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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회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백의 희망 - 130의 비상구

중앙일보 2013.06.26 00:53 경제 11면 지면보기
<결승 1국>

○·이세돌 9단 ?●·구리 9단



제10보(117~131)=간발의 차이로 백△의 반격이 성립됐습니다. 바둑이 뒤집혔다는 뜻은 아닙니다. 반격 따위는 꿈도 못 꾸고 그대로 무너질 장면에서 백이 천신만고 끝에 기회를 잡았다는 뜻입니다. ‘수순’이란 놀라운 존재지요. 구리 9단은 ‘요리가 끝났다’는 생각에 살짝 방심했고, 그 바람에 사소한 수순 착오를 딱 하나 범했는데 그걸로 쓰러진 백이 다시 일어나고 있습니다.



 117 막자 이세돌 9단은 118~120으로 흑 대마를 절단했습니다. 이제 흑도 살길은 오직 백을 잡는 것뿐이군요. 그래서 구리는 121로 파호합니다.



 121이 온 이상 백은 수상전으로 흑을 이길 수는 없고 다른 루트를 찾아야 합니다. 그게 바로 130으로 넘어가는 비상구인데요. 하지만 이 비상구는 완전치 않습니다. 흑에게 131로 버티는 수단이 있는데 그 후의 수들이 매우 복잡하네요. 하지만 싸움 도중에 이세돌 9단이 122, 124를 선수한 대목을 꼭 기억해 주기 바랍니다. 두 기사는 이미 아주 먼 곳까지 수를 읽어 결말을 내다보고 있었으며 그게 이 수순과 관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한데 122로 두었을 때 석 점을 주고 ‘참고도’ 흑1로 깨끗이 잡는 건 어떨까요. 금방 ‘불가’라는 답변이 돌아옵니다. 겨우 석 점밖에 안 되는 것 같지만 이 돌은 요석 중의 요석이지요. 귀와 중앙 대마가 동시에 튼튼해져 백은 아무 걱정 없이 A의 공격도 감행할 수 있습니다. 6으로 귀만 살아도 계가가 됩니다. 



박치문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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