꿀 여행’을 권한다. 모스크바 동남 1500㎞에 있는 바시키르 공화국의 야생 벌꿀 탐방이다. 그곳엔 야생 꿀을 채취하는 직업이 아직도 남아 있다. 벌집들은 ‘바시키르’ 국립공원, ‘슐탄-타시’ 보호구역, ‘알틴 솔록(황금의 벌집)’ 등 광활한 땅에 수㎞씩 떨어져 있다. ‘투어 벌꿀’을 kg당 60유로로 사는 방식으로 여행이 진행된다. 이 가격은 싼 건 아니지만 교통, 가이드, 군용 밥그릇에 조리한 야외 식사도 포함돼 비싼 것도 아니다. 야생 벌꿀은 1년에 1회, 꿀이 완전히 익고 벌들이 겨울잠을 자기 위해 벌집을 봉하는 9월 초에 채집하고 여행도 그때 집중된다(http://russiafocus.co.kr/42393).



자연 여행 뒤 ‘지적 갈증’이 생긴다면 문학 여행이 있다. 예를 들어 『닥터 지바고』의 저자 보리스 파스테르나크를 찾는 상품이 있다. 그가 이 작품을 쓴 페레델키노 마을은 지금은 작가촌이 됐는데 모스크바 키옙스키 역에서 서쪽으로 30분 거리다. 1943년 시집 『이른 기차를 타고』에서 작가는 전차로 페레델키노로 가는 여정과 계곡의 소나무와 백합이 내뿜는 ‘레몬 향 숨결’을 묘사한다. 하얗고 가냘픈 백합은 지금도 작가촌 주변 숲에서 볼 수 있다. 모서리에 흰색 테를 두른 파스테르나크의 갈색 ‘다차(별장)’는 소박하기 그지없다. 텅 빈 침실과 서재에는 시인이 입었던 코트와 모자, 부츠가 보관돼 있다. 모퉁이 하나를 돌면 러시아에서 가장 사랑받는 아동 작가 코르네이 추콥스키의 다차 박물관이 나오며, 그 앞에는 ‘기적의 나무’(추콥스키가 쓴 동명의 동시를 기념해서 만든 것)가 서 있다(다른 문학 여행은 http://russiafocus.co.kr/42263 참조).



석유 여행도 있다. ‘수르구트네프테가스’ ‘로스네프티’ ‘루코일’과 같은 러시아 굴지의 석유 기업을 방문하고 시추 시설을 견학한다. 또 시추 전문가 양성 학교에서 시베리아 개척 역사를 듣고 석유개발 교육도 받을 수 있다. ‘이론교육’이 끝나면 직접 석유 시추 펌프와 안전개폐기를 작동시키는 기회를 갖는다. 구내식당에서 ‘석유기술자들과의 점심’도 즐기고 방금 퍼올린 원유가 담긴 병을 구매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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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밖에도 민속 여행, 포토 투어, 미식 여행, 이벤트 여행, 패션 여행, 스포츠 여행 등 다양하다. 다만 이런 주제가 있는 여행의 단점은 어렵고 비싸다는 점. 그래서 쉬운 여행으로 자전거 투어도 등장한다.



엘레나 김 기자



본 기사는 [러시스카야 가제타(Rossyskaya Gazeta), 러시아]가 제작·발간합니다. 중앙일보는 배포만 담당합니다. 따라서 이 기사의 내용에 대한 모든 책임은 [러시스카야 가제타]에 있습니다.



또한 Russia포커스 웹사이트(http://russiafocus.co.kr)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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