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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운상가는 놔두고 주변지만 분할개발

중앙일보 2013.06.26 00:48 종합 16면 지면보기
당초 전면 철거될 계획이었던 서울 종로구 세운상가가 보존된다. 상가를 제외한 주변 지역은 지역 사정을 고려해 소규모로 분할 개발된다. 서울시는 이런 내용이 담긴 ‘세운 재정비 촉진계획 변경안’을 25일 발표했다.


서울시 재정비 변경안 발표
주민 반발, 문화재청도 제동
전면 철거 대신 구역별 사업

 변경안에 따르면 세운상가는 기존 재정비촉진지구에서 분리돼 존치관리구역으로 지정된다. 상가는 철거되지 않고 주민 뜻에 따라 리모델링해 사용한다. 구체적인 건물 관리 방안은 상가별로 협의를 거쳐 마련한다.



 세운상가는 1968년 서울 종로구 종로3가에 완공된 국내 최초의 주상복합건물이다. 70년대 국내 유일의 종합 가전제품 상가로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70년대 중반 강남 개발로 고급 주거지와 상권이 옮겨가고, 전자업체도 90년대 용산전자상가로 이전하며 슬럼화됐다. 79년 정비구역으로 지정됐으나 주민갈등, 경기침체 등으로 30여 년 동안 개발이 미뤄졌다.



 서울시는 오세훈 시장 시절인 2009년 이 일대를 재정비촉진지구로 지정했다. 세운상가를 철거한 뒤 공원을 조성해 종묘~세운상가~남산을 잇는 녹지축을 만들고, 상가 주변은 대규모 재개발 구역으로 지정해 대형업무·판매시설이 들어설 고층빌딩을 건설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부동산 경기 침체와 지역 주민·상인들의 반발로 사업 추진이 지지부진해졌다.



 문화재청도 세운상가 인근에 있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종묘의 경관을 고려해 고층건물 건설 계획에 제동을 걸었다. 결국 서울시는 올해 초 세운상가 철거, 주변 지역 대규모 개발이란 기존 계획을 백지화하기로 했다.



 시는 기존 정비계획에 있던 녹지축 개념은 상가 일대 보행로와 옥상 등에 녹지를 조성해 이어가기로 했다. 건축물 최고 높이는 기존의 122m에서 90~50m로 구역별로 차등 적용하기로 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세운상가 보존은 국내 최초의 주상복합 건물이며 70~80년대 전자산업의 중심지였던 세운상가의 역사적 가치를 지킨다는 의미도 있다”고 설명했다.



 상가를 제외한 주변 구역은 주요 도로와 전통길 등 기존 도시 모습을 보존하기 위해 소규모로 쪼개어 개발한다. 현재 세운 재정비촉진지구는 8개 구역으로 구역당 면적은 3만~4만㎡다. 시는 사업시행인가 준비 단계인 4구역을 제외한 7개 구역은 1000~6000㎡ 규모로 나눠 점진적으로 개발하기로 했다.



 개발사업 촉진을 위한 당근도 주어진다. 시는 이 일대에 기존 주거면적(50%)에 추가로 최대 10%까지 오피스텔을 건립할 수 있도록 했다. 대신 고령 부부 등 1~2인 가구가 증가하고 있음을 고려해 주거면적의 30% 이상은 소형(60㎡)으로 지어야 한다. 시는 건축물 최고높이 하향 조정으로 용적률 확보가 어려운 구역은 건폐율을 기존 60%에서 최고 80%까지 완화해 주기로 했다.



이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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