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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쟁] 군 가산점제 재도입, 어떻게 볼 것인가

중앙일보 2013.06.22 00:57 종합 28면 지면보기
[일러스트=박용석 기자]


최근 군(軍) 가산점제 재도입이 추진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국회 상임위와 정부 부처 사이에도 의견 대립이 심해지는 양상이다. 재도입에 찬성하는 이들은 “군 입대로 입는 상대적 불이익을 완화하자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여성·장애인·병역면제자 등의 평등권을 침해할 수 있다”는 반론이 거세다. 두 갈래의 목소리를 들어봤다.



군필자의 희생에 대한 정당한 보상이다



조영진
한국국방연구원
인력정책연구실장
군 가산점 제도는 국방의 의무 수행으로 인해 제대군인들이 감내해야 하는 희생을 보상해주는 정당한 제도다. 군 가산점 제도의 도입을 반대하는 주장은 크게 세 가지로 압축되는데, 이들 주장이 적절한지 알아보자.



 우선 군 가산점은 그 자체가 여성이나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차별로 피해를 주는 제도라는 것이다. 그러나 군 가산점 제도는 사회적 약자에게 피해를 주는 제도가 아니라 군 복무로 인한 취업에서의 불이익을 보전해주는 제도다. 국가의 부름에 따라 2년 이상 취업준비 및 자기계발 시간을 상실한 것을 보상해주는 것이다. 군에 가지 않은 사람은 군필자들이 군 복무로 인해 채용시험에 필요한 능력 개발을 제한받은 점을 감안하면 상대적으로 이익을 받아온 것이다. 이를 환원하는 것이 피해라고 할 수 없다. 오히려 군 복무자들이 받은 피해를 보상해주는 것이므로 형평성을 회복시키는 제도다. 과거 헌법재판소 위헌 결정도 이 제도의 입법 목적은 정당하다고 인정한 바 있다. 다만 가산점의 부여 정도가 과대해 여성이나 장애인 등에게 피해를 준다고 했다.



 지금의 재도입 안은 위헌 소지를 없애기 위해 가산점 수준을 대폭 낮추고 군 가산점을 받아 합격하는 인원도 제한을 두고 있다는 점에서 제대군인에게 특혜를 주는 것으로 볼 수 없다. 그리고 여성들은 이제 사회적 약자가 아니다. 최근 공무원시험에 여성 합격자가 더 많은 것을 보면 적어도 채용시험에서는 오히려 군필자가 약자라고 할 수 있다. 장애인은 아직도 사회적 약자로서 지원제도가 불충분하다면 추가적인 지원제도를 개발해야 하는 것이지 군 가산점 제도를 막을 일은 아니다.



 둘째 반대 논거는 군 가산점 제도는 공직 채용시험에 응시하는 소수의 군필자에게만 혜택이 주어지는 것이므로 정책 가치가 작고, 다른 보편적 보상책을 마련하는 것이 더 낫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현재 추진되고 있는 가산점 제도는 그 적용 대상 기관이 국가기관뿐 아니라 대다수의 공사 단체와 기업체를 포함하고 있어서 적용 대상이 넓다.



 설사 공직시험에만 적용 가능하다 하더라도 이 시험 응시생들의 불이익은 그 자체로 보상해줘야 하는 것이다. 군필자에 대한 여타의 보상책들도 개발돼야 하지만, 다른 보상책으로 가산점을 대체할 것은 아니다. 많은 국가에서 제대군인에 대해 공직 채용 우대 정책을 취하고 있다.



 셋째 논거는 군 가산점 제도 재도입은 국민 갈등을 유발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제도는 여러 기관의 여론조사에서 국민의 80% 이상이 찬성하며, 여성도 70% 이상 찬성하는 것으로 제시됐다. 여성가족부가 2010년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응답자의 77.3%가 군 가산점 제도 재도입을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국민적 지지도가 높은 제도를 도입하는 것은 갈등을 유발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소수의 반대 주장을 의식해 군 가산점 제도를 실시하지 않은 데서 국민적 갈등이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젊은이들에게는 취업이 가장 절실한 문제다. 군 복무로 인해 취업에서 군에 안 간 사람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보았는데 이를 국가적 차원에서 보상해주는 것은 당연하고도 적절한 것이다. 이제 국회나 정부에서는 더 이상 소수 단체들의 반대에 눈치를 볼 것이 아니라 대의를 위해 보다 적극적으로 군 가산점 제도를 도입해야 할 것이다.



