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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거리 280야드 … 14세 성은정 '리틀 청야니'

중앙일보 2013.06.22 01:04 종합 11면 지면보기
성은정
“저 선수 좀 봐. 완전히 남자 스윙이야.”


키 174㎝ … 공격적 플레이 즐겨
한국여자오픈 2R 공동 11위에
6학년 때 대학생 제치고 우승도

 21일 인천 송도 잭니클라우스골프장(파72)에서 열린 기아자동차 제27회 한국여자오픈 2라운드. 시즌 첫 메이저 대회에서 갤러리들의 시선을 사로잡은 선수는 프로가 아닌 한 아마추어 소녀였다. 국가대표로 활동 중인 안양여중 2학년 성은정(14). 280야드를 넘나드는 장타를 날린 성은정은 매 홀 프로 언니들보다 20~40야드는 더 보내며 갤러리들의 극찬을 들었다.



 학창 시절 농구 선수로 활동했던 아버지(성주일·1m81㎝)와 어머니(소경순·1m73㎝)를 빼닮은 성은정은 신장이 1m74㎝나 된다. 허리와 허벅지가 굵고 탄탄해 체격만 보면 남자 대학생 같다. 체격뿐만 아니라 파워풀한 스윙도 남자 선수 같다.



 첫날 공동 선두(5언더파)에 오른 성은정은 둘째 날 1타를 잃고 4언더파 공동 11위에 올랐다. 장타를 앞세워 버디 3개를 잡았지만 9번 홀(파4)에서는 드라이브샷이 너무 멀리 날아가 오히려 화를 자초했다. 티샷을 티잉 그라운드로부터 280야드 지점의 페어웨이 왼쪽 해저드에 빠뜨려 버렸다.



동반 라운드를 펼친 임성아(29·현대하이스코)가 “보통 여자 선수들은 220야드 지점에 있는 벙커를 넘겨 공략하는 홀”이라며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성은정은 이 홀에서 해저드 옆에서 1벌타를 받고 친 세 번째 샷을 다시 그린 앞 해저드에 빠뜨렸다. 이어 다섯 번째 샷을 그린 뒤로 넘겨 버리며 6온, 2퍼팅으로 쿼트로플 보기, 일명 양파를 기록했다.



 그러나 순식간에 4타를 잃고도 전혀 흔들리지 않았다. 이어진 10번 홀(파4)에서 1m짜리 버디를 잡았고 13번 홀(파3)에서도 버디를 추가해 실수를 만회했다. 성은정은 “9번 홀 실수만 빼고 다 좋았다”고 말했다.



 성은정은 초등학교 1학년 때 골프를 시작해 부모의 체계적인 지원 아래 적수가 없는 선수로 성장했다. 지난해 KLPGA 회장배 여자아마선수권에서는 3라운드 합계 20언더파로 중·고·대학생 언니들을 제치고 통합 우승을 차지했다. 레이디 티를 쓰는 중등부 대회에서는 파 4 온에서 원온을 시키는 일이 빈번하다고 한다. 외모뿐 아니라 남자 같은 플레이에 ‘리틀 청야니’라는 이야기도 듣는다.



 그러나 과감하게 치면서도 나이답지 않게 차분한 것이 장점이다. 성은정을 지도하고 있는 국가대표팀 박현순(41) 코치는 “은정이는 나이는 어리지만 구력이 있기 때문에 골프에 대한 철학이 분명하다”며 “본인의 꿈(미국 무대)을 위해 해야 할 일을 잘 알고 있는 선수”라고 평가했다. 성은정은 지난주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메이저 대회인 US여자오픈 지역 예선에서 4위에 올랐다. 이번 대회가 끝난 뒤 다시 미국행 비행기에 오를 예정이다.



 한편 두산매치플레이 챔피언십에서 준우승했던 신인 전인지(19·하이트)는 3타를 줄이며 7언더파 단독 선두에 올랐다.



송도=이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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