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전자상거래 등 온라인 공략
미국, 월마트와 직거래 계약 맺어
영국, 메이저 유통사 2곳에 공급
일본, 신라면 미니 사이즈 내놔
세계 라면 소비량의 절반을 차지하는 최대 라면 소비대국, 중국에선 올해 온라인을 집중 공략하는 전략을 세웠다. 농심 중국법인은 지난 4월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중국 ‘타오바오’에 ‘농심식품전문관’을 열었다. 신라면과 새우깡 등 50여 종의 제품을 판다. 이를 위해 마케팅·영업·물류 담당자로 구성된 온라인사업 전담팀도 신설했다. 타오바오에서 직영 판매하는 한국기업은 현재 삼성전자·락앤락·더페이스샵 등인데, 식품 쪽에선 농심이 유일하다. 프리미엄 전략도 고수한다. ‘캉스푸(康師傅)’ 등 중국 현지에선 최고급 라면이 2.2위안(약 420원)인데 비해 신라면은 이보다도 1.5배가량 비싼 3.5위안에 팔린다. 그럼에도 올해 중국 매출은 지난해보다 40% 가까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유럽에서도 영국 4대 메이저 유통회사 중 ‘모리슨’과 ‘아스다’ 등 두 곳에 공급 계약을 이미 체결했다. 나머지 2곳인 ‘테스코’와 ‘세인즈베리’와도 올해 안에 공급 계약을 맺는다는 계획이다. 농심 라면이 진열되는 장소도 초기 ‘에스닉 존(외국식품매장)’에서 ‘메인 누들존’으로 바뀌었다.
올 2월부터는 잉글랜드 프로축구 2부리그 ‘윔블던 AFC’를 후원하는 등 스포츠 마케팅도 강화하고 있다.
농심의 영국 매출은 2006년 64만 달러에서 지난해 403만 달러로 수직 상승했다. 농심 관계자는 “영국 내 4대 유통업체의 현지 시장 점유율이 70%에 육박해 이들을 모두 잡으면 앞으로 매출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라면 종주국 일본에선 한국 전통의 매운 맛을 알리는 현장 마케팅 전략을 쓰고 있다. 신라면 키친카도 그 일환이다. 작은 양을 선호하는 일본 사람들에게 맞춰 세계에서 유일하게 신라면 미니 사이즈도 내놨다. 삼각김밥이나 도시락 등과 함께 먹기에 적합한 양이다. 농심 재팬은 올해 매출 목표를 지난해보다 30% 늘려 잡고 있다.
마케팅은 지역별로 특화하지만 맛은 세계 공통으로 똑같다. 미국 1개, 중국 3개의 해외 공장과 해외 수출용 부산 공장에서 만드는 신라면은 어디서 생산되든 맵기와 맛에서 똑같다. 농심 관계자는 “무슬림을 위한 할랄인증(이슬람 율법에 따라 도살·처리·가공) 신라면, 일본인을 위한 미니 사이즈 컵라면 등 형태는 다르지만 어디서 팔리든 신라면 맛은 똑같이 유지한다”고 설명했다.
최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