조영진 한국국방연구원 인력정책연구실장





1%만 혜택 보는 제도, 왜 다시 꺼내나



김은주
한국여성정치
연구소장
요리사가 되겠다며 오늘도 부엌에 들어와 엄마 손맛과 할머니 손맛에 대해 귀여운 지적질을 하는 늦둥이 초등학생 아들. 분명 이 아이도 열아홉 살이 되면 신체검사를 받고 스무 살이 되면 입영열차를 타게 될 것이다. 물론 대학에 들어가면 3~4년 정도 입대 시기가 연기되겠지만 대한민국의 건강한 남성들에게 부여된 국방의 의무를 다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공무원이 아닌 요리사가 꿈인 아들에게 군 가산점제는 남의 이야기일 뿐이다. 군 가산점제의 적용으로 혜택을 보는 의무복무 제대군인은 1% 내외다. 그렇다면 나머지 99%에 속한 아들들에게 국가는 무엇으로 보상할 것인가.



 1999년 헌법재판소 위헌 결정으로 군 가산점제가 폐기된 후 국방부는 군 가산점제 재도입을 위한 시도를 주기적으로 반복해왔다. 최근 새누리당 한기호 의원이 관련법안을 다시 발의하면서 국방부는 사실상 군 가산점제 도입을 다시 추진하고 있다. 국방의 의무를 다한 제대군인을 위한 지원정책이 이것밖에 없는 건지, 헌법적 가치를 침해한 제도라고 판단이 내려진 사안인데 왜 이것만을 고집하는 건지 걱정과 우려를 넘어 의아함마저 느끼게 된다.



 헌재가 군 가산점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린 주요한 근거는 두 가지다. 하나는 군 가산점이 고용상의 남녀평등과 장애인 등에 대한 차별 금지, 즉 평등권이라는 헌법 가치를 침해한다는 것이다. 가산점의 부여 수준이 높고 낮음이나 어떻게 부여해야 하는지에 관한 방식의 문제가 아니다. 여성과 장애인 등의 권리침해와 차별을 조장하는 제도이기 때문에 가산점 자체가 정의롭지 못한 것이란 얘기다.



 다른 하나는 공직자 선발에서 능력이 아닌 군복무 여부를 기준으로 여성과 장애인, 남성 병역면제자 등의 공직취임 기회를 제한하는 것은 부적합하고 불합리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군 가산점을 폐기하고 의무복무 제대군인을 위한 다른 지원정책들을 마련해보라는 권고였다. 결국 헌재 판단은 군 가산점제를 재도입할 논리적 근거를 사실상 부인했다고도 볼 수 있다.



 그러나 지난 15년 동안 의무복무 제대군인을 위한 지원정책은 군 가산점제 재도입이 전부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번에 ‘또다시’ 제안된 군 가산점제는 가산점의 비율을 2%로 하고 정원의 10%를 추가로 합격시킨다는 내용이다. 양성평등 채용목표제, 지역인재 채용목표제, 장애인 분리채용과 같이 추가합격 방식을 사용함으로써 여성·장애인 등에 대한 평등권 침해 논란을 피해가려는 의도가 깔려 있는 것 같다.



 중장기적으로 가산점 추가 합격자수를 고려한 모집정원의 축소가 불을 보듯 훤한 상황에서 여성과 장애인 등의 평등권 침해 여지는 여전히 크다. 또한 정원 외 추가합격 방식은 소수집단에 대한 차별을 시정하기 위해 운영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남성이 제대군인인 상황에서 그 취지에도 부합하지 않는다.



 군 가산점제의 재도입 추진은 바람직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불필요하고 소모적인 논란만을 야기할 뿐이다. 국방부는 더 이상 재도입을 추진하지 말고 의무복무 제대군인을 위한 다른 보상대책들을 마련해야 한다. 군 가산점제의 적용으로 혜택을 보는 제대군인은 극소수다. 아들을 가진 엄마로서 공무원이 아닌 다른 꿈을 가진 99%의 아들들을 포함한 제대군인 100%를 위한 군 복무 보상 대책이 만들어지기를 희망한다.



김은주 한국여성정치 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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